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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Nov 10. 2023

해피 단테라스!

심각한 대기오염상황에서도 결혼식은 진행된다.

오늘은 해피 단테라스!

디왈리 이틀전 금과 은, 쇠붙이등을 구입하면 가정에 부를 가져온답니다. 작년에 써둔 글을 아래에서 참조하세요.

https://brunch.co.kr/@kaychang1/177


여행 다녀오고 연이틀 행사에 참석하다보니 피곤도 하고 어젯 밤 11시부터 인도의 대기오염을 한번에 씻어내리는 단비도 내리고 하니 오늘은 푹 쉬고 싶습니다...


저희의 차량은 델리 도로에 주행을 할수 없으니 사로지니 마켓의 감상인을 어제 저희집으로 불렀습니다. 대봉감 큰 것을 킬로에 100루피에 30킬로, 단감이 좀 작았는데 140루피에 10킬로 사야 되었습니다.ㅎㅎㅎ 20년전부터 감사러 사로지니 마켓을 다니다보니 꼬마 심부름꾼이 중년의 모습으로 되어서 저만 보면 반겨하니 팔아줘야지요. 6박스나 가져왔네요...ㅎㅎㅎ 인연을 소중히 여기기에 마실 것과 옷가지등을 챙겨주었습니다.

덕분에 올해 이웃들 디왈리 선물은 대봉감으로 합니다.ㅎㅎㅎ 인도지인들이 저 덕분에 감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감사해 하면서 이맘때면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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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간을 감씻고 깍고 말리기 및 정리를 해놓고 결혼식 참석을 위해서 구르가운으로 5시간 렌탈한 블루 스마트를 타고 나섰습니다. 도로에 하리아나주와 우리 차와 같은 UP주 차량도 볼수 있었고 인도 최대의 명절인 만큼 차량지체가 넘 심했습니다.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저희 차가 운행해도 될 것 같습니다. 경찰들이 있어도 마스크 끼고 먼산만 보고 있었어요...ㅎ


이번 결혼식은 3개월 전부터 초대장을 보내오고 전화연락도 주면서 결혼식 참석해달라는 절친의 혼사였고 우리의 맥간 여행계획도 그에 따라서 잡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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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델리에서 구르가운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델리의 부동산 광풍 여파로 살고 있던 바산트비하르 집 주인들은 월세 1랙 루피를 부를 때였습니다. 아주 다행히도 구르가운은 고급 아파트단지가 막 형성되던 시기였고 월세는 상대적으로 낮을 무렵이었습니다. NH8 고속도로로 지나가다보면 황무지 벌판에 벨베데레 타워 아파트 3 단지만 랜드마크로 보이던 시절입니다.


그 당시 인도인들은 대부분 단독주택에 살다가 아파트 단지에서의 공동 생활을 처음으로 겪은 세대이기도 합니다. 델리 집을 청산하거나 월세를 주고 여윳돈으로 신도시로 이사하거나, 결혼한 자녀들에게 아파트 분양해 준다든지... 소나로드,  마네사 공단 너머 궁극적으로 자이푸르까지 신도시를 확대할 것이라는 청사진은 대한민국이 서울너머 분당 판교 죽전까지 신도시가 남쪽으로 확대해 가는 모습과 오버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니... 있는 사람들에겐 富를 키우던 시절이었습니다.

두 절친과 같이, 닥터 네하와 아티스트 모슈미

이곳 벨베데레 타워에서 5년 가까이 사는 동안, 저희처럼 10대 자녀를 둔 이웃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이웃들이 타 지역에서 모인 이질적인 집단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초창기에 서로 단합하면서 잘 어울리려는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아파트라는 공동 생활을 처음 하다보니 서로들 행동거지에 조심했던 것 같습니다.

울 둘째의 절친들. 다들 여친이 있는데 가족끼리도 알아서 자연스럽게 왕래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저희 아들들과 동년배 이웃 자녀들이 이리 폭풍 성장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집니다.^^

여전히 벨베데레에 살고 있는 이웃입니다. 20여년만에 만난 가족도 있습니다만, 그 당시 워낙 강한 인상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서로들 금새 기억합니다.   


아이들에겐 아파트 단지 전체가 뛰고 노는 놀이터였습니다. 저녁 때가 되면, 아이들은 그야말로 밥 먹어라, 들어와라 해야 정도로 서로들 놀기에 정신이 없던 때였습니다. 외지에서 정서적으로 민감할 적에 아이들이 아파트 단지내에서 또래 친구들과 사심없이 안전하게 자유롭게 마음껏 뛰고 놀 수 있었다는게... 뒤돌아보니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아파트생활에 익숙한 저희들은 아파트는 프라이버시로 둘러싸인 삭막한 콘크리트 장벽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인도 초창기 아파트 생활은 그 반대로 커뮤니티 생활을 처음하는 이웃간에 의욕적으로 서로 잘 지내보자는 묵언의 약속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어제 결혼식은 20년전 벨베데레에 살면서 가깝게 지내던 가족의 딸 결혼식이었습니다. 딸은 뉴욕으로 유학가서 그곳에 정착하면서 미국인 신랑을 만났습니다. 그 당시 이웃으로 인연이 된 두가족과는 매년 디왈리때 왕래하는 가까운 친구사이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자녀들 연배가 비슷하니까, 자녀들 어렸을 때부터 커온 성장기를 함께 공유하다보니, 아주 가끔 만나더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장성한 자녀들은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각자 타지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자녀들은 서로 소설미디어로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사이가 되었습니다. 부모 세대를 이어서 이들이 친구사이로 돈독하게 잘 지내길 바랍니다. 어제 결혼식에서 이웃 자녀들이 장성한거 보면서 세월이 엄청 흘렀다는걸 실감했습니다.


모두들 잘 커줘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인도에서공부하기 #벨베데레아파트이웃 #수치타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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