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갇혀도 행복하다.

생각하는 법을 잊어버린, 아니 잃어버린 세대

by Kawaii Hawaii

아주 오랜만에 인터넷이 안 되는 곳으로 훈련을 왔다.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글을 끄적인다.

밤낮을 보내는 중 무료한 시간이 많은 탓에,

생각도 많아지고 걱정도 많아진다.


시간에 대한 감각이 극대화된다.

일상을 살 때는 쏜살같이 흘러가던 시간이,

마땅한 콘텐츠가 없으니 발걸음을 멈췄다.

나는 평소에 무엇을 하고 시간을 보냈는가?


되짚어 보는 게 의미가 있기는 한 걸까.

이른 기상 후 저녁까지 일을 하고,

운동하고 요리하고 저녁 먹고 게임하고 영상 보고 기타 치고..

정말 매일 밤이 잠이 들기 아쉽다.


거의 모든 직장인들이 공감하리라.

그렇게 우린 모두 뭉그적 대다가, 버릇처럼 '몇 시간 잘 수 있겠구나, ' 확인하고 잠이 든다.

물론 눈을 감고도 한참을 뒤척이다 말이다.

그 뒤척이는 시간이 참 야속하다고 느껴진다.


흐른 시간과 비례해서 다음날 예상 피로도도 커진다.

유독 잠이 안 오는 날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그렇게 자라난 초조함은 오던 잠도 달아나게 만든다.

꿈나라로 가는 티켓팅은 항상 치열하다.


잠들기 직전 눈을 감은 그 고요한 시간.

'나 왜 6시간도 못 자?'

게임 한판 더. 영상 하나 더. 기타 한 곡 더. 웹툰 하나 더.

'어휴 멍청이, 진즉 누워서 잠이나 잘 것이지!'


자책 후 시작하는 하루의 환기.

오늘 무엇을 했는지, 내일 무엇을 할 건지 생각해본다.

여러 일들과 감정이 얽히고설킨 사건들을 되짚어 본다.

내가 왜 이러한 저러한 감정을 느꼈는지.

상대방이 왜 그렇게 반응을 했는지 등등.

생각을 해보면 모두 이해가 되고, 또 반성도 해본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무는 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우리 눈을 가리는지

무엇이 현실적인지, 무엇이 불가항력적인 건지.

자책으로 시작해서 깨달음과 감사함으로 마무리하는 하루.


다시 돌아와서 여기 훈련 필드.

지금 내가 보내는 시간들은 그저 비 생산적인 뒤척이는 밤과 다를 것이 없는가?

어쩌면 뒤척이던 그 밤들이 참 귀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되돌아보면 몇 달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좁은 원룸에서 했던 2주간의 자가격리는, 지금보다 무료하지 않았다.


컴퓨터 한 대와 기타 한대가 만들어냈던, 환상적인 2주간의 휴식.

어쩌면 시간과 생각이 무참이 죽어나가는,

끔찍한 살육의 현장이었을지도 모른다.


참 두서없이 글을 써내려 갔지만,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우리는 눈과 귀를 막고 산다.

대화를 하던 입은 거미줄을 친지 오래고,

귀에는 이어폰이 꼽혀있다.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이 너무 많기에.

수동적으로 즐기는 콘텐츠들은, 생각을 수반하지 않는다.

독서, 운동, 명상, 대화와 같은 것들은 생각을 필수로 한다.

감성, 지성, 그리고 수없이 많은 감각들을 발달시킨다.


생각을 수반하는 행위들은 필시 사람을 변화시킨다.

생각의 깊이가 크면 클수록 변화의 폭은 커진다.

반드시 말이다. 좋은 쪽이던 나쁜 쪽이던.


그래. 나쁘게도 말이다.


그 생각들이 자기 발전을 지향하거나 생산적이라면,

그 생각들이 긍정적이고 객관적인 채찍이라면,

좋은 길로 인도할 것이다.


하나, 만약 정신이 병들어 있고 힘든 상황이라면,

그 생각들은 부정적일 수 있고, 삐뚤고 주관적인 생각들이 태어나기 쉽다.

부정의 힘은 엄청나기 때문에, 그럴 때에는 차라리 생각 없이 멍하니 즐기는 콘텐츠들이 오히려 정신건강에 좋을 수도 있다.

부정의 힘은 긍정의 힘보다 훨씬 강하고 오래 남기에.


혹시 앞에 좋은 길 놔두고 감옥 독방에 갇혀서 사육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방 안으로 끊임없이 들어오는 사식에 만족하지 말자.

감옥에서 나오는 건 절대 수동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열쇠는 그 방안, 당신 손에 쥐어져 있다.

단, 감옥 더 깊은 곳으로 가는 문의 열쇠도 있으니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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