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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쌩긋 Jan 18. 2016

<열네 번째 금붕어>

제니퍼 홀름

"할머니를 떠올리면 뭐든 그립다. 목소리도 듣고 싶고. 함께 살았던 그 시절이 그리워."

할아버지는 침을 꼴깍 삼켰다.

"슬리퍼를 신고 여기저기 걸어 다니는 모습이 보고 싶어."

"슬리퍼요?"

할아버지는 당황한 듯 고개를 저었다.

"네 할머니는 보석이나 향수, 그런 건 관심이 없었어. 하지만 침실 슬리퍼는 좋은 걸 신고 싶어 했지. 안쪽에 털이 있는 거 말이야. 매년 결혼 기념일마다 내가 새 걸로 사 줬어. 좀 웃기게 들리겠지만 말이다."

전혀 웃기지 않았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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