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그냥 좀비물이 아니다
<워킹데드>를 보면 볼수록 릭은 정말 좋은 남자다. 로리가 싸울 때조차 소리한번 안지른다고 불평할 만큼.
시즌5 피날레에서 릭은 처형이라는 명목으로 좀비가 아닌, 사람을 죽였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1시즌에서 자신을 살려준, 어쩌면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인 모건을 만난다. 지난 시즌 잠시 재회했을 때에는 아들도 잃고 정신도 잃고 모든 것을 포기한 은둔자 상태인 채여서 그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그 모건을.
이제는 자신과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라도 그저 "모든 생명은 소중한 거니까"라며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아랑곳 않고 타인을 구해주는 성인의 경지에 이른 모습으로 나타난 모건을 말이다.
이 쇼의 시작부터 내내 나를 고민하게하는 화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도망다니고 살아남을 자신이 없어서 자살할것 같다. 저런 상황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하는 생각이 굳어갈 무렵 데럴이
희망 없는 이 세상에 살아남을 자신이 없다.
여차하면 생각 없이 떠돌아다니며 뜯어먹고 뜯어먹히는 좀비가 되는 세상에서라도 기어코 살아남는 것,
그 구차한 삶이 싫어서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
삶이 구차하다면 무엇이 구차하지 않는지에 대한 반문,
어쩌면 좀비보다 살아남은 인간들이 더 무섭다는 섬뜩한 메세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선택하는 모든 행동의 의미.
누가 <워킹데드>를 그저 좀비물이라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