코로나 이후로 해외여행은 갈 수가 없었고 작년에 자유로워지기는 했지만 풀리자마자 돌아다니기에는 아무래도 영 찜찜한 느낌이 있었다. 괜히 돌아다녔다가 어디서 재감염이라도 되었다가는 또 강의를 못 나갈 수 있기에 조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남편은 작년에 회사에서 태국을 두 번 다녀오기는 했지만 여행이라고 할 수 없는 business trip이었고, 온 가족이 함께 3년 만에 해외여행을 왔다.
코시국 전에는 자주 오던 인천공항이었지만 3년 만에 오니 뭔가 낯설고 이질감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보다.
3년이라는 공백동안 아들은 커서 키가 엄마와 비슷해졌고, 어릴 때는 어디 가나 우대를 받았는데 이제는 우대 따위는 저 멀리 날려버릴 만큼 커버렸다.
코타키나발루를 드디어 오긴 왔다.
2020년 1월에 초특가 티켓을 예매하는 데 성공해서 기쁨의 댄스를 추고 싶었지만 구정 연휴에 결국 한국에 상륙한 코로나로 온 나라가 뒤숭숭한 판국에 우리의 출발 역시 보장이 되지 않았다.
"괜찮아지겠지. 7월 출발이니까 우린 갈 수 있을 거야"
남편에게 그렇게 이야기해 놓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는데, 그해 5월 결국에는 티켓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전염병으로 인해 개인이 해외여행 다니는 것을 국가에서 허락하지 않았기에 당연히 항공사에서는 위약금 없이 취소를 해 주었고 그렇게 내가 가고 싶어 했던 코타키나발루의 여행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항상 여행 선택지에 있었지만 문제는 남편의 선택지에는 코타키나발루가 없었기 때문에 휴가를 갈 때마다 다른 곳을 다녔었다.
모처럼 남편이 양보를 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을 특가 티켓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한 후 3년이 흘렀다.
"올해 여름휴가는 자기가 가고 싶어 했던 코타키나발루로 갈래?"
뜬금없이 4월에 남편이 묻는데 아마도 작년에 혼자 태국을 두 번이나 다녀왔던 게 마음에 쓰였나 보다.
그렇게 다시 티켓을 예약했고, 결국 무사히 도착했다.
여행은 원래 기대심리로 인해 첫날이 제일 설레고 좋은데 아들 역시 오랜만의 해외여행에 들떠서 아주 신이 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