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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monkeystar Dec 12. 2021

준비없이 급하게 돌아온 역이민

어릴땐 겁없어서, 적응이 무서워 버티다 갑자기 들어오게 된 이후,

고민 많이했었다. 이미 20대를 보내면서 학교도 졸업하고. 직장도 다녔고, 친구들도 많았다. 

주위의 환경이 그래서 였을진 모르지만 대부분 그 곳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다들 당연히 미국에서 사는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한국의 삶이 더 팍팍하다고 다들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예전에 이민온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렇듯 한국이 얼마나 빠르게 멋지게 성장 했는지 모르기 때문일것이다. 나의 마지막 기억인 엘에이는 대도시의 아름다운 야경과 아름다운 시설이 있는 내 집이였지만 연말이면 가족의 빈자리가 정말로 스러지게 외롭게 만드는 곳이었으니까, 하지만 많이 무서웠다. 30대 중반, 그 치열하다는 한국에서 정말 내가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사람구실 할 수 가 있을까 많이 고민을 했었고, 얼마나 많은 귀국행을 포기 했었는지 셀 수도 없다. 


타의든 자의든 나를 위해서 가장 잘했다는 선택은 다시 내가 여기 한국에 내 땅에 돌아왔다는 것이다. 

회사는 접었으나 다행히 웹디자이너로 영문 웹사이트 요청이 들어오면 작업 맡아서 할 수 있었고, 

심심치 않게 들어오는 영어 회화 과외로는 용돈 벌이를 가끔 하는 학원 출강 강의료로 사람 구실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 


잔뜩 집어먹었던 겁이 우스워질만큼 오랬동안 따로 살아서 같이 못살거 같았던 부모님과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살고있다. 아무리 같은 한국음식이라도 한국산 배추로 만든 김치맛이 같을 수 없고, 같은 한국 배추라도 내 어린 시절 먹던 엄마가 담근 김치 맛을 따라갈 수 있을까? 


그렇게 보고 싶었던 동생들도 눈을 뜨면 볼 수 있고, 아침 설겆이 하는 엄마를 또 볼 수 있게 되었다. 아빠는 여전히 출퇴근을 하고 계시고, 막내는 아직 학생이다. 내가 없던 사이,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까지 제대한 다 큰 막내 그 많은 큰일들을 곁에 없었기에 더욱이 미안한 마음이 크다. 제대 후 수능을 준비해 어떤과 대학에 입할것인지 가족들이 둘러 앉아 고민하는 때 함께 있을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미국에서 겁이나서 못왔는데, 여기 와서 이렇게 다시 삶을 잘 살아가고 있다는게 정말 다행이다. 당연히 가끔 짭조롬하게 스파이시한 타코의 맛, 갑자기 모여서 바비큐를 했던 친구들, 그런 소소한 즐거움들이 그립기도 하지만 가족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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