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교 부리기, 떼쓰기, 울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현명하게 가르치기
아이가 혼자이면 떼쓰기, 투정 부리기를.. 아이가 둘 이상이면 서로 싸우기를 하루에도 몇 번을 한다. 두 살 터울 우리 아이들도 하루에 적어도 다섯 번 이상은 싸우는 것 같다. 울고 토라지고.. 처음에는 "엄마한테 이를 거야!"라고 시작해서 엄마한테 이르고 나면 해결을 해주 니 수월했나 보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중간에서 늘 해결을 해주 기 시작하니, 본인들끼리 해결할 방법은 안 찾고 늘 엄마나 아빠가 심판을 봐주기를 바라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끼리 서로 해결할 수 있게 만들까?
아이들이 나에게 소위 '고자질'을 하러 오면 나는 일부러 반응을 시큰둥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엄마에게 말한 것만으로도 속이 시원한지 꾸준히 나에게 이르러 달려왔다. 그저 무시하고 넘어가기로만은 해결되지 않았기에 그때부터는 코치를 하기 시작했다. 'Coaching'이라는 기술은 리더십에서도 많이 쓰이는데 팀 내에 아무리 오래 일한, 일 잘하는 사람이 많아도 새로 팀원이 들어왔을 전체적인 업무가 더뎌지거나 수월하지 않을 때 적절히 개입해 주는 것이다. 혹은 팀이 업무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을 때 진행상황을 관찰하고 중간중간 개입하여 방향을 잡아준다. 'Directing'을 필요로 할 때도 있는데 100% 권한을 가지고 완벽하게 진두지휘하는 것이라 'Coaching'보다는 좀 강한 방법으로 거의 모두가 새로운 신입일 때 필요한 방법이다. 우리 아이들은 그동안 서로를 잘 알고 싸우면서 본인들끼리 해결할 때도 종종 있었기에 나는 'Coaching'을 접목시켜 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물론 나의 머리에서 가장 쉬운 단어, 아이들이 이해할 만한 가장 쉬운 단어를 고르느라 고생 좀 하겠지만..
가만히 보면 보통은 자기가 바라던 것을 얻지 못해서 싸움이 난다. 내가 원하던 장난감을 동생이 또는 언니나 오빠, 누나나 형이 독차지해서.. 내가 이렇게 놀 자로 제안을 하는데 내 방식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싸움이 난다. 그러면 여기서 잘 배우면 협동하는 방법도 협상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한 번은 둘째 아이가 유치원에서 색칠해온 (아이스크림 바 먹으면 나오는) 나뭇대를 큰 아이가 같이 놀자고 달라고 했다. 둘째가 주지 않자 큰 아이는 삐쳐서 혼자 구석에 앉아 있었다. 두 살이나 많은 게 정말 유치하게 둘째 아이는 조금 놀더니 심심하다며 나에게 놀아달라고 달려왔다. 그 상황을 본 척 만 척하고 있던 나는, 둘째에게 엄마는 지금 할 일이 많으니 오빠에게 가보라고 이야기했다. 오빠가 화나서 저기 저기 앉아있다며 투덜대었다.
"오빠가 왜 화났는지 아니?"
"..............."
알고 있는데 막대를 주기 싫어서 이야기 안 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엄마는 놀아 줄 수 없으니, 즐겁게 놀고 싶으면 하나는 양보해야 한다고 타이르며 둘째를 보냈다. 아이스크림 막대를 건네 받은 첫째는 언제 화가 났냐는 듯 다시 돌아와 둘이 놀기 시작했다. 그럴 거면 왜 화를 낸 건데
물론 하루에 수도 없이 싸우기 때문에 모든 일에 인내심을 가지고 코칭해주기란 엄마에게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확실히 배운 점은 무조건 중간에 심판처럼 개입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둘째는 본인이 막내라는 것을 잘 아는지, 의젓한 첫째 아이에 비하면 정말 구제불능일 때가 많다. 잘못을 하고도 애교로 넘기기도 하고.. 떼를 쓰는 것을 말리면 엄마 아빠 안 볼 때 몰래 원하는 것을 하고야 만다. 한 번은 아예 대놓고 "애교로 넘기는 건 이제 안돼!"라고 말을 해버렸다. 그래도 어른이 돼서 웃는 얼굴이어야 더 사회생활 잘할 수 있을 텐데.. 내가 잘못된 말을 한 건가 라는 생각에 아차 싶었다.
그 일 이후, 나는 "웃는 건 좋은 데 그래도 끝까지 할 일은 해야 해."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편식 왕인 우리 막내는 먹기 싫은 음식이 나오면 식탁에서 어떻게든 내려와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럴 때는 반대로 오빠를 칭찬하며 라이벌 의식이라고 느껴보게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빠랑 있을 때는 딸의 필살기인 갖은 애교로 어떻게든 빠져나오려 하고.. 대체로 아이가 먹고 싶어 하는 디저트를 걸어놓고 "다 먹으면 네가 좋아하는 디저트 줄게."로 목표를 정하고 끝까지 먹게 만든다. 이것조차 안될 때는 자리에서 못 내려오게 반협박을 할 수밖에 없지만...
아직 만 3세라 설득하기에 한계가 있는 부분도 분명 있다. 말귀를 조금 더 알아듣기 시작할 때는 설득해보려 한다. 편식을 하면 이런저런 병도 생길 수 있다는 걸 사진들을 찾아 보여주면서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알려줄 계획이다.
만 5세인 큰 아이는 호기심도 많고 말도 잘 통하는 편이라 내가 리서치를 하듯 이것저것 찾아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하면 잘 알아듣는다. 동생에게 "자꾸 단 것만 먹으면 꿀꿀이처럼 돼지 된다~"라고 심각하게 알려주기도 한다. 동생은 그저 귀여운 돼지 인형을 보며 웃을 뿐이다. 꿀꿀이가 애착 인형이기도 해서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나 보다.
가정은 가장 기초적인 사회이자 아이들에게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장이다. 형제/남매끼리 싸우고 잘 화해하는 번이나 엄마 아빠에게 단순히 떼쓰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들을 차차 더 많이 가르쳐 주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의 학교나 사회생활도 여기서 출발하여 개발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