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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처에 편재한 힌두 神像들

인도의 일상과 힌두신

by kaychang 강연아

제가 운영하는 밴드인 《인도에서 공부하기》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인도사회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힌두신에 대한 고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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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곳곳을 지나가다 보면, 나무 밑이나 벽 공간에 틈이 있는 곳엔 꼭 손바닥만한 신상들이 가지런히 또는 아무렇게 놓여있다.


인도인들의 일상생활 밑바닥에 종교 특히 힌두교에 의지하는 이들 말에 따르면, 힌두교는 종교라기 보다는 생활의 방편way of life이라 할 만큼 일상 그 자체라고 한다. 즉, 이들이 믿고 따르는 神像을 떼어놓고 일상을 말할 수 없다.


믿음 그 자체 만큼 신성한게 어디 있을까?

누구를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의지가 되고 힘이 되는가?


있는 사람은 가진 것 지켜 달라고, 가진 것 더 많이 갖게 해달라고,

없는 사람은 없는 것을 갖게 해 달라고,

아픈 사람은 낫게 해 달라고,

입시생은 합격시켜 달라고... 모두의 사연이 제각기 다를텐데, 이들은 자기 입장에서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神에 매달린다.


매사 지나치면 넘친다고 하듯, 과한 믿음은 형식에 매몰되기 쉽다. 주객전도하듯 목적과 수단이 바뀌어 버리는 愚를 범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 1년 반에 걸친 처절한 코로나 바이러스 역병에도 굴하지 않고, 인도인들은 여전히 그들이 믿는 神像에 대한 믿음은 꺾이지 않은 듯하다. 더 매달리는 모습까지는 아니더라도 예전과 다름없이 변치 않는? 듯하다.


신상에 예배드리는 것이 일상의 일부분인 이들은 다른 한편에서 보자면 매우 건전하다. 특히 두터운 중산층들의 신에 대한 흔들림없는 믿음은 거의 맹목적이기에, 이들의 건전한 일상 생활이 인도사회를 굳건히 지켜주는 기둥 역할을 해 주는게 아닌가 싶다.


개개인으로 보자면 맹목적인 미신에 가깝게 보이고 기복신앙에 가까운 매우 이기적인 발로에 의한 믿음이라 하더라도, 사회 전체적으로 보자면 순기능으로 작동하는 매커니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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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든 원치않든, 인도생활하면서 자주 눈에 띄는 이질적인 힌두 신들을 외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모르는 상태로 무심히 넘길 수도 있겠지만, 흙으로 빚거나, 돌로 조각한 神像을 모시는 인도인들이 대체 뭘 어떻게 믿기에 유구한 세대를 거치면서도 변치않는지?... 호기심을 갖고 들여다 보는 것도 무미건조한 인도생활하는데 덜 단조롭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조악하고 보잘것 없는 것들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신심을 보이는 순박한 사람들의 기도가 이뤄지기를... 코로나가 물러가기를...



#인도에서공부하기 #도처에편재한힌두神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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