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뿐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나는 나를 사랑하나요?
가끔 두 아이가 싸우고 울거나, 아이가 아빠에게 혼나서 울고 있을 때 다가가 소통을 시도하면서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 도전과 실패를 경험하며 느낀 점은 우리 첫째 아이는 잘 삐지고 그 화를 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내버려 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아이의 성향을 어느 정도 알아내고 나니 접근 방법이 수월해졌다.
오늘 아침 다 같이 가족 산책을 나가는데 첫째 아이의 입술이 대빵 나와있었다. '아.. 저럴 때는 잠깐 건들지 말아야지..' 하고는 시간이 지나 산책 중간에 슬슬 말을 걸어보기 시작했다. 동생과 싸웠는데 아빠가 동생 편을 들어서 속이 상한 것이었다.
"왜 아론이 편이 없어? 엄마도 아론이 편할 수 있고 아론이 스스로도 아론이 편이지!"
나는 '나'라는 자아도 충분히 나의 편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어른들도 살면서 까먹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뉴질랜드는 사람 숫자보다 양이나 소의 숫자가 더 많은 나라이다. 그만큼 사람 구경이 어려운지라 한국에 비하면 사람 스트레스가 적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서는 늘 트러블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을 때도, 내 대답은 늘 같았다. 스스로의 편이 되어주라고. 그리고 집에 오면 엄마도 아빠도 동생도 늘 같은 편이 되어 줄 것이라고..
뉴질랜드에 살면서 편했던 점 중 하나는 매일 똑같은 옷을 입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그래도 특정한 행사가 있을 때는 TPO에 맞게 입어야 한다. 턱시도나 이브닝드레스를 드레스 코드로 하는 행사도 종종 있다.) 길거리를 나가도 사람 수에 비해 땅덩이가 넓다 보니 Social Distancing이 수월하기도 하고.. 이 곳에 사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그다지 비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냥 내가 입어서 편한 것이 최고이고 나에게 잘 맞는 것이 최고이고.. 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것이 최고라서.. 그래서인지 산이며 바다가 많아 하이킹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많고, 옷 가게도 주로 등산복이나 아웃도어 가게가 많다. 물론 그 아웃도어 브랜드 중에는 비싼 것도 있고 비싸지 않은 것도 있지만 비싼 브랜드를 입었다고 해서 "오~ 이거 비싼 건데~"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렇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어떤 브랜드를 입더라도 내가 자기만족해서 사는 브랜드이고 "비교"가 없다 보니 "Want"보다는 진정한 "Like"에 충실한 소비를 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도 "Want"와 "Like"를 구분해 줘야 하는데,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단적인 예로, 한국에서 어린이집을 다닐 시절 그렇게 사모았던 등골 브레이커 터닝 메카 드니 공룡 메카드 같은 것들도 안쳐다 보니 오래다. 그때는 그 장난감들이 없으면 함께 놀 수가 없으니.. "Want"에 가까운 욕구였을 것이다. 남과 자꾸 비교해서 없는 것을 채우다 보면 나에게 집중하기가 어려워진다. 나에게 집중을 해야 자존감도 바람직하게 쌓아갈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유치원을 보낼 때 좋았던 점은 터닝 메카드 안 가져가는 거 각자의 재능을 칭찬받고 잘하는 아이들은 더 잘하도록 수업을 조금씩 조정해 준다. 첫째 아이 같은 경우 미술과 만들기에 재능이 많아 미술 수업을 따로 받았다. 함께 수업을 받던 다른 두 명과도 유치원에서 각별히 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랬기에 '나'에 대한 탐구가 좀 더 수월해진 느낌이 있다. 지금도 늘 아이와의 대화에서 '너는 어떤데? 너는 어떤 걸 좋아하니? 너의 생각은 어떠니?'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정말 '나'에 대해 잘 탐구를 할 때 내가 정말로 "Like"하는 것을 알게 되고 나를 소중히 여기고 나에 대해 자랑스러워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방학이 되고 첫째와 나는 일기를 쓴다. 왼쪽 페이지에는 한글을 한번 오른쪽 페이지에는 영어를 한번 쓰는데 (매일 쓰자고 약속했지만 주 2회 정도 쓸 수 있더라..) 두 페이지 모두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점은 아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대부분 오늘 하루 일어난 '현상'에 대해서만 서술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엄마가 옆에서 지도를 해줄 때는 나의 감정 위주 또는 내가 느낀 생각 위주로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을 내가 스스로 존중해 줄 수 있고, 나에 대해 내가 가장 잘 알아야 자존감의 주춧돌이 생기지 않을까.
이유식부터 이어지는 식습관, 한국 엄마들은 최고
지금은 일요일에도 스케줄 근무가 있고, 특히 4월 이후 나라 전체의 Lock Down으로 인하여 나가지 못하지만, 가끔 학교 엄마들이 모이거나 행사가 있을 때 나가면 다른 엄마들이 둘째나 셋째를 데리고 나오는 것을 종종 본다. 꽤나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 포화지방이 잔뜩 들은 과자를 봉투에 넣어 다니며 아이들을 수시로 먹이는 것이다. 뉴질랜드는 급식문화가 아니라서 각자 도시락을 싸다니는데, 도시락에 과자나 초콜릿, 사탕 가지고 오지 말라는 공지사항도 자주 접한다. 이에 비하면 한국 엄마들은 정말 영양학에 대해 수준히 높은 편이다. 한국음식 자체가 본래 건강한 것도 있겠지만은.. 이유식 때부터 신경을 쓰는 엄마들도 많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올바른 식습관을 잡아주려 노력하는 엄마들은 중요함을 다들 인식할 것이다.
포화지방이 뇌 발달을 막는다는 연구도 많이 있을뿐더러, 소아비만은 당연히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고.. 영양균형이 깨지면 여러 가지 호르몬 문제가 발생한다. 호르몬 불균형으로 오는 성조숙증이나 우울증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을 뿐 아니라, 호르몬은 성인이 돼서도 정말 중요하게 관리해야 한다. 스트레스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기도 하고.. 피부 트러블과도 연관이 있으니 외모를 중시하는 한국 아이들에게는 또한 얼마나 중요한 문제일까. 망가진 식습관을 다시 고쳐 잡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도 이유식을 줄 때부터 있는 그대로의 식재료를 즐기게 해 주려 야채를 물에 데쳐서 그대로 주기도 하고..
지금 우리 두 아이들은 삶은 브로콜리와 당근을 반찬으로 잘 먹는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만 3세인 둘째는 아직도 그 습관을 잡아가는 중이다. 편식이 얼마나 심한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편식을 하는 것 같다. 과자 같은 것을 아주 안 줄 수는 없어서 가끔 집에서 구운 쿠키 (그나마 설탕은 적게.. 버터나 마가린 대신 식물성 지방을 이용하여...)를 주기도 하지만 그것만 달라고 할 때도 많고.. 정말 장기적인 싸움이 될 것 같다. 성인이 되어 독립해서 본인들이 스스로 식사를 챙겨 먹을 때는 내가 관여할 수 없을 테지만은, 지금 몸이 자라고 있을 때 건강한 영양소로 채워준다는 것은 건강에 장기적으로 주식처럼 투자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최근 나에게 생긴 변화 중에 에스트로겐 과다증이 있다. 아이를 갖기 전부터도 생리증후군이 심한 편이 었지만, 한국도 아니고 타지로 이사를 하고 난 뒤라 그런지 스트레스가 더욱 영향을 나쁜 쪽으로 미친 것 같다. 병원 가기가 어렵고 의사가 많이 없는 것이 단점인 뉴질랜드는 영양제를 만드는 회사들이 참 많다. 질도 좋고 영양학을 연구해서 그쪽으로 개발을 하는 전문가들도 좀 있다. 그래서 에스트로겐을 줄이고 프로게스테론을 높이는 영양제를 섭취하며 식이요법과 운동을 하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아이들에게도 좋은 식사만큼이나 비타민 미네랄도 중요할 것이라는 것...
요즈음 비타민 D와 유산균은 유아기 때부터 엄마들이 많이 먹인다. 만 3세가 둘 다 넘어 지금은 나는 종합비타민도 꾸준하게 챙긴다. 물론 간에 무리가 될 정도로 여러 가지를 주면 안 되겠지만, 유산균과 종합비타민 하나 정도는 식사와 함께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나는 영양학자도 의사도 아니다. 그렇지만 내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식품들을 공부하는 엄마다. 그 공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