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알게된 동생에 대한 놀람
어느 날 기쁘게 찾아온 아기. 엄마 아빠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갑작스런 소식에 엄마 아빠의 생각 회로가 잠시 멈추었던걸까요? 엄마 아빠는 그만 햇살이와는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지 못한채 병원에서 새 가족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햇살이의 반응을 보니 확실히 엄마 아빠가 햇살이를 놀라게 했나봅니다. 햇살 엄마 아빠가 이런 실수를 하고 말았네요.
햇살이는 일곱살이 될 때까지 외동으로 지낸 아이입니다. 물론 동생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 한 아이였지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동생 소식에 병원 진료실에서 소동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첫 아이가 어려 동생이 생긴 것에 대해 이해를 못하거나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햇살이 처럼 동생에 대해 알고 처음부터 싫어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생을 원하지 않았던 햇살이의 마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표현은 엄마 아빠, 의사 선생님까지 너무나 당황스럽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그 순간은 서로에게 희비가 엇갈리는 운명의 시간임이 틀림없었습니다. 역시 임신은 가족들 간의 합의 하에 이루어지는 계획 임신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생에 대한 첫 아이의 반응도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첫 아이에 대한 부모의 반응도 아주 많이 다르답니다. 첫 아이의 반응이 귀엽다고 웃어넘기는 부모, 괜찮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부모, 별 것도 아닌데 소란이라고 핀잔을 주는 부모, 대수롭지 않다고 그냥 넘어가는 부모, 이제부터 형이나 언니임을 강조하며 울음을 그치게 하는 부모. 부모마다 반응이 모두 다르지만 이 반응의 목적은 딱 하나입니다. 어떻게든 첫 아이를 이해시켜 이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겠다는 것. 그런데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부모의 입장에서 괜찮은 것이 아니라 첫 아이의 입장에서 괜찮아져야 하는 것인데 앞선 반응들에서는 첫 아이를 괜찮게 할 어떤 배려나 위로가 없기 때문입니다.
햇살 엄마는 햇살이와 함께 동생을 맞이하는 상황을 최대한 평화롭게 해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평화를 원한 햇살 엄마가 가장 먼저 한 것은
라고 햇살이의 감정을 읽어준 것입니다. 이렇게 감정을 읽어주면 정말 아이가 괜찮아질까요? 안타깝게도 그게 그렇게 쉽게 되지는 않는답니다. 다만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어 가슴에 답답함이 쌓이지는 않을 것이고 부모에게 수용되는 경험을 통해 점차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되어 그에 맞게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놀랐구나!”가 아니라 “놀랐어?”라고 반응하는 부모가 정말 많습니다. 감정 읽기는 “내가 너의 마음을 알아. 더 이상 울지 않아도 돼. 우린 충분히 대화로 해결 할 수 있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이런 신호를 “놀랐어?”라는 질문의 형태로 받은 아이는 ‘내 얼굴 보고도 모르겠어? 정말 나한테 관심이 없군.’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아이와 대화를 할 때는 물음표가 아니라 마침표나 느낌표로 끝나는 말로 감정을 먼저 읽어주어 아이가 대화를 할 준비를 하도록 꼭 도와주세요.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시간을 주어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게 되면 반드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답니다. 아이와 부모가 실랑이를 하는 상황을 가만히 살펴보면 늘 새로운 문제로 실랑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문제로 실랑이를 반복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반복되는 문제로 인해 부모는 아이를 키우다가 지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문제는 오늘 해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오늘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 할 수도 없고, 해결한다고 해도 내일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문제를 해결하면 내일 일어날 일의 강도가 조금은 약해질 수 있고, 오늘 해결을 한번 해 보았으니 내일은 아이가 조금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햇살 엄마는 햇살이에게
라고 말하고 햇살이가 진정할 수 있도록 잠시 기다리며 함께 이야기 할 것임을 전달하였습니다.
이 때 흔한 부모의 첫 번째 실수는 이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기 위해 울음을 강제로 그치게 하는 것입니다. 감정이란 게 그렇게 쉽게 정리가 되는 것도 아니지만 부모가 옆에서 “그쳐야지. 뚝.”이라고 재촉하게 되면 아이는 ‘내 마음도 모르고 자꾸 그치래.’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서러워집니다. 그래서 아이가 감정을 정리할 때 까지 충분히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두 번째 흔한 부모의 실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아이가 울음을 그칠 때 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부모는 속으로 ‘울음 그치면 이야기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런 부모의 생각을 알지 못하는 아이는 ‘내가 울어도 관심도 없네. 나 싫어하나봐. 이제 정말 동생만 좋은가봐.’라고 오해를 하게 됩니다. 또한 아이는 ‘내가 너무 울어서 엄마 아빠가 화났나봐.’라고 부모가 화를 낼까봐 눈치를 보기도 합니다. 따라서 반드시 부모는 아이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음을 알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을 넉넉히 주고 기다려주는 멋쟁이 부모가 되고 싶지만 집이 아닌 장소에서 아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게 되면 결코 이렇게 반응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온 몸으로 느끼며 달래느라 전전긍긍 하기도 하고, 억지로 울음을 그치게 하려다 보면 오히려 부모가 더 화를 내게되는 경험들 다들 한번씩은 해 보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울던 아이도 그만 그치고 싶지만 멋쩍어서 쉽게 그치지 못 할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 진정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꼭 필요하답니다.
시간을 거슬러 햇살 엄마가 다시 두 번째 임신을 알게 된 날로 돌아 간다면 분명 햇살 아빠와 함께 병원에서 아기를 확인 한 후 집으로 돌아와 햇살이를 만날 것입니다. 그리고 햇살이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한 후 동생이라는 새 가족이 생겼음을 알릴 것입니다. 또한 햇살이가 조금 진정이 된 후 동생을 궁금해 할 때 쯤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었을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다고 해서 햇살이가 처음부터 동생을 좋아할리는 없겠지만 최소한 햇살이가 서서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동생을 만날 수는 있었을 것입니다.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잠시 멈추고 흥분된 감정을 가라앉히는 것이 누구에게나, 언제나 제일 중요한 일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