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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박재관 Jan 07. 2023

문학의 힘

2022년 푸른청년 추천 책 목록

2022년에는 총 60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중에 베스트 책 5권과 추천 책 10권을 뽑았습니다.

저의 추천이 누군가에게 조그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리했습니다.


# 베스트 5

김연수 ‘소설가의 일'

소설 창작론인데 인생의 통찰이 버무려져 있다. 사람에게는 욕망이 있지만 세상 때문에 좌절하다가 극복하려고 행동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은 바뀌지 않고, 그걸 알면서도 그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바로 소설이고 인생이다. 강추한다.


뤼트허르 브레흐만 ‘휴먼카인드'

우리가 믿는 것이 우리를 만든다" 인간은 생각만큼 악하지 않다. 오히려 위기 상황에서 더욱 이타적이 된다. 우리가 사람을 신뢰하는 것은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것이다. 인간은 악하기도 하고 선하기도 하지만 선하다고 믿으면서 위기를 극복해 왔다. 자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떤 것을 선택하여야 할까? 인간 본성을 다시 생각하게 해 준다.


앵거스 플레처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문학은 감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이 고안해 낸 발명품이라고 주장한다. 문학의 힘은 스토리와 감정 자극에 있다 말하고 이를 뇌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좌뇌와 우뇌의 의식이 각각 존재하고 뇌량이 이를 연결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문학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을 뇌과학적으로 이렇게 잘 설명한 책이 또 있을까?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첫째 미차는 자기 아버지를 죽인 패륜아인가? 아니면 둘째 이반의 사주에 의한 하인 스메르자코프의 범행인가?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막장 집안의 형제들을 통해 종교와 살인, 사랑과 배신, 감정과 지성의 밑바닥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특히 재판 과정이나 이반과 스메르자코프의 대화 장면에서는 작가가 미쳐서 한 번에 써 내려간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 길어서 손 못되고 있었다면 꼭 읽어보시라 권한다. 재미와 깊이를 둘 다 보장한다.


신형철 ‘인생의 역사'

‘시 해석은 이런 것이다'하고 자랑하는데 너무 잘해서 할 말을 잃었다. 소설보다 시를 읽을 때 더 작가의 배경과 쓰인 시대상을 함께 봐야 한다고 느꼈다. 아직 내가 시를 읽기에는 내공이 부족한 것이었다. 시를 통해 사랑과 인생의 허무함, 종교의 필요성, 진정한 슬픔, 왜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는지 등을 설명해 준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는지 감탄하면서 읽었다.



# 추천책 10

홍은전 ‘그냥 사람'

지금도 지하철에선 장애인들이 이동권 예산 확보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 나는 그들과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자신의 우물 위에 하늘만 보는 것처럼. 차별을 받으면 저항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복종이 순리다. 안다는 것과 감당하는 것에 큰 강이 있다. 저항하는 사람들이 지치지 않게 적당히 비겁하게 오래 살아달라고 말할 때 눈물이 났다.


정혜윤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이 책은 한마디로 평범한 사람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물었을 때 작가는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나이고, 나의 가치라고 말한다. 고기 잡는 어부도,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아빠도, 시장 야채가게 아줌마에게도 삶의 통찰과 지혜가 있다. 살면서 한 두 개쯤은 남에게 들려줄 만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장강명 ‘책 이게 뭐라고'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는데 읽고 쓰는 인간과 말하고 듣는 인간이라고 말한다. 내가 어떤 인간인지는 예의를 중시하는지 윤리를 중시하는지 보면 안다. 예의는 맥락에 좌우되며 상대적이다. 윤리는 보편성과 일관성을 지향한다. 말하고 듣는 인간은 예의를 중시하고, 읽고 쓰는 인간은 윤리를 중시한다. 이 세상의 읽고 쓰는 인간들에게 바치는 책이다.


김지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죽음 앞에서 지식인은 초연하지만 외로워 보였다. 지금까지 평생을 추구해온 지식이나 지혜가 허망할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후배들에게 헤매지 말라고 알려주려는 듯했다. 똑같은 시간을 살아도 이야깃거리가 없는 사람은 산 게 아니야라는 말씀은 많이 찔렸다. 특히 내 집도 내 자녀도 내 책도 내 지성도 분명히 내 것인 줄 알았는데 다 기프트였어라고 말할 때 찡했다.



허지웅 ‘버티는 삶에 관하여'

그의 독설이 설득력이 있는 건 자기혐오와 냉소로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했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는 대체로 대부분 별로인데 자신에게는 너무 관대하고 남에게는 너무 불관용 한다. 그의 비판은 진영과 꼰대와 계급과 언론과 대중 등 전방위적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버티기만 해도 훌륭하다고 위로한다.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매일 글을 써서 이메일로 보내고, 사람들은 구독료를 내고 그 글을 읽는다. 사람들이 글 읽는데 돈을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큰 일인지 알기에 궁금했다. 그녀의 글은 너무 솔직 담백했고 그 나이 다웠다. 거기에 더해 독특한 점은 자신의 부모와 조부모에 대한 관심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찰이 버무려져 있다. 그리고 자신을 객관화할 줄 안다. 그녀의 수필이 궁금한 이유다.


전상진 ‘세대게임'

세대는 최적의 정치언어이자 정치적 게임의 도구로써 쉽고 빠르게 우리 편과 상대편을 갈라내어, 지지자를 만들거나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내세울 수 있다. 결국 세대전쟁은 그것을 통해 이익을 얻는 자들의 기만이다. 또한 진실을 가리는 도구가 된다. 청년 일자리 문제가 정말 기성세대의 기득권 유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봐라.


델리아 오언스 ‘가재가 노래하는 곳'

아버지의 학대와 폭력에 엄마도, 오빠도 떠나버리고 홀로 남겨진 소녀를 키운 건 바로 야생의 습지와 몇몇 이웃들이다. 엄마를 기다리며 살고자 애쓰는 소녀의 고군분투가 눈물겹다. 그 소녀를 탐내다 배신하는 남자의 죽음이나 반전은 사실 별 의미가 없다.


김완 ‘죽은 자의 집 청소’

조금은 특별한 특수청소업 종사자 이야기. 끔찍하고 힘들지만 보람도 있고 딱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고 말하는 점이 좋았다. 죽은 사람이 남긴 흔적은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최대한 판단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다만 그 속에서 생각하고 애도할 뿐이다.


에크하르트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마음은 진정한 내가 아니다. 생각하는 자를 유심히 지켜봐라. 지켜본다는 것은 그 순간에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 때문에 불안해하지 마라. 무엇보다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관계를 행복의 관점에서 보지 말고 깨우침의 관점으로 보라고 한 점이랑, 성장에 집착하지 말라는 부분이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성장도 영원하면 괴물이 된다.



2022년에 읽은 책 60권 목록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구글 문서 링크에 있습니다.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RD96NbS85-KsTLhDPYqn4Ks8QSYiWg15S4LmLyxE46A/edit?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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