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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박재관 Nov 03. 2022

중요한게 없다면, 지켜야 할 것도 없다

삼삼독서단 8기 45일간 읽은 책 12권 감상과 추천 책

이번 삼삼독서단 8기 (2022.9.15~10.30, 45일간) 때 읽은 책 12권의 짧은 감상과 추천 책을 꼽아 보았습니다. 아래 리스트는 읽은 시간 역순입니다.


정혜윤 <뜻밖의 좋은 >, 오가와 이토 <라이온의 간식>, 그리고 2021 신춘문예 당선작  김민정 <오른손> 추천합니다.


12. 뜻밖의 좋은 일 - 정혜윤 지음, 339p

지옥은 내가 간다' 허클베리 핀에 나오고 오오에 켄자브로우가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은 말이다. 어려운선택을 하고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결의다. 책 읽기는 내게 힘겨운 삶을 지탱해 줄 수 있는 무기가 되어야 한다. ‘중요한 게 없다면, 지켜야 할 것도 없다' 어떤 게 중요한지 우리는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책 읽기를 통해 길을 찾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11. 라이온의 간식 - 오가와 이토 장편소설, 311p

35세에 암에 걸려 섬에 있는 호스피스에 들어오게 된 젊은 여성, 호스피스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사연을 받아 특별한 간식을 준비해 준다. 이렇게 죽을 수 있다면 죽음이 그리 두렵지 않게 느껴질 것 같다. 죽음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해 주어 힐링받는 느낌이다. 추천한다.


10. 구관조 씻기기 - 황인찬 시집, 127p

황인찬 시인 데뷔작. 현대 젊은 시인은 좀 쉬울 줄 알았다. 감성이 부족한 건지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간혹 죽은 내가 잠든 나를 깨우기도 했다' 죽은 내가, 잠든 나를 살라고 깨우는 건가?



9. 판결의 재구성 - 도진기, 353p

피해자가 실종 상태면 살인죄로 기소할 수 없는지 몰랐다. 판사들이 이렇게 무죄추정 원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도 몰랐고, 생명보험이 모든 사건의 원인인 것 같아 무서웠다. 재판이 정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최소한 중간은 가도록 하기 위한 절차라는 걸 알았다. 실제 유명한 사건들 판례를 바탕으로 한 작가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판사의 사고방식을 조금 엿볼 수 있다.


8. 사랑을 위한 되풀이 - 황인찬 시집, 173p

시와 시인에 대한 내용이 많았고, 시가 아니라 짧은 산문 같았다. 반복적인 삶에 대한 냉소 같기도 하고 말이 어려운 건 아닌데 어지럽게 느껴졌다. 아직 내가 시를 이해하기는 내공이 부족한 거 같다.


7.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 에크하르트 톨레, 327p

마음(에고) 진정한 내가 아니고, 현재를 살지 못하게 하고 과거와 미래에 얽매이게 하는 주범이다. 작가가 서양인의 관점에서 불교나 명상을 많이 참고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좋았던  '관계에서 행복을 찾지 말고, 깨우침을 얻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라' 것과 성장만 추구해서는 안된다는  깨달았다.



6. 공정하다는 착각 - 마이클 샌델, 418p

능력주의는 얼핏 공정해 보인다. 하지만 능력 자체가 우연과 행운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능력주의는 경쟁에서 실패한 사람에게 모욕감을 준다. 능력주의가 자본주의와 결합하면서 한 몸이 됐다. 그 대표가 바로 학벌 엘리트주의다. 능력주의는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진보정권이 더 심하다. 능력주의의 허상을 폭로하지만 동어반복이 많다. 어쨌든 가난한 사람도 최소한의 고상하고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는 조건의 평등을 주장한 것에 동의한다.


5. 침묵 박물관 - 오가와 요코 장편소설, 341p

한적한 시골마을 오래된 저택의 노파에게 박물관을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은 주인공. 양녀로 주인공을 보조하는 소녀와 정원사 부부가 이 저택에 산다. 노파가 의뢰한 건 유품 박물관. 마을에서 죽은 사람들의 유품을 몰래 수집하는 일을 맡긴다. 침묵 수도원과 박물관의 관계가 모호하고 연쇄살인 사건이 좀 뜬금없다. 기억하고 보존하는 사람이 있어야 물건에 의미가 생기는 게 아닐까?


4. 최재천의 공부/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 최재천, 안희경, 297p

최재천이 쓴 건 줄 알았는데, 안희경이라는 기자와 인터뷰한 걸 기자가 정리한 글이었다. 최재천 교수 본인의 노력도 많았겠지만, 운이 많이 작용한 것 같다. 물론 운도 노력해야 따라온다. 자연에 있어 최상의 생존법칙은 다양성 추구이며, 다양성을 위해 가능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다양성을 얼마나 용인할 수 있나?



3. 2021 신춘문예 당선 소설집, 538p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신문사들이 소설 공모전을 하는지 몰랐다. 글쓰기란 오랜 기다림의 과정인 것 같다. 수상소감이 다들 기다려준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기억에 남는 단편으로 전자파 알레르기가 있는 삽화를 그리는 윤 작가 이야기를 쓴 김단비 작가의 ‘하루에 두 시간만'과 가장 충격적이었던 어린이집에서 보육도우미를 하는 구금자 씨 이야기인 김민정 작가의 ‘오른손'(추천한다), 그리고 자기 애인의 전 여자 친구를 스토커처럼 쫏는 김화진 작가의 ‘나주에 대하여'이다.


2. THE ROAD - 코맥 매카시, 327p

세상이 멸망하고 동물과 식물도 없어 식인을 하는 세상. 와이프는 떠나고 아들과 무작정 남쪽 바다를 향하는 남자. 우역곡절 끝에 바닷가에 도착하지만 결국 남자는 죽고 아들은 다른 패밀리를 따라간다. 그래도 희망은 있는 것일까? 이런 아포칼립스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허상이라도 없는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도 죽음을 향해 다가가고 있지만 없는 삶의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지 않는가?


1. 불안의 서 - 페르난두 페소아, 807p

일단 책의 두께에 압도당한다. 남의 어지러운 정신세계를 엿보는 느낌이다. 일기장 같은 에세이의 느낌. 7분의 1 정도 읽고 도서관 반납하게 되어 다 못 읽었는데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기억에 남는 문장은 ‘인간은 사고하는 존재가 아니라 느끼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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