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 실력이 아무리 출중해도 쭈뼛거리면서 상대방을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거나 망설이게 되는 순간부터는 이미 게임 끝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게 아들에게 자신감을 키워 주기 위해 어릴 때부터 데리고 다녔던 행사가 어느덧 우리들의 연례축제가 되었고 올해는 마침 어린이날 연휴와 겹쳐서 진행되었고, 오전에 브런치를 먹은 후 함께 코엑스로 향했다.
남부지방은 비가 많이 왔던데 수도권은 그냥저냥 다닐 만한 수준이었고 그나마도 코엑스는 실내공간이기에 날씨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
어린이날이라서 그런지 역시 가족단위 입장객이 많았고, 여기저기에서 각종 이벤트와 체험행사에 참여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녔다.
추억소환:예전 폰의 사진이라 낮은화질이다
괌 관광청에서 받은 오리부리 모양의 호루라기를 불면서 어린아이들이 돌아다니는데 아들도 그맘때 받아서 똑같이 불고 다녔던 옛날 추억이 문뜩 떠올랐다. 그 호루라기는 여전히 아들의 방에 잘 걸려있다. 그런데 다 큰 6학년이라 그런지 불고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어린이날을 위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에게만 기회를 주는 이벤트에 참석했다가 아들이 원하는 나노블록이 당첨되어서 받아오기도 했고, 메인무대에서 진행되는 민속공연도 보고 하루종일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지나갔다. 아이가 어릴 때는 국내여행 부스가 적었는데 코로나 팬데믹부터는 해외여행이 힘들기에 국내여행 부스가 대폭 늘어났고 작년에이어 올해 역시 국내여행 부스가 많은 걸 보니 해외로 많이 나간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내로 많이 다니는 추세인 것 같다. 그마저도 작년부터 해외여행이 풀리면서 앞으로 더 많은 국가의 부스가 늘어나게 될 것 같기는 하다.
여행이라는 게 트렌드에 맞춰서 유행을 타다 보니 코로나 이전에는 일본부스가 각 현별로 따로 있었고(우리는 행정단위가 도인데 일본은 현이다) 각 현의 관광청 직원들과 캐릭터들이 많은 홍보를 했는데 코로나 전부터 있었던 불매운동의 여파, 그리고 급속하게 냉각된 한일관계의 영향으로 일본은 부스가 많이 작아지기는 했다.
하루동안 다녀온 간접 문화 체험에 아이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국제관광전의 가장 큰 장점은 평소 여행지로 잘 생각하지 않는 스탄 국가들과,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국가들을 간접적으로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나 죽기 전까지 아프리카 대륙을 여행해 볼 수 있는 날이 오긴 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