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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Tree May 11. 2023

이것이 '2023년의 미국이다'  

절대로 안전하지 않다

미국에는 개인이 소유한 총기가 약 3억 9천300 만정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는 미국인 100명당 120정 꼴로, 사람보다 총기 숫자가 더 많은 셈이다. 이러다 보니 주변에서 총을 접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테니스공을 사러 스포츠점에 가도 수많은 총이 디스플레이되어 있다. 작년 10월 갤럽 설문조사를 보면 미국 성인의 약 45% 이상이 총기를 소유한 가정에 살고 있다.


미국은 올 들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다수의 사상자를 낳은 총격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 2023 새해가 시작된 지 3주 만에  38번의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내 총기 관련 사망 및 부상자 수를 공개적으로 집계하는 비영리 단체 '총기 폭력 아카이브'에 의하면 5월 1일 기준 총 13,959명이 총기난사로 사망했다. 이 수치는 일평균 115명이 총기사고로 사망했다는 거다. 이 사망자 중 491명은 10대, 85명은 어린이다. 


'총기 폭력 아카이브'는 총격범을 제외하고 4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사건을 “총기난사”(mass shooting)로 규정하는데, 올해만 벌써 201건 이상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제 총기난사는 뉴스의 단골 헤드라인이 돼버렸다.  


그리고 이런 총기난사 사건은 주로 텍사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 캐롤리나, 일리노이와 루이지애나에서 벌어졌다. 


지난 5월 6일 텍사스주 댈러스의 대형 아웃렛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희생자 가운데 한인 교포 부부와 이들의 3살 난 아들이 포함됐다. 그리고 6살 난 장남은 부상을 당했고 현재 회복 중이라고 한다. 하루아침에 부모와 동생을 잃고 홀로 남은 6살 아이를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아프고 화가 난다. 


교내 총기사건도 급증하고 있는데 3월 28일 기준, 초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만도 12건이 넘고 총 74명의 학생이 사망했다. 


총기와 관련된 몇 가지 팩트는 이렇다.


1. 약 4백60만 명의 어린이는 총기가 있는 집에 살고 있고, 집에 있는 총기 중 적어도 한 정은 잠금장치가 해제되어 있다.

2. 부적절한 장소에 보관된 총기는 학교 총기사고, 총기를 이용한 자살 그리고 유아를 포함한 가족의 죽음을 유발한다.

3. 총기사건은 미국 10대와 어린이 죽음의 최대 사망요인이며, 10명의 총기 사망자 중 한 명은 19세 또는 그 미만이다. 

4. 집에 총기를 소지한 50% 이상의 부모들은 그들의 자녀가 총기를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5. 68%의 학교 총기사건은 집에 있던 부모의 총을 사용한 것이다.

 

출처https://www.sandyhookpromise.org/blog/gun-violence/facts-about-gun-violence-and-school-shootings/


나는 최근에 대형 쇼핑몰에서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는데, 순간 "이렇게 움직임 없이 오랜 시간 있으면 혹시 누군가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빨리 어디론가 이동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말아야 하는 곳이 2023년의 미국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 관련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의회에 총기규제 강화법 처리를 반복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총기 소유 권리를 주장하는 이익단체인 미국총기협회 (NRA)의 막강한 로비력과 공화당의 '나 몰라라' 태도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아니 어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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