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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Jan 04. 2023

인도의 추모식에 다녀오다

새해에  치른 장례식...

1월1일에 돌아가신 분의 추모식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전에 우파니샤드 모임에매주 강의를 듣곤 했는데 그 선생님의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것입니다.

가끔씩 강의에 오셔서 인자한 미소로 강의를 듣곤 하셨는데요.. 선생님의 친정어머니도 몇번 오셔서 같이 강의를 듣곤 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제가 닮고 싶은 멋진 가정의 모습이었습니다. 사랑이 넘치는 가족과 가정, 소박하면서 기도생활과 나눔을 실천하는 그분들의 삶이 참 보기 좋았답니다


하지만 저는 영어로 하는 그 우파니샤드와 스리 오로빈도의 Mother 가르침을 설파하는 그 시간들이 별로 마음에 와닿지 않았어요. 꽤 어려운 산스크리트 용어들이 오고가는데 선생님께서 뭔가 물어보면 답이 안 떠오릅니다. 평생 범생이었기에 이러한 답답한 상황이 싫더라고요, 실생활과 연관되어 말씀하시는 것은 쉽게 와 닿았지만... 대체로 지루한 수업시간이었지요.


 그러나 수업중에 서빙해 주는 카푸치노의 맛은 델리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식을까봐 이중컵에 뜨거운 커피가 서빙되는데 거품이 일은 표면에 살짝 계피까지 뿌려서 마실 때마다 입술을 핥아야 했답니다.


수업이 끝나면 일류 요리사가 준비해 둔 스넥타임. 인도의 맛나게 보이거나 맛있는 전채요리나 디저트, 어떨 때는 메인디쉬까지 예쁘게 장식되어 준비되어 있었지요. 품위가 느껴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인도의 유한 마담들과 세상과 분리된 영혼의 이야기들을 나누다 돌아오면 현실이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뭐 그랬습니다ㅡ

올초에 장미꽃잎으로 우아하게 홀리 한 기억을 되새겨봅니다. 이날 시어머님도 참석하셨네요

언젠가는 제가 유부초밥을 준비해서 간 적이 있습니다. 즉,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자신들의 요리솜씨를 뽐내는 기회이기도 했답니다.


코로나 기간중에도 선생님은 줌미팅을 통해서 멤버들과 소통하셨는데요, 저는 사실 좋았습니다. 평상시엔 거의 안 읽고 지워버리기 쉽상이었거든요...


새해인사 해야 되나 하면서 클릭해 보니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예전에 뵙던 그 자애로운 미소를  한가득 싣고 계셨습니다


인도에서는 장례를 당일로 치릅니다. 시내 곳곳의 화장터에서 당일 화장을 하더라고요. 3일 째 되는 어제,  우리말로 하면 추도식, 추모식 정도 될 듯합니다. 4시에서 6시 사이에 선생님 댁에서 열린다고 해서 같이 공부하던 리나와 함께 댁을 방문하였습니다.


저는 목욕제개하고 검은색 정장을 입고 갔는데 가서보니 사람들은 그냥 보통 차림으로 온 듯합니다. 꽃무니의 숄을 걸치고 온 사람들도 꽤 있더라고요.

남편에게 추도 음악이 잔잔하니 마음에 와닿더라고 유튜브를 보여주는데 마침 제 사진이!

인도 상류계층의 추도식은 어찌 거행되는지 궁금했는데요... 7명의 예능인들이 계속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애도하고 있었는데 그 음악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따볼라, 피아노. 바이올린, 플룻, 실로폰, 캐스터넷츠, 하모니엄등으로 구성되었더라고요.(인도식 음악 기구입니다)


끝나기 바로 전에 지인들은 자리를 떠서 준비된 간단 음식과 다과를 함께 나눕니다. 저도 따라가서 차이와 커피, 다양한 스위트등을 먹었습니다. 고퀄의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더군요. 자리가 자리인만큼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나중에 보니, 유투브를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었습니다. 요즈음은 이런 식으로 추모식을 하는 것이 유행인 듯 합니다. 


저희 구순되신 어머니께도 다녀왔던 이야기를 하면서 엄숙한 모습의 영정사진이 아닌 편안한 미소의 사진으로 준비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벌써 십여년전에 씨니어 대학에서 무료로 영정사진을 찍어준다고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당시 그 사진을 보고 웬지 슬픈 마음에 펑펑 울었던 생각이 납니다.


아름다운 미소의 자애로우신 분! 다음 여정을 편안하게 시작하시기를 마음 속으로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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