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27(Tue), 2026

요동치는 마음

by 케이

기상: 5시 30분

착석: 6시


어제 새벽기상을 계획대로 수행하였지만 일지를 쓸 시간은 나지 않았다. 이러다보면 더 빨리 일어나야 하지 않나 라는 압박감이 든다. 그러나 이런 감정이 드는건 바람직 하지 않다. 나만의 시간을 고요하게 즐기고 싶었던 새벽시간이 무언가를 달성해야 하는 시간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나만의 시간을 통해 명상과 독서, 영어공부를 달성하고 싶은것도 사실이지만, 이건 새벽 이후의 삶에서 추구하는 '달성'과는 다른 결이다. 새벽시간은 개인의 만족과 성장을 위한 소소한 시도지 거창하게 무언가를 '달성'하고 싶다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


어제는 마음의 상태가 영 좋지 않았고, 사실 그 상태가 지금 새벽까지 이어지고 있다. 원인은 알고 있다. 내 마음을 짓눌러오는 부담감이다. 그래서 오늘 새벽시간에 대한 압박감도 한층 더 한듯 하다.


'마음은 그 자체로 공간이니, 그 안에서 지옥을 천국으로 만들 수 있고 천국을 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다'

- 영국의 시인 존 밀턴, 실낙원 집필


내 책상 앞에 쓰여있는 글귀다. 나는 이 글귀처럼 지금 내 마음이라는 공간을 지옥까진 아니어도 부담감과 걱정이 많은 공간으로 채우고 있다.


부담감, 책임감이라는 정서는 내 삶을 지배해 오는 정서 중 하나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중, 이런 것에 짓눌린 감정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 그 누구 있을까. 이런 생각에 위안을 받고 혼자가 아니다 싶다가도 내 처지에, 내 상황에 몰입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사람이기에 가끔 이렇게 짓눌린다.


타향에 있다 보니, 부모님의 일들을 챙겨야 할때는 아무래도 불편함이 있다. 연세가 꽤 있으시지만, 그래도 큰 병 치례 없이 잘 지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가도, 이것저것 혼자서 챙겨드려야 하는 부담이 생길때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자식으로서의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면서도 혼자서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경제적인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부모님을 탓하다가도 자식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나를 키우기 위해 뒷바라지 해 오셨던 수고를 생각하면 이런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미워진다. 이런 생각의 반복속에서 마음의 부담감은 괜찮아지다가도 다시 나를 짓누르고, 삶의 일부분으로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싶다가도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어쩌다보니 한국 토박이가 해외에 나오게 되었고, 여러 부침을 겪으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가족의 생활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책임감은 나의 생활을 지탱하는 요소이자 원동력이 되고 있지만,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감 또한 느끼고 있다. 이런 느낌은 한국에서 부모님과 관련된 상황이 발생할때마다 더욱 짙어진다. 당장 어떻게 내가 조치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시차를 두고 대응해야 하는 상황들이 벌어질때마다 속상하고 한숨부터 난다. 한없이 쪼그라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호흡 크게 한번 하고 오늘 다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자.

문제도 있지만, 받은 복도 많기에, 정말 많기에 심호흡 크게 한번 하고 다시 오늘 하루 시작한다.

결국,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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