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th valley national park, california
2015년을 잘 마무리하고 2016년을 잘 맞는 방법이 무엇일까? "새해" 라는 단어와 "죽음"을 뜻하는 death vally는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생각해 보면 2015년을 잘 "끝내고" 2016년을 "새"로이 맞이 하기엔 더 없이 좋은 캠핑 아이디어 같기도 했다. 여름엔 섭씨 40도는 가뿐하게 넘기에 데스밸리는 적절하지 않았다. (유투브에서 뜨거운 데스밸리 아스파트 위에서 계란후라이 하는 동영상들을 찾아 볼 수 있을 정도이다.) 겨울 밤의 하늘은 쏟아질듯 한 별들이나 우유를 뿌려놓은 듯한 은하수 게다가 운이 좋으면 볼 수 있는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떨어지는 ( 항상 소원빌기가 실패로 끝나는 ) 별똥별도 볼 수 있다. 12월 31 일 목요일밤 떠나기로 계획을 하고 12년 동안 미국에서 살면서 처음 가보는 데스밸리 캠핑이라 넘 흥분한채로 travel trailer (캠핑카 아니면 카라반)에 물건들, 음식들을 준비를 며칠동안 열심히 해서인지 떠나는 당일 너무 어지롭고 서 있지 못할 정도로 아팠다. 남편은 내일 아침에 떠나면 된다며 나를 위로 했지만.... 처음 계획한대로 진행이 안되면 괴로워하는 나에는 너무 내 자신에 화가 났다. 나잇퀼( 밤에 먹는 감기약 - 나는 나잇퀼 물약 신봉자다)을 먹고 기절한 채 잠들었다. 생각해보니 새해 맞이 카운터 다운이니 분위기 있는 저녁 조차 먹지 못 할 정도로 실망감이 매우 컸나보다.
1. 01 월 01 일 2016년 출발....
아침 8시에 일어나 부산을 떨면 travel trailer에 짐을 실고 준비했는데 아침 10시나 되어서야 출발했다.
60번 프리웨이를 타고 15번 프리웨이를 타고 빅토빌이란 도시 초입에서 395번을 하염없이 타면서 북으로 올라간다. 정말 인구가 100명이 채 넘는 도시들도 지나가기도 한다. 빅토빌 초입에서 만났던 스타벅스나 맥도널드를 끝으로 그 흔한 프렌차이즈 레스토랑들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문명(?)이기와 단절 된 곳으로 3시간 반 이상을 달리고 산도 넘으며 넓은 평원을 달려 1월 1일 오후 2시 반을 살짝 넘어서야 우리의 베이스 캠프 Stovepipe wells 빌리지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호텔뿐만 아니라 바, 식당, 제너럴 스토어, full hook up sites ( 캠핑카에 수도, 하수, 전기를 연결 할 수 있는 ) 그리고 dry sites ( 텐트나 캠핑카 둘 다 가능하지만 수도, 하수, 전기 시설을 연결이 없다) 있었다. 마지만 난코스인 경사가 9% 이상 되는 곳을 차로 오르고 내려와서 피로도가 너무 심했다. 호텔에서 14개의 풀 훅업 사이트 중 우리가 머무를 12번 사이트를 체크인 하고 ( 하루밤에 33불이다). 사이트로 가서 캠핑카를 셋업을 했다. 셋업 되자마자 나는 계란지단과 조미김 고명을 올린 풀*원 떡국으로 1월 1일 첫 캠프 식사로 시작했다. 식사를 하면서 캠핑카 창문으로 보이는 드넓은 각양각색의 흙빛 풍광에 들뜨기 시작했다.
2. Mosaic canyon
캠프장에서 코 앞에 모자이크 캐년으로 가는 입구가 있었다. 캠프장에서 바라보니 모자이크 캐년으로 올라가는 비포장 도로가 뿌옇게 먼지가 가득 올라오고 있었다. 우리도 해지기전에 모자이크 캐년을 보고자 서둘러 캠프장을 빠져나왔다. 구불구불한 작은 협곡을 이루는 돌들은 노르스름한 노란빛들이였는데 조각조각 갈라져 있었고 꽤 맨질맨질했다. 협곡사이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보다 모자이크 캐년의 아름다움과 자연이 만들어 내는 독특함에 홀딱 빠져 있었다.
3. 빡센 일정... 01월 02일 2016년
나와 한 두번 여행을 같이 한 동생은.. 나의 여행 스타일을 "극기훈련" 같다고 표현 했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하나라도 더 보기위해 또는 소소한 것이라도 흥미를 느끼는 것들이라면 힘들 것도 마다 하지 않는 "집착스러운" 여행은 몸이 너무 피곤하다는 것이다. 나의 집착스러운 여행은 아퍼서 하루 늦게 출발한 데스밸리 여행에 고스란히 투영이 되었다. 두번째 날 계획은 .
우선 furnace creek 빌리지에 있는 비지터 센터 (캠핑안 여행을 하면서 비지터 센터 무료로 배포하는 지도나 소식지를 얻는 것은 필수중에 필수)에 들려 파크레인저 (파크를 관리하고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 에게 우리가 갈 곳들을 얘기해주고 더 좋은 곳들이 있는 지 물어본 후 오늘의 스케줄을 결정하였다.
Zabriskie point -dante's view - badwater-natural bridge - artist's palette-golden canyon -ubehebe crater-teakettle junction -racetrack playa - mesquite flat sand dunes
파크레인저가 일러준 오프로드 (비포장도로를 4x4차량으로 운전하는)코스들은 아예 생각 할 겨를도 없는 아주 "빡센" 일정이였다. 남편에게 고마운 건 항상 이렇게 빡센 일정들을 아무 불평없이 잘 다녀준다는 것이다.
일정 1 Zabriskie point
일정 2. dante's view
일정 3. badwater 바다보다 낮은 곳
일정 4 natural bridge
일정 5 artist's palette
일정 7 ubehebe crater
일정 8 teakettle junction
일정 9 racetrack playa- grand stand 주변
일정 10 mesquite flat sand dunes
이 일정들 중 돌아보지 못한 곳은 파크레인저가 추천해준 golden canyon trail이고 갔는데 제대로 못 본 곳은 racetrack playa 라는 곳이다. http://www.nps.gov/deva/planyourvisit/the-racetrack.htm 앞에 링크 처럼 데스밸리를 너무 가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racetrack playa 의 움직이는 돌이였다. 사진 작가들이라면 한번씩 가서 사진 촬영을 하고 싶어하는 곳. 부드러운 흙 위에 돌들이 움직이며 남기는 흔적들을 발견 할 수 있는 곳. 돌이 흙에 자취를 남기는 이유를 최근까지도 미스테리였고 많은 학설중 바람때문이라는 설이 많았지만 http://youtu.be/uyHcs7B27Zk 2013년 연구에 의하면 얼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작가가 찍은 움직이는 돌 사진을 처음보고 마음에만 담아두다가 드디어 가게 된 곳. ubehebe crater을 보고 이미 해가 저가는 걸 보면서 마음이 너무 급해졌다. 이곳에서 비포장 도로로 약 20마일을 달리면 주전자를 걸어 놓은 teakettle junction이 나온다. 여기서 6마일 쯤 더 가면 racetrack playa 북서쪽 하얀 흙 위에 우뚝 솓은 돌산 the grandstand 쪽 파킹장이 나온다. 우리는 이곳에서 멈추고 the grandstand 으로 걸어갔다 이미 주변은 칠흙 같이 어두웠고 별도 달도 보이지 않아 한치앞도 안보였다. 차에 있는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걸어가는데 사실 좀 무섭기도 했지만.. 드뎌 볼 수 있다는 들뜬 마음에 급히 걸었다. 하지만 돌들이 하나도 없었고 어쩌다 발견한 작은 돌을 보면 바닥에 자취는 보이지 않았다.. 앞쪽 조금 멀리서 걸어오는 여자일행들에게 돌들을 봤냐고 물었더니 자기들도 못 봤단다.. 때마침 우리 다음 도착 일행들에게도 돌들을 보면 알려 달라며 the grandtand를 반바퀴 돌았는데 그랜드스탠드쪽에 돌들이 있었고 자취들이 보였다. 하지만 뭔가 인위적으로 사람들이 장난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한참을 들여다 본 뒤 나는 그만 탐사를 포기하기로 했다. 다시 캠프장으로 내려가는 내내 아쉬움에 허탈했고 힘이 하나도 없었고 다시 한번 빠른 시일내 보러 오자고 남편과 다짐을 하고서야..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나중에 집에와서 찾아보니.. 우리가 주차 한곳에서 일마일정도 더 남쪽으로 내려갔어야 했고 남동쪽에 있는 돌산쪽으로 가야 racetrack playa 쪽으로 굴러떨어진 돌들이 많아 .... 움직이는 돌들의 자취도 볼 찬스가 많다고 했다. 거의 가로로 3마일 정도 길었고 무척 넓었던 곳인데 우리는 눈 감고 코끼리 다리만 만지고 나온 격이였다. 황량하고 메마를 것만 같은 데스밸리였지만 막상 와서 내눈으로 보니 다양한 모습과 다양한 색들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아쉬움을 마음 속에 남기고 이번 캠핑을 마쳤다. 어제 비포장도로에서의 분노의 질주 덕에 suv타이어에 바람이 빠져 캠프장 주유소에서 임시방편으로 바람을 넣고 집으로 오다가 1/3 지점 인구 100명도 안되는 곳에서 바람을 다시 넣었는데 바람이 소리를 내며 빠져서 결국 차와 traveler trail을 떼내고 차의 바퀴를 갈게 되었다. racetrack playa가 나에게 준 잊지말라고 주는 선물(?) 같았다. 남편이 바퀴를 가는 사이 나는 캠핑카에서 떡볶이와 꿀차를 준비해서.. 타이어를 갈자 말자 늦은 점심을 했다. 이래저래 이번 캠핑은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감정까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오길 참 잘했다 였다. 다시 일상으로 마음 속에 이번 추억을 에너지 삼아 잘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