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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Jul 14. 2023

인도의 순례자의 길

하리드와로부터의 칸와리야 행렬

한국 곳곳이 물난리라고 합니다만... 인도에 비만 오면 나이아가라 폭포가 되는 곳이 있습니다.

인도 남부 케랄라주입니다.

우중충한 기분을 날려보고자 어제 다녀온 칸와리야들의 사진을 소개합니다. 7월 이맘때쯤이면 인도판 성지순례의 행렬을 볼수 있습니다. 오렌지 족의 행렬이지요.

저도 3월에 다녀온 하리드와나 리쉬케시에서 성수인 강가물을  담아서 고향까지 가져오는 순례자들의 행렬입니다.

곳곳에 그들이 쉴수 있는 대형 천막이 설치되어 순례자들이 언제든 먹고 자고 쉴 수 있도록 합니다. 올해는 피곤하지도 않은지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순례자들도 흥미롭게 지켜보았지요. 역시 젊음은 부럽습니다!

또한 떠온 성수를 땅바닥에 닿지 않도록 한 구조물도 한켠에 위치합니다.

코로나 기간 진행을 못했던 순례자 행사가 작년부터 재개되어 올해는 더 커진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화려한 색으로 장식된 그들의 순례 행렬을 소개해봅니다.

****


칸와르 야트라(Kanwar Yatra)는 힌두교 달력에서 5번째 달(7~8월)인 Shravan슈라반(시바신의 달) 기간 동안, 매년 시바 신도들이 하리드와르, 우타라칸드의 Gaumukh가우무크, Gangotri간고트리, 비하르의 Sultanganj술탄간지의 순례 센터를 방문하고 강가의 성수를 집으로 모시는 성지 순례이다.  


{ 델리근교/하리아나/UP주 신도들은 '하리드와르' 강가로 갑니다. 해서 요즘에 지게 매고 걷는 오렌지족들이 도심지에서 보이는 이유는 목적지 하리드와르를 가려면 델리를 경유해서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성지순례라 함은 오지를 가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고 사실 그러하기에, 도심지를 관통하는 성지순례는 전세계적으로 매우 드물 것입니다. }


베이스캠프를 설치한 부다공원입니다.

저희도 잠시 둘러봤습니다. 모든 이들의 무사 성지순례를 기원하면서 제단에 성금 바쳤습니다.

얼굴이 고운 순례자를 만나서 물어보니 델리 외곽에 거주하며 매년 가족과 함께 참가한다고 합니다. 편도 200여Km 거리인데요, 다녀오는데 7일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하루 50km이상 강행군해야 합니다. 이게 가능할까 싶습니다. 지난번 저희들은 큰차를 빌려서 타고 가는 길도 힘들다고 했었는데... 연약해보이는 여자가 새삼 대단해 보였습니다!

이번에 보니까, 젊은 세대들이 많이 보입니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서 호연지기를 키운다고나 할까요? 성지순례가 젊은이들에겐 단체생활하면서 일탈할 수 있는 건전한 해방구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꾸 밥 먹고 가라는데 우린 벌써 약밥을 싸와서 먹은 차라 뜨거운 갓만든 짜파티 한장을 얻어 먹었다. 참 맛났다는!

저희에는 산티아고 성지순례가 평생 버킷리스트에 오를만큼  유명합니다만, 굳이 멀리 가지않고 이들과 함께 하리드와성지순례하면서 성수 담아오는 것 또한 매우 유의미한 자아발견.자아성찰의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


Kanwariyas칸와리야스라고 불리는 순례자들은 칸와르를 들고 집으로 걸어서 간다. Kanwar '칸와르'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양쪽 끝에 같은 크기의 두 개의 용기가 있는 긴 장대로 이루어진 물을 길어올 때 사용하는 도구를 의미한다. 신도들은 그 구조물을 어깨에 메고 먼 거리를 순례하는데, 이들을 칸와리야스라고 칭한다.


이 순례는 고대 인도 문헌에 언급된Samudramanthan '사무드라만탄'과 관련이 있는데, 시바 신은 세상을 구하기 위해 독약을 먹었다. 성수를 바친 것은 시바신이 독이 뿜어내는 부정적인 기운을 덜어주기 위해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장대 지게에 균형을 맞춘 항아리에 성수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극도로 '깨끗'함을 요구한다. 순례기간 동안 엄격한 위생과 다이어트를  준수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항아리를 바닥에 놓아서는 안 된다. 성수 담은 항아리는 다른 사람들이 접촉하지 못하도록 금지되어 있다.


인도 델리도 폭우 비상인데요...매년 이런 폭우를 뚫고 자신의 신심을 보여주고자하는 많은 이들이 발에 붕대를 감고 피를 흘리면서 걷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무탈한 주말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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