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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Jul 22. 2023

인도는 러시아의 절친?

러시아는 인도의 절친?

내가 20년 넘게 살고 있는 인도는 대표적인 친러 국가로 유명하며 여러 분야에서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럿 인도 지인들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해한 바로는 인도가 종래부터 러시아 편? 이라는 것인데 처음에는 상당히 의아해 했었다. 공산주의의 최고봉인 러시아를 절친으로 여기다니...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도 그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전쟁으로 보는 듯 하다...


내 지인중의 한명은 러시아와 인도 친선 단체의 회장이고 자주 러시아 사람들과 미팅을 하는데... 페이스북을 통해보면 이번에도 러시아에 회의 다녀온 듯하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아직도 러시아는 북한처럼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의 나라 아닌가?


과거 미국이 파키스탄 편을 들었을 , 러시아가 인도편에서 지지해주었던 것을 인도사람들은 아직도 얘기하고 기억하고 고마워한다. 아마도 인도가 독립할 때 제3의 사회주의 노선을 지향할 적에 미국이 이를 탁치않게 여기면서 파키스탄을 지원한 게 아닐까 싶다. 세상이 변하고 변해서 냉전이 끝난 후, 미국과 인도는 한편이 되어 중국과 대항하기 위해 국방분야도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취업비자 쿼터중 65%를 인도인들이 차지할 정도이고 인도 지인 주변을 봐도 한 집건너 자식들을 미국으로 유학보내는 현실 속에서도 인도인들 머리속에는 미국보다 러시아를 진짜 친구관계로 여기는 모순된 구조를 보이는 것 다. 나와 우리 남편이 미국이 그래도 세계질서를 위해서 노력을 해왔다고 주장하면 고개를 절래절래...하는 이유가 있다.


엊그제도 모처럼 쾌청한 날, 바산트 비하르의 지인이 우리를 집으로 초대하였다. 최근에 만난 사람으로 우리가 한번 차를 대접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답례로 우리를 자기 집으로 오전 11시에 초대하였다. 점심시간이 껴서 어중띠긴한데 인도인들은 워낙 늦게, 오후 2시 지나서 점심을 먹기에 차 초대에 기쁜 맘으로 응한 것이었다.

알고보니 그는 조그만 중소기업이라고 얘기를 하지만 의류를 수출하는 회사 소유주였다. 구루가운에 제법 큰 회사도 고 있으며 예로부터 러시아에서 가죽 원단을 수입하면서 러시아어에도 능통하고 러시아에 친한 친구들이 많다고 하면서 인도와 러시아와의 좋은 친분 관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러시아에 인도인들의 커뮤니티 마을도 있다고 한다. 와우!

세명의 자식들도 모두 미국의 최고 대학을 졸업하고 사업을 하거나 공부를 더하거나 막내는 인도에 와서 부모님 사업을 돕는다고 하였다. 특히 큰아들은 첫학기만 부모가 도와주고 다음부터는 본인이 직접 옷판매 등을 해서 돈을 벌어서 학비를 댔다고 한다. 옷장사가 그리 마진이 좋은 줄을 몰랐는데... 돈 벌어서 첫 차로 무스탕을 살 정도라 하니 입이 딱 벌어졌다! 지금은 사업을 한다는데 아주 고급진 차에 스틸이 섞인 필름을 부착하는 사업으로 전망이 좋다고 한다. 자신의 사업은 러시아와 하고 자식들은 미국으로 유학보내면서 미국에서 자리잡고 사업을 시작하는 지인의 마음속은 러시아에 기울어져 있다.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예전에 우리 한인들이 쇼핑하러 자주갔던 야샨트 플레이스에는 러시아 바이어들이 자주 왕래하기에 상점 주인들이 러시아어를 아주 능숙하게 한다. 과거 고르바쵸프의 부인인 라이사 여사가 야산트에 방문해서는 감사의 인사를 했을 정도이다.


어디선가 본 인도 외무부장관의 이야기를 덧붙이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내가 알기로 서방국가에게 자기 목소리내기 시작한 첫 외무통 인도 외무부장관이 아닐까 생각된다. 존경하고 좋아하는 인도정치인이다.


국제 사회가 한 목소리로 러시아의 잘못을 규탄해야 하는데 엇박자가 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자이샨카르 장관은 이렇게 답했다. "우리도 원칙적으로는 당연히 국제사회의 질서가 잘 잡힌 상태를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 질서라는 것이 만약 질서를 요구하는 쪽의 이익을 위해 질서를 요구받는 쪽은 일방적으로 희생해야만 하는 거라면 큰 문제 아닐까요? 우리는 지금 질서에 관한 논의에 담긴 바로 그 부당함을 지적하는 겁니다."


그는 유럽(과 서구) 중심적인 사고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유럽에서 일어난 문제는 전 세계가 신경 써야 한다고 하면서 정작 전 세계가 오랫동안 앓아 온 문제에 유럽은 얼마나 신경을 써왔습니까?"


인도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가? 인도 외무부 장관의 세계관이 아주 신선하면서 절묘하다고 느껴서 소개해보고 싶었다. 인도와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조명하게 만든 지인과의 만남이었고 맛있는 차이에 다과와 샌드위치 등으로 푸짐하게 대접받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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