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맺은 인연은 영원한 인연입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좋은 인연으로 기억되는 사람들에겐 최선을 다합니다.
4년전, 12학년 수험생이었던 막내아들이 영어점수가 제대로 나오질 않아서 백방으로 문의해보다가 DPS RK Puram에서 영어선생님으로 재직하시다 정년 퇴임하신 분을 알게되었습니다. 한달 반동안 한주에 하루 한시간정도 과외를 받았는데 수능시험 결과는 대단했습니다.
잘 나오면 80점대였던 아들의 수능 영어 성적이 96점이 나왔답니다. 너무 감사하여 그분과 소개해 주신 분을 호텔로 초대하여 점심을 대접했습니다. 또한 공원에도 모시고 가려고 했었지요. 혼자 사시거든요. 그런데 매번 천식 핑계로 거절하셨어요. 남에게 신세 지기 싫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계속 뭄바이의 딸네 집에서 계셨습니다. 뭄바이가 인도 최고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는 지역이라서 많이 걱정이 되었었지요. 웟츠앱으로 매일 굿모닝 인사를 나누는 사이인데 델리로 오신지 두어달 됩니다.
한달 전에는 산제이반으로 모시고 가서 바람 쐬어드리고 오늘은 더 더워지기 전에 산스크리티 켄드라로 모시고 갔습니다. 내일 모레면 70세인 분인데 잘 다니시더라고요. 알고보니 무수리 출신이랍니다. 어릴적 산과 들을 다녔고 남편이 군출신이라서 북동부 인도에서도 오랫동안 계셨더라고요.
어느 과목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영어공부 또한 왕도가 없답니다. 울 아들 성적이 갑자기 올라간 이유를 잘 이해할 수 없었기에 여쭤보니, 선생님께선 다만 학생들의 숨어있던 힘을 끄집어 내는 방아쇠 역할을 할 뿐이라고 하시네요. 울 아들이 언어적 자질이 내재해 있는데 그것을 꺼내어 잘 배열할수 있도록 도와주셨을 뿐이라고 하셔서 듣는 부모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선생님은 정년퇴직후에도 바쁘시다고 합니다. 요즘도 평일에는 매일 2클라스 온라인 영어과외를 하신답니다. 노익장이 따로 없습니다. 인도 수능 채점 위원장이시기도 합니다. 뭄바이에 계시다 5월에 있을 수능에 대비한 채점 위원들 세미나에 참여차 델리 오셨으니까요.
다양한 크기와 색채의 말과 코끼리, 소등의 테라코타가 전시되어 있어서 사진 찍기에 최고의 장소지요.
산스크리티 켄드라,
델리에서 구루가운 가는 초입에 아난다그램이라는 팜하우스 안에 위치합니다. 아난다그램 초입에는 예전에 바산트 밸리 학교의 디렉터였던 카푸르선생님께서 사셨던 집이 왼편에 있고 다음에는 구루가운 최고의 유치원, 자연과 함께 공부하는 빨라반이 있으며 산스크리티 켄드라는 그 맞은 편에 위치합니다.
산스크리티 켄드라의 인연은 십오년전 시작되었습니다.
블루포터리의 수업에 참여하면서 주말이면 유치원생 둘째를 데리고 다니면서 도자기를 배웠었지요. 당시도 한적하였고 아름답게 조성된 정원과 어울어진 테라코타의 위용이 한여름의 무더위를 잊게 만드는 멋진 장소였습니다.
그러다가 도자기 만드는 것을 그만두고 가끔씩 가족이나 지인들과 같이 찾아갈 때에도 여전히 너그러운 편안한 자세로 우리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삼년전 당시, 두번이나 설립자인 O P Jain씨를 만나볼 기회를 가졌고 어쩌다보니 인터뷰까지 하게 되었었지요...
한번은 한국에서 오신 출장자 일행 중 휠체어를 타신 분이 계셨는데 하루 날 잡아서 델리 시내를 구경시켜 드리고 점심을 먹고 산스크리티 박물관으로 모시고 갔었는데 그곳에서 뵙기 힘든 분을 만난 것이었습니다. 인사를 드렸더니 반색을 하시면서 차대접을 하시겠다고 하시며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자연으로 둘러쌓인 정원에서의 티타임, 마침 주변을 지나던 프랑스 중년 여인이 합류해서 우리 여섯명은 기억에 남을 추억의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다음으로 아주버님이 첸나이 유적 탐사차 델리에 들르셨는데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장님 자격이 아니고 휴가차 연천유물 박물관 관장님과 또 다른 학예사 여자선생님과 함께 오셨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시는 날, 한국식당에서 고국의 입맛을 되찾은 후, 산스크리티 켄드라로 안내해 드렸습니다. 역시 고고학자들은 보는 눈이 남달랐어요. 연신 감탄을 토하시면서 사진을 많이 찍으셨고 전시된 책들도 다 사시고 유물실이 사진이 금지된 공간이었는데도 큐레이터의 양해하에 사진도 많이 찍으셨습니다. 한국의 여러 유물박물관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는 대단한 개인 박물관이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울 아주버님이 아시아 태평양지역 박물관 협회장이시기에 자인씨와의 미팅을 주선하여 산스크리티 박물관을 개관하게 된 이야기를 자연스레 들을 수 있었습니다.
...1982년도부터 부지를 사셨다고 한다. 무척 저렴한 레이트로 구입하셔서(얼마인지 잊어버렸네..ㅠ) 1984년도부터 조성에 나섰다고 한다. 입구의 거대한 숲을 이룬 보리수 나무는 당시 29년전, 60세를 기념해서 심었다고...
이 박물관의 특징들을 들자면 매일 우리가 평상시 사용하는 사물들을 모아서 전시했다는 점입니다. 아녀자들의 화장도구를 비롯해서 호두까기, 푸자의식도구, 부엌용품을 위시한 생활용품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 유물이 채워지고 있는지 예전에 비해 빡빡한 전시장의 모습을 대할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한편에는 테라코타 전시실이 있어서 인도 전역의 테라코타로 만든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그곳은 소똥을 개어 벽과 밑바닥을 발라 놓았는데 그렇게 하면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직물 박물관도 있습니다. 핸드메이드로 되어 있는 아름다운 사리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인도 부인네들은 감탄을 금하지 못하더라고요... 가격대가 엄청나다고 합니다.
이곳의 한 켠에는 예술가들이 맘 편히 쉬면서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설이 존재합니다. 주로 작품 수주를 받은 작가들이 몇일에서 몇달씩 머무르면서 작품을 완성한다고 들었습니다.
OP Jain씨에 대한 약력을 알아보니 사업가로서 예술세계에 대한 지원과 문화유적 복원사업에 대한 공헌으로 2003년도에 인도 정부로부터 파드마 슈리상을 받았습니다.그리고 님라나 호텔 재단의 발기인이기도 하고 인도 문화 유적 복원 재단인 인탁크(INTACH)의 재단이사장이시기도 합니다...
간단한 스넥과 마시는 것은 괜찮습니다. 쓰레기 등은 다 들고 오세요. 입장료도 없는 곳에 쓰레기를 버릴려니 미안하거든요.
약간 더운 날씨에도 지치지 않고 두어시간 넘게 주변을 둘러보면서 감탄하고 새로운 조각작품들과 설치 미술들을 감상하였습니다.
저는 이곳에 오면 막내아들이 네다섯살적에 스콧트와 탑플레이트 놀이하던 기억이 저절로 되살아 납니다. 세월이 흘러 낙엽지는 늦봄에, 잠시 추억 여행을 합니다.
마침 설립자이신 자인씨도 3년만에 뵈었습니다. 우리 부부를 기억하시면서 반갑다고 하셨어요. 3년 전에 비해서 더 잘 걸으시고 건강해보여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95세이신데도 정정하십니다. 참 존경스런 분이지요.
세군데의 박물관이 있는데 그중 일상의 물건을 보관해 놓은 곳입니다. 사진 찍지 말라고 해서 입구에서 찍은 것만 올립니다.
십수년전, 일년간 배우던 블루 포터리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주말이면 온가족이 총 출연했는데 둘째 아들이 통통한 손으로 짜파티 만들 듯 흙을 갖고 놀던 기억이 납니다.
투우하는 소의 형상인데 멀리서도 대단해 보이지요.
자인씨가 60세를 기념해서 심은 반얀나무, 입구에서 거대한 뿌리를 내린 나무로 성장해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