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샐러드빵

기억의 입맛

by 쌩긋


어릴 적 아빠는 중국요리사였어요.

그래서 중국집을 했던 우리집 식구들은 그 가게 안쪽 방에 살았습니다.


아침 여덟시, 등교할 때 어김없이 지나쳐야 하는 가게는 황폐하기 이를 데 없었어요.

손님이 없는 황량한 홀, 미처 정리되지 못한 냅킨들, 엽차 잔들, 카운터의 혼잡한 장부들.


어제 노동의 고단함이 덜 풀린 눈을 한 엄마는 역시 어제 쓰여지다 남은 양배추와 오이를 썰어, 살짝 덜 익은 햄을 넣고 케찹을 뿌려 토스트를 만들어주었는데 사실 이게 정확히 토스트는 아닌 것이 빵은 굽지 않은 날 식빵이었어요.


파리바게뜨의 샐러드빵이 남아있으면 꼭 집어 오는 이유입니다.

이 빵에서는 그 옛날의 쓸쓸하고 차가운, 맛있는 맛이 나요.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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