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무디 신영주 Oct 01. 2019

아이슬란드 신혼여행: 프롤로그

지금, 우리 가장 아름다운 때에,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남편을 만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의 일이었다.

대학교 동아리에서 만난 선후배 사이었던 우리는 둘 다 사랑 앞에 용감하지 못했던 자들로, 

서로의 마음을 아는데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의 결혼은 연애 소설의 벅찬 마지막처럼 아름다운 것들로 점칠된 장면이었다.


그리고 벅차오르는 결혼 뒤엔,

더 짜릿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신혼여행!

그 여정지는 "아이슬란드"였다.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때에,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가기로 했다.


2019년 1월, 7박 9일간의 여정.

곱씹어도 행복한 그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


자, 그럼- 미리보기부터!



매일 밤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오로라 헌팅을 하며 기나긴 아이슬란드의 겨울 밤을 즐겼다.

5시면 어두워지는 이곳의 밤이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는, 낮보다 황홀한 밤의 풍경 때문이었다.

보물찾기를 하듯, 살면서 이렇게나 하늘을 유심히, 그리고 오랫동안 응시한적이 있었던가?

블루투스로 좋아하는 노래를 켜 눈과 귀로 이 아름다움을 마셔본다.




아이슬란드는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눈으로 전부 뒤덮여 있을듯했던 섬나라가 한겨울의 그 혹독한 추위에도 짙녹빛의 들판을 키워냈다.

가도가도 끝없이 펼쳐져있던 이끼 융단.


신비로움에, 달리고, 앉고, 눕고, 걷고...

"오빠! 이 곳 너무나도 신비로워!"




그리고, 

눈이 시리도록 차가운 얼음의 풍경은,

황홀 그 자체였다. 


멍-해질 정도의 아름다운 모습.




아이슬란드에서 먹는 음식은 우리 부부의 입맛에 꼭 맞았고-

차가운 이곳과 대비되는 뜨거운 스프와 달콤한 디저트는 지친 여행자들의 행복하고 든든한 끼니가 되어주었다.




노을이 지는 풍경을 뒤로 다음 여정지로 달려갈 때에는,

언제라도 이 아름다움을 두 눈에 가득 담고 싶어서 길 옆에 차를 세워두고,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우리 생애 기쁨의 축배를,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다운 이 곳에 있는 아름다움을 가져가다가

우리의 길 앞에 빛나는 것들로만 놓자, 그리고 그 길을 무한히 걷자"




목청껏 소리를 질러도-

압도되었던 스코가포스.




검은 모래 사막과

이름 모를 공간에서 만났던 수묵화 한장면이 떠오르는 산 중턱.


섬세하고 부드러운 마움을 울리는 아름다움들은

나의 감각에 문을 두드려, 행복감을 마구마구 피운다.


살갗으로 느끼는 차가움,

철석 철석 고운 모래에 파도가 치는 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

그리고 이 아름다움을 두 눈으로 담아 낼 수 있다는 원초적 감각의 순도 높은 행복.




블루라군의 푸른 빛과

석회모래의 부드러운 감촉, 따뜻한 물의 온도-


아이슬란드에 왔구나- 하는 직접적인 안도감을 준다.


 

밤의 풍경.

소중한것들을 떠나야하는 마지막 밤-

괜히 에둘러 숙소로 향한다.




그리고

우리, 그 때 그 마음으로 매일을 마주하기를.... :)



앞으로의 아이슬란드의 일자별 자세한 여행을 기대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슬란드 신혼여행 5: 다이아몬드비치, 요쿨살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