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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monkeystar May 01. 2022

아 드디어, 디자이너 연봉 1억,

좋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노력해 왔던 시간들, 

귀국 후 본가에서 6개월 정도 외주 + 이전 클라이언트들의 일을 해주다. 날 좋은 이 봄에 2달의 서울행을 하려고 했던, 위시캣 2달 상주 프로젝트, 코로나에 걸려서 일주일을 입원해 있기도 했고, 어쨌든 잘 봐주셔서 한달만에 정규직 입사 제의를 받았다. 


처음에는 강하게 본가 행을 외쳤던 나였는데, 왠지 이 친구들과 매일 함께 하고 싶어졌다. 반짝 반짝 하는 눈들이 나를 더 생동감 있게 만들어 줬다. 


한국 대기업중에 하나에서 UXUI디자이너 연봉 테이블이 6천이라고 말하며 숫자를 제시했고, 나는 거부했다. 현재 받는 금액도 있지만 사이드 수입을 합하면 다른 수입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굳이 적은 금액으로 고향의 엄마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우리 엄마, 내가 미국 타향에서 세벽 세시에 연락해도 전화를 받았던 그런 사람 아니던가, 모든 어머니는 모성애가 특별하지만 우리 엄마는 우리 삼남매를 유독 한몸인것처럼 생각하신다. 


하는 농담이 엄마는 엄마 자신 30 나 둘째 막내 20씩 아빠 10정도라고 농담을 하니 말이다. 


8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귀국을 하지 않았던 장녀는 사실 많은 불효를 한것과 다름이 없다.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에 부른 연봉이 통과 되었다. 대신 팀을 잘 이끌어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 


저 눈이 반짝이는 꿈나무들을 달래고 끌고, 푸쉬할 생각하니 아득했다. 지금 처럼 수평적으로 니가 놀든 말든 나는 내일만 충실히가 아니라 일을 시켜야 한다니 안쓰러운 마음이 한가득이었다. 


작은 에이젼시 출신인 나는 공장식으로 빠른 속도로 띰을 켓치해 뽑아내는 것이 미덕인지라, 브레인 스토밍에 일주일을 쓰는 그런 고급진 기획은 거리가 멀다. 


과제가 던져졌을때 기획과 빠른 판단력으로 드레프트를 얼마나 잘 뽑아내냐가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고, 그렇게 훈련이 되었으니까. 


저 해맑은 어린 주니어를 재촉하려니 관계라는 고민을 해야만 했다. 


이건 연봉 협상 이후의 고민사항이였고 어쨌든 본가로 돌아가지 않기로 약속하고, 상향하여 합의를 봤다. 미국의 그것과는 많이 차이가 나는 금액이었지만. 나는 한국의 실정을 모르니 그냥 받아 드릴 수밖에, 


그래도 10년전 디자이너의 대접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대한민국, 많이 발전했구나. 아직도 디벨로퍼들과의 갭이커 괜한 열등감이 울컥 생길때도 있긴 한데, 나름 이 직업을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내가 많이 노력했던 시간들에는 저번주 주니어 디자이너가 내 앞에서 눈물을 흘렸던 일들과 같은 이야기들이다. 떨어지는 자존감, 뭘해야 할지, 잘하고 있는지, 금전적인 어려움, 좋은 대학을 나왔으니 동기들과의 연봉 차이, 차별받는다는 서러움 엔티제인 나는 충분히 뼈때리는 말을 할 수 있었지만. 


그냥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들어주고 우는걸 봐줬다. 편들어 주고, 프로젝트를 하나라도 성공 시킬 생각을 하라고 했다. 나도 여러 회사를 다녔지만 회사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맞지 않아 해고 되본적도, 잘한다고 승진 + 보너스를 받은 적도 있었다. 


꼰대 같을 까봐 내가 겼었던 타지에서 서러웠고, 부당했고, 어려웠던 기억들을 풀지 않았다. 그런 시간들이 나에게 이런 상징적인 숫자를 주었으니까.


어떻게 빨리, 프로덕을 기획, 생산하고, 팀에 누구를 다독여 출시를 앞당길까 고민하는 나와 달리, 그녀는 눈을 한껏 반짝이며, 이 브랜드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다고 말한다. 모든걸 이해하고, 더 나은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글쎄 길게 보면 그대가 나보다 더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철저히 상업적으로 트렌드에 맞춰 쉽게 풀어갈까만 고민하는 나보다는 다른 멋진 디자이너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지? 친구들보다 훨씬 적은 연봉을 받는다며, 눈물을 훌쩍이는 그녀가 나는 더 사람스럽고 부럽다. 더 많은걸 해날 수 있을거 같아서, 그 순수한 열정이 나를 새롭게 만든다고나 할까. 


순진한 표정으로 "케이트님! 우리 어워드에 출품해봐요!" 라고 말하는 그녀, 그걸 하기 위해선 남들보다 더 훨씬 많은 작업들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 맞게 리 포멧하는 것도 우리의 일이라는것을 알까? 



그리고 지금 처럼 칼퇴는 더이상 보장되지 않는것도 알까? 뒷일을 생각하지 않을수 있는 그 순수한 용기와 열정이 나는 더 자랑스럽고 고맙다.



내일 그대들을 보는게 또 기대 되네요. 내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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