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능력의 끝을 봤기 때문일까, 아니면 상황의 압박에 살아나려 한 것일까
어느날 나에게 공황장애가 왔다.
준비가 안된 상태로 미국에서 대학원에 입학했고, 공부는 내 맘대로 되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돈이 없었고 가고 싶은 대학을 진학하지 못하고 저렴하고 야간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해서 가게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생활도 해야했고 학비도 벌어야 했기 때문에,
그 험하다는 자바에서 디자이너로 취직하여 일하며 저녁엔 한시간 반을 운전해 대학원에 가게 되었다. 제대로 준비가 안되었던 상태에서 학고를 맞았고, 성적이 안되면 비자를 취소당하고 내쫒길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나는 무너졌고 공황장애가 뭔지 알게되었다.
내 욕심이 너무 컸던거 같다.
가족이란 그런 것이다. 그런상황에서 아빠는 나에게 여동생을 보내 내 상황이 어떤지 보라고 했고, 나는 쓰러져 있어서 공항에 내 동생을 데리러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여동생은 꼭 그때 아니면 못온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나는 과감히 거절했다.
그때 또 집에선 외국인으로 텃세 당하고 있었고 회사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있었다.
누굴 원망할 수도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 도 없는 상황이었다.
같이 살던 고모에겐 내쫒기듯이 작은 창고방에 급하게 집을 얻어 나갔기 때문이었다. 왜 내 인생에 모든 순간에서 어른들은 나를 거부하기만 하는 것일까.
집에 가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지만 내가 내 부모님의 집에서도 제대로 살아 갈 수 없을거라는거 알고있었다.
그래서 공황장애란 그렇게 찾아왔고, 심장마비 같은 고통이었다. 숨을 제대로 못쉬고 고함을 지르고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걸 혼자 견뎌냈는지 알 수가 없다.
주위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다 도움을 청했다. 언젠간 할 수 있을 만큼 다 돌아올 상황이 되겠지하면서 결국은 나는 학과장님 학장님한테 사정 설명을 하고, 도움을 받아 무사히 졸업해서 한국에 돌아올수 있게 되었다.
가족이 아니라 남한테 도움을 받아 애석하지만 어쨌거나 이렇게 졸업장이나마 갖고 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