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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Tree Apr 05. 2020

결혼하시나요?

놓치지 말아야 할 체크포인트

연애가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사랑함'이라면 결혼은 '현실'이며 모든 것을 함께 해야 하는 '생활'이다. 그리고 우리 삶은 결혼 전과 후로 갈라진다. 


많은 커플은 연애의 달콤함을 깨뜨리고 싶지 않고 쑥스러워서 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어려운 질문을 하지 않는데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다소 차갑고 적나라한 질문이지만 결혼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체크 포인트가 있다. 


부모와 형제들은 제 자리에 있는가?


드라마를 보면 '그 집 부모님은 뭐 하시고? 형제들은?' 이런 질문을 하는데 그건 상대방 부모와 형제들이 경제적으로 잘 사는지를 묻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들이 각자 제 자리에서 성실히 살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부모와 형제가 바른 정신으로 자기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지 않으면 그 파도는 곧 우리 가정에도 몰려올 것이므로. 스스로 자립하지 못하고 자식과 형제에게 의존하며 습관적으로 금전적인 도움을 요구한다면 그 상황을 오래 버틸 수 없다. 꼭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자식과 다른 형제의 삶을 침범하지 않고 각자 자기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충돌 시 어떤 반응을 보이나? 


성격이 다르고 20년 넘게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과 한 집에 사는 것은 낯설기 때문에 서로 자기가 맞다고 우기면서 싸우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배우자가 될 사람은 상대방의 얘기를 들어보는 사람인지, 매사에 본인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인지, 무조건 상대방이 틀리고 잘못했다고 지적질하는 사람인지 질문해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크고 작은 충돌 시 과연 상대방은 어떤 반응을 보이냐는 것이다. 충돌 시 분노 조절이 안되어 컵을 던질 것인지, 차분하게 대화를 할 것인지 아니면 모른척하고 문제를 회피할 것인지는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크고 작은 충돌 시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는 안전한 (safe) 결혼생활을 위해 절대적이다.  


육아와 가사는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한 사람만의 수입 만으로는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에 맞는 소비를 하면서 살 수가 없기에 대다수 부부는 맞벌이를 해야 한다.  그리고 맞벌이 부부에게 더 크고 중요한 문제는 '출산과 육아'이다. 과연 아이를 낳을 것인가? 이에 대한 서로의 생각이 중요하다. 그리고 아이를 낳으면 육아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부탁할 것인지, 집에 아이 돌보는 사람을 고용할 것인지, 신생아를 어린이 집에 맡길 것인지... "그때 가서 어떻게 되겠지, 벌써부터 이런 걸 터놓고 얘기하나"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 문제는 어느 날 도적 같이 올 것이며, 이보다 절실한 문제는 없다. 내 자식을 키우는 것이기에. 그렇지 않으면 특히 엄마에게는 지옥문이 열리게 된다. 늘 시간에 쫓기고 불안하며 아이에게 죄책감이 생긴다. 그리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십중팔구 엄마는 자신의 일을 포기하게 된다. 내가 바로 "82년생 김지영"이 되는 것이다. 


또한 가사노동 분배는 부부갈등의 아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아마도 요즘 젊은이들은 집안일을 거의 하지 않고 성장했기 때문에 소수를 제외하면 집안일에 매우 서툴러서 결혼과 함께 시작되는 가사노동이 큰 부담으로 느껴질 것이다. 직장생활을 지속하면서 매일 반복되는 가사노동을 해결해야 하고 거기에다 결혼 초기에 임심을 하게 되면 거의 멘붕상태에 돌입된다. 출산과 육아의 부담까지 한꺼번에 몰려오면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은 물론 당황스럽고 불안해지며 심하게 충돌할 수 있다. 연애의 달콤함은 사라지고 거칠고 사나운 현실에 짓눌리는 것이다. 


결혼 전에 솔직히 그리고 최대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매일 반복되는 요리, 청소, 빨래 등의 가사노동과 육아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결혼은 현실이고 생활이고 노동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정리되지 않으면 누군가 한 사람은 결혼과 함께 쳇바퀴 같은 가사노동의 굴레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될 것이다. 


종교는 얼마나 중요한가? 


두 사람의 종교적 배경이 서로 다르다면, 결혼 후 각자 어떻게 종교 생활을 할 것인가? 결혼 전에 꼭 집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다. 어떤 종교를 갖고 있으며 그 종교에 어느 정도 심취해 있으며 어느 정도의 시간과 금전이 요구될 것인지는 매우 심각한 일이다. 꼭 어느 종교라고 말하지 않아도 종교로 인해 가정이 깨지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최근 어느 종교의 소위 매뉴얼이라는 것을 언론매체를 통해 접했는데 이 정도면 결혼생활을 유지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매뉴얼에는 일단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자기가 어느 종교의 교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교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최대한 포교에 집중하며 (포교보다는 유인이라는 말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포교에 실패해서 부부간의 갈등이 심화되면 고의적 충돌을 연출하고 경찰에 연락하여 경찰 리포트를 받는다고 한다. 이 과정은 상대방의 과실을 문서로 남기기 위한 것이며 이 경찰 리포트가 있으면 이혼소송 또는 친권을 행사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매뉴얼의 다음 단계는 가출 그리고 이혼이며 재산분할로 받은 돈은 종교기관에 고스란히 납부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 중 아이가 받을 충격과 피해는 그 무엇으로도 치유되기 힘들 것이다. 이쯤 되면 정말 까놓고 솔직히 얘기해야 한다...... 종교와 나의 종교생활에 대하여. 


너의 빚은 나의 빚? 


학자금 융자, 크레딧 카드 혹은 은행이나 심지어는 제2, 제3 은행권의 대출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결혼을 하게 되면 한 사람의 부채가 부부 공동의 부채가 되어버리니까 채무 상황을 공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상대가 재정적 자립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부부라도 자산 관리는 각각 하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공동관리를 할 것인지 터놓고 얘기해야 한다. 부부간 소득 차이가 클 경우에는 각자의 소득 비율에 따라 기본적인 예산을 꾸리고 채무상환 비율을 맞출 것인지... 등등 재정 공유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낯 뜨겁게  '돈' 얘기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따지고 논의하냐고 생각하겠지만 '돈'은 현실이고 절대적이며 냉정하기 대문에 이 부분을 모른척하고 넘어가는 것은 기름통을 들고 불에 뛰어드는 것이다.  


경제관념은? 얼마짜리 차, 소파, 신발, 가방을 사는지? 

 

배우자가 될 사람의 경제관념과 소비 성향이 나와 비슷한지를 알아보는 것도 필수다. '인생 뭐 있어. 일단 쓰고 보는 거야. 없으면 없는 대로 살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내 손으로 만원을 버는게 이렇게 힘든데 이 돈을 어떻게 함부로 써. 사고 싶은 게 있어도 일단 참고 견뎌봐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함께 생활해야 한다면 그건 비극이다. 크고 작은 소비에 시시콜콜 충돌할 것이며 하루하루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얼마짜리 차, 소파, 신발, 가방을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돈을 어디에다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쓸 것이지에 대한 상대방의 경제관념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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