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매슈 워커
예전부터 꿈에 관심이 많았다.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나
해몽 관련 책도 읽어보고
꿈을 기억해 보려고 자고 나면 적어보기도 하고
자각몽을 꾸게 되면 꿈을 조종해 보기도 하고
꿈에서 깼는데 아직 꿈인 경우라던지
어느 상황에 갑자기 이미 꿈에서 경험한 것 같은 데자뷔도 느꼈었다.
예로부터 꿈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학자들에게는 답을 찾아주기도 하고
무당에게는 미래를 점쳐주기도 했다.
이런 신비함을 떠나서
사람은 아니 모든 동물은 잠을 못 자면 죽는다.
잠은 생명유지에 있어 필수적이다.
잠을 자면 공격 받을 수 있는 위험성에도 그렇다.
왜 그럴까?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잠과 꿈의 역할은 만병통치약 같다.
“정신 질환적 기분 장애들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받는 뇌 영역들 중 상당수는 수면 조절에 관여하고 수면 부족에 영향을 받는 영역이기도 하다.”
“깊은 수면의 교란이야말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아밀로이드와 기억 장애 사이의 나쁜 거래를 중개하는 숨은 중개인이었다. 잃어버린 고리였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PTSD 환자들이 악몽을 반복하여 꾼다고 말한 점이었다.”
“세계 보건 기구는 야간 교대 근무를 <유력한 발암 요인>으로 공식 분류했다.”
수면 문제는 정신 질환적 기분 장애나,
알츠하이머병, PTSD 환자들과
깊은 관련이 있어 보이고,
유력한 발암 요인이라고 말한다.
잠은 크게 깊이 잠드는 비렘수면과
꿈을 꾸는 렘수면으로 나눈다고 한다.
이 두 수면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데
잠의 전반기에는 비렘수면이
후반기에는 렘수면 비중이 높다.
그래서 꿈은 잠 깨기 전에 많이 꾼다.
잠은 파충류에서 조류, 포유류로 진화할수록
그 시간이 증가한다고 한다.
이는 진화적으로 잠이 깊은 관련성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다른 영장류와 다르게
렘수면 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렘수면의 역할은
사람 뇌의 정서 회로를 절묘하게 재조정하고
미세하게 조율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렘수면이 우리 감정들의 풍부함과 이성적인 통제를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비렘수면은 새로 학습한 정보를
뇌의 장기기억 장소로 옮겨서
안전하게 보관하는데 기여하고,
렘수면은 새로 생성된 기억과
이전 장기기억들을 대조해서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여
새로운 창의적인 깨달음을 얻게 해준다고 한다.
즉 잠을 자면서 학습한 정보를 기억하고,
꿈을 꾸면서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여
창의성을 기른다는 것이다.
인간 창의성의 비밀은 바로 꿈인 것이다.
또한 수면은 뇌의 학습용량을 복구함으로써,
즉 망각함으로써 새 기억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고 한다.
“망각은 기억하기 위해 우리가 치르는 대가다"
“참가자들이 낮에 깨어 있을 때 겪은 감정적 주체들과 걱정들은 35~55퍼센트가 밤에 꾸는 꿈에서 강력하면서 뚜렷하게 재연되었다.”
“렘수면의 두 가지 핵심 혜택,
첫 번째 우리의 정서적 및 정신적 건강을 함양,
두 번째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력”
꿈의 소재는 바로 깨어 있을 때 겪은 감정과 걱정 그리고 불안들이다.
이 소재들과 기존 기억들을 잘 버무려
감정과 걱정을 치유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영감과 창의성을 얻는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잠>이라는 소설에서
잠의 비밀을 풀면 죽음을 정복할 수 있을 거라 말하고, 꿈을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타임머신 같은 도구처럼 그린다.
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이 건강하긴 어렵다.
잠은 학습한 것들을 저장하고,
뇌를 청소하고,
꿈을 통해 감정이나 걱정을 치유하고,
창의적인 영감을 준다.
예전부터 꿈은 기억을 흩트리게 해서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었는데
이 책에서 비슷한 내용을 보니 반가웠다.
화가 많이 나거나,
큰 걱정이 있거나 불안할 때
잠을 자고 나면 좀 수그러지는 이유도
이제 좀 납득이 된다.
하지만 나이 들수록 깊이 자지 못하고
수시로 깨며,
자고나도 개운치 않다.
잠을 잘 자는 것이야말로 건강이고 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