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은 직업이 아닌 봉사인가요?”
많은 사람들이 국제개발협력 종사자들을 ‘좋은 뜻을 가진 사람들’, ‘희생적인 자원봉사자’로 인식한다. 그러나 그들이 현장에서 수행하는 업무는 단순한 자원봉사가 아니라 철저한 전문성과 지속가능성을 요구하는 ‘노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의 종사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고용 조건과 낮은 사회적 인정 속에 방치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난 5월 16일 금요일 저녁 6시 30분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ECC관 B146호에서는 ‘국제개발협력 일자리 생태계 개선’을 주제로 한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국제개발협력 종사자 커뮤니티인 공적인사적모임(공사모)이 주최하고, 국제개발협력학회 개발협력 생태계 특별위원회가 주관했으며, 현장과 온라인을 합쳐 약 100여 명이 50명의 관계자가 참여했다.
공사모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종사하는 청년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로, 뉴스레터 ‘김칩’, 직장 리뷰 플랫폼 ‘공사모:락모락’, 빈곤 포르노 근절 활동 ‘빈포선셋’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종사자 간의 네트워킹과 정책 제안을 통해 보다 건강한 개발협력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왔다.
이번 토론회는 단순한 불만이나 하소연을 넘어서, 현장의 종사자들이 직접 문제를 구조화하고 대안을 함께 설계하는 장으로 기획되었다. 공적인사적모임의 대표로서 국제개발협력학회 개발협력 생태계 특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의석 대표는 공사모 대표이자 국제개발협력학회 개발협력 생태계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오의석 활동가는 “국제개발협력 일자리 문제는 단기적인 해법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실무자들이 공론장을 만들고 변화의 주체로 나서야 지속가능한 개선이 가능하다”라고 했다. 이에 '사다리에서 그물망으로' 즉 직업안정성에서 고용안정성으로의 국개협 일자리 생태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하고 유상원조와 무상원조를 아우르는 국제개발협력 일자리 전문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강조했다.이에 '사다리에서 그물망으로' 즉 직업안정성에서 고용안정성으로의 국개협 일자리 생태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하고 유상원조와 무상원조를 아우르는 국제개발협력 일자리 전문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국제개발컨설팅 KODAC의 이지윤 컨설턴트가 발제에 나서, 좋은 조직문화를 통해 성장한 초급 전문가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좋은 조직문화를 통해 성장한 초급 전문가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실무자 관점에서 체감하는 일자리 문제의 맥락을 공유했다. 이 컨설턴트는 지속가능하지 않는 국제개발협력 일자리 구조, 불안정한 고용 조건 등을 짚으며, “종사자들이 소모되지 않고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은 ‘사다리를 그물망으로’각 섹터별로 제안하는 지속 가능한 국개협 일자리 생태계를 위한 해법을 주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토론의 좌장은 공사모의 이은샘 상임이사가 맡아, 각 발제자들의 문제의식과 해법을 촘촘히 엮으며 현장 중심의 논의를 이끌었다. 토론은 단지 문제를 말하는 자리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말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시도로서 의미를 가졌다. 종사자들이 직접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실천 가능한 대안을 공유한 이번 자리는 국제개발협력 일자리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한 연대의 첫걸음이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글로벌협력센터의 한종택 선임전문원은 국제개발협력 분야가 직업으로서 제도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한 선임전문원은 정부의 공식 직업 분류 체계인 표준직업분류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국제개발협력’이라는 직업군은 독립적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고용 통계나 정책 설계, 사회적 인정 측면에서 모두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고용 정책을 전담할 조직의 설립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현재 ODA 정책은 인력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에만 맞추어 계획 된 점, ODA 분야의 양적, 질적 확장과 개선을 위한 고용노동정책도 부족함을 지적 했다.
월드쉐어 국제사업부의 이병희 팀장은 국제개발협력 현장에서 실무자로 일하며 노동조합을 설립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국제개발협력 종사자도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라며, 자신의 조직에서 겪은 부당 해고와 노조 설립 과정을 소개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 조직의 재원 대부분이 시민들의 후원금, 그리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경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점 때문에, 노동권을 주장하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춰지는 사회적 시선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단체교섭을 통해 임금, 고용 안정, 복지, 성희롱 예방 조항 등이 포함된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업규칙에 반영함으로써 제도적 지속성을 확보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공익을 내세우는 조직일수록 내부 노동권은 더욱 철저히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산업별 노조를 설립하고 싶어도 이 분야에 유사한 노조가 없어 연대와 교섭 자체가 어려웠던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전했다.
팀앤팀 해외사업팀의 김현석 팀장은 실무자의 커리어 지속 가능성 문제를 제기하며, “국제개발협력 실무자는 열악한 노동환경, 낮은 보상, 성장 기회의 부족 속에서 쉽게 소모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입장벽 완화, 분야별 전문가와의 협업 구조, 공정한 보상체계와 심리지원, 단기성과 중심에서 정규직 채용 중심으로의 정책 전환 등을 제안했다. “실무자가 충분히 배우고, 성장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생태계가 곧 일하고 싶은 국제개발협력의 모습”이라는 그의 말은 현장의 요구를 대변했다.
메콩 이코노믹스(Mekong Economics)의 이예지 박사는 국제기구와 해외 연구기관 등 다양한 조직을 오가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유연성과 전문성을 포용하는 ‘그물망 경력 생태계’를 제안했다. 그는 포트폴리오 기반 경력 평가, 성과 중심 계약 체계, KOICA 중심 기능 통합과 자격제도의 공인화, 행정 간소화 등을 제시하며, “개인의 성장을 돕고,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며, 다양한 경력 경로가 존중받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회사는 한승헌 한국행정연구원 글로벌개발협력 소장이자 KAIDEC 개발협력 생태계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맡았다. 한승헌 소장은 “오늘의 논의는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현장의 종사자들이 직접 문제를 구조화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국제개발협력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사업의 성과만큼이나, 그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일과 삶의 조건이 보장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KAIDEC 생태계 특별위원회는 앞으로도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이를 제도 개선과 정책 제안으로 연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며, 실천적 연대의 중요성과 공론장의 지속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문제를 구조화하고 해법을 공유하는 실천적 시도이자, 문제를 말할 수 있는 안전한 공론장을 만들어 가는 첫걸음이었다. 공적인사적모임과사모와 국제개발협력학회 개발협력 생태계 특별위원회는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국제개발협력 일자리 생태계를 보다 지속가능하고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후속 논의와 정책 제안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제개발협력이 단지 선의에 기대는 ‘봉사’가 아니라, 전문성과 권리를 갖춘 ‘직업’으로 존중받기 위한 여정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