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랑가짐

서로의 어깨를 맞추는 연애

프로크루테스의 침대에 눕히지 말자

by 쌩긋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테스는 그리스 외딴 곳에 사는 강도인데 그의 집에는 철로 만든 침대가 있었다.


그는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아 자신의 침대에 눕히고는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그만큼 잘라내고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억지로 침대 길이에 맞추어 늘여서 죽였다고 전해진다. 그의 침대에는 침대의 길이를 조절하는 보이지 않는 장치가 있어서 그 어느누구도 침대에 키가 딱 들어맞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내게 맞는 사람을 찾는답시고 그 사람을 이리저리 재단하고 시험하고 그게 아니면 따라와 달라고 요구하고 내 페이스에 맞춰주지 않는다고 좌절하고 역시 이사람도 아니었다며 성급하게 돌아서지 않았는지.


나는 매일 저녁 잠들기 전에 통화하는 게 좋은데 항상 먼저 자야하는 나를 기다리다 지치게 해, 내가 말하지 않아도 힘들 때 먼저 안아주고 토닥여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데 그사람은 전혀 마음의 여유가 없어..

"나를 좋아한다면 이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 라는 다소 억울한 생각들.

하지만 인간관계, 특히 연애에 있어서는 더더욱 옳고 그름이 중요한게 아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나에게는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상대에겐 그럴 수도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연애인 것 같다.





연애에서 A to Z로 정해져있는 건 없다. 절대로 그렇다. 그의 마음을 노략질하는 프로크루테스를 이제 내 안에서 죽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