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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Jul 18. 2023

430미터 길이의 오성 지하차도 침수 참사

<인도에서 공부하기>밴드에 올린 글 가져왔습니다.

이상기온 현상으로 천재지변이 일상화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평소에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서 가드를 높여야 하겠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광고문구가 있습니다만,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겠습니다.


지하차도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이후, 같은 상황에서도 누구는 추이를 지켜보고 누구는 게의치않으며 직진하고 누구는 다른 이들이 직진하는 것을 보고서 괜찮겠다 싶어서 따라 갑니다. 지하차도에 물이 순간적으로 넘친건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순간적인 판단과 선택이 삶과 죽음으로 갈라 놓았습니다.


사실, 지금껏 왔던 길을 포기하고 되돌아간다는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각자 나름의 일상계획이 있고 어떻게 하더라도 그 일정을 지키려고 노력하려는 맘이 우선인지라, 웬만한 천재지변에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목숨만큼 중한게 있겠느냐만, 일상에서는 피부로 와닿지 않는, 먼 남의 일처럼 여기는 것이 당연합니다.


침수된 버스 기사분은 모범운전수였다고 합니다. 공항노선을 맡으셨다는건 평소 모범적이셨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버스 노선이 막혀서 우회로 지하차도를 택한것 같다는 기사를 봤는데요...그분의 평소 책임감에 앞선 결정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분은 어떤 일이 있어도 주어진 노선을 완주하였던 평소의 책임감에 투철하셨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폭우가 오더라도 지하 차도가 운전을 못할 정도로 물이 차지는 안할 걸로 생각하셨을텐데요... 안타까운 것은 주변 도로 사정에 익숙하였더라도, 인근 제방뚝이 무너지면서 물이 급작스럽게 지하차도로 들이 차리라곤 상상이라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지하차도로 진입한 이후에도 기회는 더 있습니다. 뒤늦게 아니다 싶어서 차를 돌리는 이가 있고 따라오는 차량들에게 위급함을 알립니다. 이는 전적으로 순간적인 판단입니다.

용케 출구로 빠져나왔는데... 옆 제방뚝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엄청난 물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아직 괜찮아 보이는 옆차선에선 차량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자신의 목숨도 경각에 달릴 만큼 위기의 상황에서도, 주변사람들을 구해주는 용감한 시민들이 꼭 계십니다. 살신성인 상처투성이 손, 존경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작년인가요? 포항 아파트 지하 침수 참사때도 지하 대피요령을 공지하는 기사들을 올렸습니다.

전문가들은 매우 힘든 결정이겠지만, 더 늦기 전에 차를 두고 몸 먼저 빠져 나오라고 강력하게 조언합니다.

운전하는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하면 차와 함께 빠져나갈지? 이 생각으로 꽉 차 있을겁니다. 차를 놔두고 빠져나가려면 속히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평소에 맘으로라도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위급상황에 대비하고 준비하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델리 시내를 보면, 고가도로 뿐만 아니라 지하차도를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혼잡한 교통체증을 완화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그런데, 지하차도 하수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폭우를 만나면 지하차도가 금새 물로 넘칩니다. 델리NCR지역도 한달이 넘게 비를 뿌리고 있습니다. 갑자기 한꺼번에 폭우가 쏟아지곤 합니다. 도로가 여기저기 깊이 패여서 사고나기도 쉽습니다. 운전시 안전 루트를 확인하면서 늘 사주경계하여야 합니다.


인도지인 왈, 비가 그리 많이 오면 하루 공휴일로 지정하지않구?? 한국 지하도로 참사에 대해 여러 지인들이 메시지를 보내오는데 오죽 안타까웠으면 그런 위로의 말을 전했을지요? 천재지변과 人災는 늘 함께 합니다. 위험 장소에 아예 가지 않는 것이 사고를 줄이는 길인데요... 삶의 우선순위를 바꿔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 매년 겪는 폭우.산사태 등으로 큰 피해를 입은 분 그리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분과 남은 그 가족 분... 어떤 위로도 소용없을텐데요... 명복을 빌며 부디 평온을 되찾으시길 두 손 모아 빕니다 >



#인도에서공부하기 #2023오성지하차도침수

#순간의선택 #천재지변과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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