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에 대한 양가감정
햇살이는 정말 동생의 존재가 좋은 걸까요? 아이의 말과 행동은 서로 다를 때가 있습니다. 지금의 햇살이 처럼요. 말은 분명 동생을 반기는 것 같지만 표정이나 그 말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그와는 거리가 좀 있는 듯 합니다.
몇 년 전 한 어머님이 도통 말을 안해서 속을 모르겠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데리고 상담실에 온 적이 있습니다. 어머님은 늘 이 딸과 동생과 함께 잤는데 어느 날 동생이 심한 감기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은 딸에게 감기가 전염될까봐 걱정이 되어서 동생이 다 나을 때 까지 할머님 방에 가서 자라고 했습니다. 딸은 “알았어. 괜찮아.”라고 했는데 목소리가 흔들리더니 눈물이 한방울 또르르 흘렀다고 합니다. 정말 괜찮은걸까요? 아닌거죠.
아이는 거짓말을 못하는 참 솔직하고 때 묻지 않은 존재라고 하지만 때로는 겉으로 표현되는 것과 속으로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다를 때가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자신의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 몰라서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합니다. 그리고 어떤 아이는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되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 말과 행동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아이는 부모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억지로 부모의 요구를 수용하다보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진짜 마음이 불쑥 튀어나와 말과 행동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결국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말과 행동을 다르게 만드는 것입니다.
햇살이도 상담실을 찾은 2학년 여자 아이도 아마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받아 들일 수 없는 미묘한 것들로 인해 말과 행동이 다르게 나타난 것입니다. 이럴 때 부모는 진짜 속마음, 진짜 메시지를 찾아내야 합니다.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는 비언어적인 실마리. 바로 표정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아이와 대화를 할 때에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라고 합니다. 숨어 있는 진짜 마음, 아이 본인도 모르는 진짜 속마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햇살 엄마는 햇살이의 마음을 살피는 정도에서 마무리를 했지만 조금 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햇살이의 말과 행동이 다름에 대해 짚어주어도 좋겠습니다. “말과 표정이 왜 다르니?”라고 직접적으로 물으면 아이가 당황하고 자신이 무언가 잘못했다고 느낄 수도 있으니 조금 부드럽게 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도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말에 대한 답은 들을 수 없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다만 첫 아이의 마음을 부모가 살피고 있다는, 부모는 늘 첫 아이인 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마음만 전달하면 충분합니다. 이런 대화의 과정을 거친 아이라면 분명 언젠가 자신의 진짜 마음을 표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진짜 마음을 표현해도 여전히 부모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