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날짜를 착각했다!

이번 연휴에 저지른 황당한 실수

by 케이트쌤

달력을 자세히 볼 생각도 안 했고 화요일이 연휴 마지막날이니까 당연히 월요일이 설날인 줄 알고 있었다.


나는 원래 날짜감각에 굉장히 둔하다. 매일 반복되는 워킹맘 일상에 별다른 특별함이 라고는 없어서 공휴일의 쉬는 날을 꼭 까먹어서 숙제 내주면서 어김없이 다음 주에 Review Test 진행되는 요일을 알려줬더니 매번 공휴일마다 그랬듯이 우리 애들이 말해줬다.

선생님 다음 주 월요일 빨간 날인데요. 설날이에요. 학원 수업 없는 날이에요.

이번 연휴 날짜도 아이들이 알려줘서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토요일은 아무 생각 없이 평소 주말처럼 늦잠 자고 일어나서 커피 한잔과 주말 아침을 만끽하고 있었고 오후 3:30분까지 아이와 함께 집에서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남편은 거실 소파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데 남편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누가 명절 연휴에 전화를 하나 싶었는데 지인 중 한 명이 전화했거나 아니면 거래처에서 명절 잘 보내라고 안부 전화를 걸었나 보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걸려 온 전화가 아니기에 별로 신경 안 쓰고 할 일 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들어보니 어머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낮잠을 자다 깬 남편은 어머님께서 어디 갔냐며 왜 안 오냐고 물으니 어리둥절해서 집에 있다고 대답했다. 나 또한 무슨 일인가 싶었다.

"집에 있으면서 웬일로 오전에 안 왔니?"

어머님께서 물으시니 남편은 왜 오전에 집에 가야 하는지 되물었고 그제야 우리 부부는 일요일이 설날인걸 알게 된 것이다.

어머님 전화에 순간 머리가 멍했다. 난 처음에는 어머님이 날짜를 잘못 알고 계신 줄 알았다. 그래서 남편이 통화 중일 때 달력을 확인해 보고 아차 싶었다.


우리 반 아이들이 연휴가 화요일까지라고 하길래 통상 연휴 마지막날 전날이 설날이니까 달력 확인도 안 해보고 월요일이 설날인 줄 지레짐작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차피 우리 애들은 명절에 할머니집에 놀러 가지 전 부치러 가지 않기 때문에 애들 입장에서는 실컷 놀고 학원 수업 빠지는 공휴일만 생각했으니 애들이 굳이 나에게 전 부치러 토요일에 가야 한다고 까지 세세하게 알려 줄 필요는 없다. 달력의 날짜를 확인하지 않은 내 불찰이다.


짐작컨대 남편도 나랑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전 부치러 가자고 말을 아예 안 했겠지...

심지어 남편은 금요일에 어머님댁에 잠깐 다녀왔었다. 항상 몇 시쯤 전 부치러 오면 되냐고 물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가길래 어머님은 알아서 오전에 오나보다고 생각하고 계셨다고 하셨다.

전 부친다고 해봤자 우리 집은 손님도 없는 집이고 차례 지낼 때도 아버님 어머님과 우리 식구 셋이 모여 지내는 게 끝이어서 차례상에 올릴 전 부치는 일은 사실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일이 힘들어서라기보다는 명절 전날에 가족이 모여 남편과 나 그리고 어머님 셋이서 함께 수다 떨며 차례상에 올릴 전 몇 가지 부치는 게 전부인 일이다.

우리 집과 시댁은 걸어서 5분 거리인데 오전에 항상 전 부치러 오던 애들이 안 오니 어머님은 우리가 외출한 줄 알고 연락도 안 하셨고 그냥 혼자 하셨다고 한다.


그러다 3:30분쯤에 궁금하니까 아들에게 어디 갔냐고 전화를 하신 것이다.

그제야 달력을 확인한 후 일요일이 설날인 걸 알았다.

둘 다 황당해서 어처구니가 없긴 했지만 이미 일은 어머님께서 혼자 다 하셨고, 우린 둘이 동시에 같은 말을 했다.


"난 월요일이 설날인 줄 알았어"


결국은 어머님 혼자 다 하신 차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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