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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e kwon Jan 19. 2016

엘에이근교, 빅서에서의 이색적인 나무 둥지 캠핑

Big Sur 색다른 나무 둥지 캠핑 treebones resort

2013년 8월에 다녀왔던  캠핑  이야기입니다. 이때만 해도 텐트와 각종 캠핑장비들을 남편의 차에 항상 가득 실고 다닐 때입니다. 그러다 마음이 동하면 금요일 밤에 떠나곤 했죠.


제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는 동서를 좁고 남북으로 긴 형태입니다. 그래서 보통  건축으로 유명한 The California Polytechnic State University at San Luis Obispo가 위치한 San Luis Obispo 카운티를 기점으로 동쪽으로 직선으로  그어 그 위로는 노던 캘리포니아 그 아래는 SoCal ( Southern california를 줄여서 애칭으로 ) 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지형적으로만  나누어진 것뿐만 아니라 바닷가에 접근이 가능한 해변들이나 해변 주변으로 주거가 많은 SoCal 와는 달리 NorCal은 가파른 절벽들이 많아사 람이  접근할 수 있는 바다가 적다 보니 비교적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날씨도 SoCal는 햇볕이 쨍쨍한 백사장에 누워 태닝이 언제나 가능한 곳이지만 NorCal은 한여름에도 선선하기도 하고 여름인지 모를 정도로 춥기도 합니다.

엘에이에서 빅서까지는  101 프리웨이와 그 유명한 웨스트 코스트 프리웨이인 태평양 바닷가를 남에서 북으로 가로지르는 1번 고속도로를 타고 약 5시간 정도를 운전을 해서 가야 합니다.

https://goo.gl/maps/LYpXzEK1Bay 

이번 숙소는 일 년 전부터 가려고  마음먹었고 올해 1월에 예약을 마친 Treebone resort 의 the human nest라는 숙소였습니다. 나뭇가지를 둥지처럼 엮은 the human  nest라고 불리는 이 아름다운 숙소는 이 지역 아티스트 Jayson  Fann이라는 사람이 Treebones Resort안에 만든  것입니다. http://bigsurspiritgarden.com/Spirit_Garden_/Spirit_Nests.html  그 의 홈페이지에 가면 가격 리스트들까지 나옵니다. 나무 둥지 안에서의 캠핑이라니..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에코 캠핑인 것이지요. 하룻밤에 150불 정도 합니다.

http://www.treebonesresort.com/  treebones resort 홈페이지에 가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여러 여행잡지들에도 소개가 될 만큼 유명한 곳이지요.

위에 리조트에서 제공한 지도에서 보듯이 다양한 형태의 숙소들이 있고 몽고의 주거용 텐트인 yurt, 트리하우스, 가져온 텐트를 칠 수 있는 텐트 사이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the nest가 있습니다. 트리하우스와 네스트는 각 한 동밖에 없습니다.  나무 둥지 안에 매트리스도 놓여있고 지상에서 사다리를 통해 둥지로 들어 갈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구조입니다.사다리의 첫 발을 딛는 순간은... 눈 앞에 있지만 동화적인 느낌이였습니다. 조심조심 한단한단 올라 드디어 둥지에 몸을 누워보니 얼기설기 엮은 나무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고... 주변 나무들에서는 새소리도 들립니다. 무너지지 않을까 그래도 나무인데 라는 걱정과 달리 단단하고 안정감이 느껴지고 포근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yurt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허공에 있는 나무다라를 통해 들어가는 트리하우스


바로 이 둥지가 이번 캠핑 동안 저희 부부의 숙소가 되어주었습니다. 나무를 네 방향으로 묶어 기둥의 역할을 하고 사다리가 있는 앞쪽과 창문 역활을 하는 듯한 뒤쪽엔 이렇게 자연을 향해 열려있습니다.


엘에이에서 약 258 마일 ( 415킬로) 거리에 떨어져 있습니다. 바닷가 해안도로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5시간 정도 달리면 아래와 같은 귀여운 사인을 만나게 됩니다.

이 사인을 끼고 우회전을 해서 도로를 따라 올라오면 Treebones resort 단지에 들어오게 됩니다.

식당과 샵 그리고 리셉션 데스크가 있는 메인 랏지 건물에서 체크인을 하고 다시 차를 돌려  단지 입구 쪽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직원을 기다립니다.  리조트 안에는 리조트 직원이 사용하는 카트 말고는 자동차는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잠시 기다리니  직원이 카트를 가지고 우리가 있는 주차장으로 내려오자마자 산더미 같은 캠핑 장비들을 바리바리 실었습니다.

리조트에 난 길을 따라 오션 뷰를 가진 저희 사이트로 향합니다.

저희 숙소 입구에 이렇게 이쁜 도자기 간판이 저희를 반깁니다.

the nest는 언덕 위에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나무 둥지와 그 바로 아래 기상악화로 인해 나무 둥지에서 잠을 못 잘 때를 대비해 텐트 사이트가 있습니다.


리조트 내 식당에서 아침은 무료로 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식재료중 야채나 허브들 그리고 식탁과 주변 곳곳을 아름답게 장식 꽃들 리조트 내 오가닉 가든에서 재배한 것들입니다.

                                                                메인 랏지에 위치한 식당

신비한 느낌이 드는 오가닉 가든 입구



가드너의 책상입니다. 수첩에는 무슨 이야기가 적혀있을까요?

리조트 내 숙소들에는 샤워시설이 없습니다. 대신 메인 랏지 옆에 있는 공용 샤워실을 무료로 24시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은 리조트 내 메인 랏지와 트리하우스 근처 이렇게 두 곳에  위치해있습니다.

한여름에도 쌀쌀한 바닷가. 바다를 보면서 즐기는 자쿠지.. 저는 수영복을 모르고 가져가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메인 랏지에서 바라본 전경 오른쪽 도로가 주차장에서 메인랏지로 올라는 길이고 그 앞으로 공연장이 있습니다


첫날은 부슬비가 내려 텐트에서 잤지만 둘째 날은 다행히 날이 좋아 나무 둥지에 잘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단 훨씬 아늑하고 잠자리도 편했습니다. 다만 바닷가 바위에서 밤새 울어대던 바다사자들 덕분에.. 계속 깨긴 했지만 말입니다.

얼굴을 좀 불었지만 기분이 너무 좋아서 눈곱도 못떼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가져간 슬리핑 백은 영하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 그렇게 춥진 않았지만... 그래도 겨울 점퍼를 입고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내 눈에 펼쳐진 파란 바다의 아름다움에  저희부부 말도 잃고 끝도 보이지 않는 태평양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자연은 언제나 그 어떠한 인공물에서 느낄수 없는 경이로움이 있습니다.  나는 이 아름다운 자연에 인공물을 그리고 세우는 사람으로 느끼는 죄스러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따듯한 커피가 추운 아침의 쌀쌀함과 마음의 울림을 단단히 잡아줍니다.

                                           어디가 바다 끝이고 어디가 하늘 끝일까요?

체크 아웃  직전까지 리조트도 돌아다니며 산책하고 나무 둥지 앉아 빈둥빈둥 바다만 바라만 봐도 좋았습니다. 일부러 무엇을 하지 않아도 좋고 바람에 실려오는 바다의 향과 숙소 주변의 소나무의 향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런 독특한 캠핑은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어린아이들처럼 캠핑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남은 삶을 살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정말 거의 자연에 가장 가깝게 머물며 한 캠핑은 한동안  마음속에서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엘에이로 가고 싶지 않아서 .... 캠핑 장비를 철수하는 내내 속도가 붙질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이 캠핑 이후 좀 더 색다른 캠핑이 없을까...하는 마음으로 서치 능력을 열심히 키우게 된 계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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