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는 절대 만나지 않겠다던 그녀는 집안 내력상 필시 10년 안에 이마가 40%쯤은 더 넓어질 게 확실한 남자와 결혼했다.
소박하게 자기보다는 큰 남자를 찾는다던 장신의 친구도 (1센치긴 하지만) 본인보다 작은 사람을 만났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일은 그냥,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한 채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수많은 이상형 리스트와 이런 사람만은 절대 아니야 리스트를 순식간에 무력화 시킨다.
이 사실은 희망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절망적인데 그녀의 이상형이 "키가 큰 남자"라고 해서 키가 큰 남자가 무조건 유리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콩깍지가 씌여서 다른 모든 게 블로우처리 되는 현상이 가능하다는 건 다른 말로 내가 그사람이 좋아할 만 한 정답을 갖고 있어도 결정적인 한 가지를 어필하지 못하면 승산이 없다는 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