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가성비 좋은 에미넌트 호텔에 1박 예약을 한 후 픽업 차량을 타고 도착해서 잠만 자고 일어나서 방에서 아침을 먹은 후 힐튼 호텔로 그랩을 타고 옮겼다.
힐튼에 짐을 맡겨 놓고, 제셀톤 포인트로 가서 마누칸섬과 마무틱섬 두 군데 예약을 한 후 마지막 날의 반딧불투어까지 한국인들이 많이 예약하는 10번 창구에서 한꺼번에 예약을 했다.
아저씨의 화려한 한국어 솜씨에 홀린 듯 현혹되어 꽤 좋은 가격에 투어 예약을 마쳤고, 돗자리 사용료는 서비스로 해준 덕분에 돗자리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우리는 바다에서만 놀거라 다른 액티비티를 신청하지 않았는데도 아저씨가 '돗자리는 서비스'라고 먼저 말해줬다.
23년 전 수능을 마친 후 가족과 함께 동남아 여행을 갔을 당시, 관광지에서 중국어와 일본어가 많이 통용되는 걸 보고 친정 엄마가 역시 국력을 무시 못한다며 부러워하셨는데 여행을 다닐 때마다 느끼지만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고, 한국인의 소득 수준도 높아져서 관광객이 많기에 코타키나발루는 영어를 잘 못해도 한국어를 하는 직원들이 많아서 큰 불편함이 없었다.
매번 여행 나갈 때마다 남편이 나에게 많은 의지를 했는데 섬에 들어가거나 제셀톤 포인트에서 예약할 때는 혼자 알아서 척척 해주니 나도 이번 여행은 좀 편하게 시작했다.
코타키나발루는 어디 가나 코코넛 과육을 직접 갈아서 만든 코코넛 쉐이크를 흔하게 만나볼 수 있는데 망고 주스보다 이 코코넛 쉐이크가 훨씬 더 맛있고 가성비가 좋았다.
시원한 코코넛 쉐이크와 망고주스를 한잔씩 마신 후 그랩을 타고 우리는 박물관으로 향했다.
사바 주립 박물관
사바 주립 박물관에는 사바주의 전통 부족의 의상들과 악기, 부족 간의 전쟁 시 사용하던 각종 무기, 사바주의 식민 역사 등 사바주에 관한 모든 정보를 한 장소에서 알아볼 수 있는 주립 박물관이다.
박물관 입구에는 대형 고래 화석이 입장객들을 반겨주고 있다.
외국인만 입장료를 받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건 좀 배워야 할 것 같다, 내국인이 무료인 건 이해가 되지만 왜 외국인까지 무료입장인지...
함께 다니면서 아들에게 영어로 된 설명을 해석해 주기도 하고, 이제는 제법 커서 짧은 문구는 알아서 알아듣고 다니니 확실히 어릴 때보다는 손이 덜 가기는 한다.
말레이시아는 중국 관광객이 많기도 하지만 중국계 말레이인들이 많아서 어딜 가든 중국어는 기본으로 통하는데 덕분에 이번 주에 휴가 오느라 빼먹은 중국어 레슨을 코타키나발루에서 직접 생활 중국어로 접했다.
언어를 할 줄 안다는 건 해외 나오면 그 진가가 발휘된다, 그래야 누가 나에게 욕을 하는지 칭찬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에서 땀 흘리고 돌아다녔으니 아드님께서 그렇게 원하던 수영장을 빼먹을 수가 없다.
수영장에서 원하던 만큼 실컷 놀고 난 후에는 셋이서 함께 필리피노 마켓으로 향했다,
비가 와서 시장가는 길이 조금 불편했지만 우비를 입고 셋이서 필리피노 마켓을 돌아다니는데 맨날 쇼핑몰과 마트만 다니던 아들 녀석은 시장에 오더니 질색을 한다,
한국 시장이 아니고 동남아의 시장이니 이해는 한다만...
이런데도 땀 흘리며 다녀봐야 추억이 되는 거라고 핀잔을 주었더니 이런 추억은 별로 안 만들고 싶다나...
나는 내가 먹고싶던판싯,시니강 같은 필리핀 음식을 살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갔는데 필리피노 마켓에 필리핀 음식이 없다. 내가 못 찾는 건지 돌아다니다 덥고 비오고 지쳐서 결국 망고랑 저녁거리로 생선구이와 닭날개 구이를 사왔다.
구시렁 거리며 쫓아다니던 아들녀석은 파인애플 주스 하나 물려주니 조용해졌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망고 사러 오니까 더 조용해져서 시식을 종류별로 다 해보더니 본인이 원하는 허니 망고와 골든 망고 2종류를 골라 망고를 2킬로 사 왔다.
여담으로 망고 파는 분, 한국어를 기가막히게 잘 한다.
우리 옆사람이 '삼촌 서비스 주세요' 하길래 그 틈에 잽싸게 끼어들어 나도 서비스 달라고 했더니 허니망고를 하나씩 더 넣어줘서 실질적으로는 2킬로가 넘는 망고를 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