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하면 매일 운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날은 삼사십 분이라도 하려고 한다. 오늘도 사십 분 운동했다.
아마 인간으로 태어나 명백하게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면 그 중 하나는 운동이 아닐까 한다. 운동을 해야하는 이유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서 너무 지겹고도 지겹다. 한 마디로 건강한 몸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끝. 진부하다. 더 이상 설명 않겠다.
하지만 언제나 내 몸의 기본값은 ‘운동 하기 싫다’에 맞춰져 있다. 헬스장에 도착해 매번 그 기본값을 돌리고 돌리려 애쓴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조금씩 아드레날린이 나오고 그날의 운동을 마칠 수 있게 된다.
어느 날은 하도 몸이 무겁고 웨이트 하기가 싫어서 헬스장에 도착하자마자 구글에 검색을 해봤다. ‘웨이트 하기 싫은 이유.‘ 그런데 그 이유가 도통 나오지 않는다. 죄다 운동해야 한다는 포스팅 일색이다. 검색으로 아무런 위로도 얻지 못하고 나는 꾸역꾸역 운동을 해나갔다.
오늘은 어시스트풀업 머신 앞에서 김연아의 어느 인터뷰를 떠올렸다. 경기를 앞두고 스트레칭을 하던 김연아에게 기자가 무슨 생각하냐고 묻자 김연아는 이렇게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김연아를 떠올리면서 양 손으로 머신 꼭대기에 달린 손잡이를 잡고 등에 힘을 주며 몸을 위로 올린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내려왔다가 다시 몸을 들어 올린다.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