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렇지 않았다면, 그 일만 없었더라면...
우리는 늘 이런 후회를 안고 살아간다. 특히 너무나 크고 가슴 아픈 일은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 가슴 아픈 일에 나의 소중한 사람이 연관되어 있어 그때의 그사람이나 나에게 미리 경고해 줄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떨까. 이런 가정을 한번쯤은 모두 해봤을 것이다.
tvN의 <시그널>은 이런 과거의 가슴 아픈 일을 되돌리고픈 간절한 소망에서 출발한다.
우리에게도 이재한 형사와 박해영 경위가 가진 무전기가 있다면 2003년 대구의 지하철에 타기 직전의 가족에게, 또 1995년의 삼풍 백화점에 간 친구에게, 2014년 봄 제주도에 배를 타고 가겠다고 결정한 단원고에 큰소리로 외치고 싶을 것이다. 그러지 말라고, 그러면 안된다고.
그렇지만 드라마 속에서도 말하고 있듯, 세상의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과거의 일로 발생할 결과들을 미래의 우리가 발설해버린다면 나비효과처럼 또다른 희생을 만드는 것처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미래를 바꿀 힘은 우리에게는 정녕 없는가.
우리는 열혈 형사 이재한이 큰소리로 성실하게 해주는 대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사에 if란 없지만 세상을 그리고 우리네 인생을 조금이라도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는 건 결국 우리일 수밖에 없다. 비리 팀장이 탐탁치 않은 수사 종결 지시를 내렸어도 연쇄살인범 쫓기를 포기하지 않는 집념. 막다른 길에 다다른 것 같이 앞이 보이지 않아도 끝까지 또 해보는 끈기.
세상을 바꾸는 힘은 우직함에 있다고 일찍이 중국의 우공이 온몸으로 얘기했다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