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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Jan 06. 2024

어제 아침 일찍 찾아온 손님

영미씨와의 오후 스케쥴 외

1. 아라벨리 걷기하면서 맺은 인연입니다. 그는 명절 때 템플 주변을 페인트칠 합니다. 평소엔 쓸기도 하고 나무에 물도 줍니다. 외견상 나이들어 보입니다만, 실제 나이는 더 적을 지도 모릅니다.


거의 2년에 한번은 집 내부와 외부를 페인트칠하는데요, 매번 마땅한 일꾼 수배하는게 여의치 않습니다. 해서 코로나 전에 한번 부탁했었지요. 일감 없을 때 템플에서 봉사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서 이웃집 비용을 감안해서 합의했는데, 일 끝나고 나니까 정색을 하면서 더 올려 달라고 합니다.^^


일꾼도 한 명 더 데려오고 시간도 알아서 늘립니다. 아는 사람에게 일을 시킨다는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믿을 수 있으니 그게 어디인지요? 실력이 부족한 건 괜찮습니다. 일이년 지나면 또 인트칠 해야하니까요.

본성이 착한 사람입니다. 배우지 못한 탓입니다. 달 전 템플에서 만났는데 딸 결혼식이 있다며 고향에 다녀올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새해가 되어 다시 만났기에 결혼 선물을 준비했으니 시간되면 집에 찾아오라고 했었는데... 오늘 아침일찍 찾아온 겁니다. 마침 구루가운에서 영미씨가 온다고 이것저것 만들고 청소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쓰지 않고 놔두었던 국산 믹서기를 선물로 준비했습니다. 사용방법을 알려준다면서 내용물을 보니 마늘 까기 기능도 갖고 있네요... 이런, 진작에 알았으면 이것을 쓰는 것인데...ㅎ 집에 믹서기같은 것들이 서너개나 되므로 선물 받은 것인데 고이 모셔둔 것이었지요.


실내화를 갈아 신으면서 험한 맨발이 보입니다. 신발도 다 닳아서 얼마나 곤궁하게 살고 있는지 짐작이 됩니다.


차와 쿠키를 대접했는데, 금새 한 접시를 비웁니다. 바산트 비하르 뒤쪽 야산 한 켠에서 월세로 산다고 합니다. 하루 200루피, 한달 6천루피에 혼자 살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집 페인트 칠할 때가 된거 같은데...하면서 자기에게 일 맡겨 달라는 눈치입니다. 돈은 주는대로 OK, OK 하겠답니다. 이 친구들은 무조건 하겠다고 나서면서, 일 끝나면 나중에 딴 말 하는 선수입니다. 무슨 일이던지 오늘 저희 집일을 봐주겠다고 하나 영미씨가 온다고 해서 나갈 준비도 해야되는 상황이라서 다음번에 연락하겠다고 하면서 보냈습니다.


지난번 울 집 페인트 끝났을 적에도 아주 좋은 신발을 줬었는데요, 너무 낡은 신발을 신었기에 남편이 잘 안 신는 여분의 운동화 하나를 꺼내 챙겨주었습니다. 그는 고맙게 받으면서도 자기가 신고온 신발은 작업할 때 신는거라며 자존심을 세웁니다. 


사실 인도에서 일꾼들은 집안으로 들이지도 않고 소파에도 앉히지 않습니다. 본인도 잘 알고 있기에 주춤하는 걸 강권해서 앉도록 했습니다. 카펫 위에 험한 맨발이라...


사람 위에 사람 없다고 합니다만, 인도에 살면서 부딪치는 사람 따라 대접이 다른 것에 늘 불편합니다. 특히나 최근년 정의.공정.공평주의와 권위.특권의식간 불거지는 고국의 사회적인 갈등 분출은 인도의 카스트 갈등 못지않은 민감한 불평등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향 평등.공정사회 운동은 구호나 데모로 풀 수 있는게 아닐겁니다. 제자리를 잡기까지는 큰 홍역을 치를수록 도질 뿐 쉽사리 자리잡지 못할 것 같아 염려됩니다. 윗물 즉 사회지도층 부터 진정 변해야 합니다.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하나 둘 챙겨주다보니 한 보따리가 됩니다.
템플 페인트...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입니다. 그의 포스가 느껴지는 순간을 잡았습니다

2. 영미씨와의 새해 첫 반가운 해후

영미씨 부부가 이제 한달후면 일본으로 귀국한다고 하여서 무엇을 해줄까 고민했습니다. 군고구마를 좋아하니 만들어 놓고, 찹쌀과 여러 넛츠를 넣어서 약밥도 만들었습니다. 시금치는 다듬어서 살짝 삶아서 씻어놓고... 된장도 전날 많이 늘려놓았기에 된장국 끓여먹으라고 준비해 두었답니다.


영미씨와 칸마켓으로 가서 우리의 최애 중국집에서 점심. 그전에 칸차차에서 치킨 티카 롤과 버터치킨, 달 마키니등을 사고 오간Ogaan에 들렀는데 그곳은 디자이너 부티크였답니다. 평소엔 옷 보러 안 다니는데 영미씨와 같이 다니자니 보는 재미가! 영미씨가 좋아하는 페로의 옷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가격이 모두 후덜덜이네요...  과거 내가 좋아하던 브랜드인 쁘랭땅에 손뜨게나 아플리케등 핸드메이드 덧붙인 제품 같은 것이 겨울 옷의 대세였습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박물관이나 갤러리 투어하기로 했는데 시간이 마땅찮아서 인디아 해비탓트 센터로 가서 이것 저것 구경하고 맛있는 커피로 마무리. 다이너의 커피는 언제나 고급진 맛이 납니다!

바스카 싱하씨의 따님이 전시회에 작품을 냈다고 하여 방문함.타누스카 싱하, 그리고 어느 이름 모른 작가님과 함께 밝은 그림 앞에서 한컷.

3. 아침 손님과 영미씨 이야기 하다가 옆으로 샛는데요.. 말 나온 김에 마무리 하겠습니다.


인도가 야심차게 목표로 하는 선진국 2047년... 덴마크를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덴마크 등 북유럽국가의 강점은 복지 시스템을 들 수 있는데요, 그 근간을 떠받치고 있는 검소함.평등.정의.공정.공평 등 사회적 가치가 위로부터 솔선수범하는 환경이 이미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겠습니다.


인도와 한국은 부패지수가 꽤 높은 국가입니다. 잘 살고 못사는 차이가 있지만, 공교롭게도 사실입니다. 민주국가이면서 권위와 특권의식이 매우 강합니다. 양국 공히 북유럽의 사회적 가치를 여하히 달성해야만 진정한 선진국가에 진입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침, 스웨덴 전 노동부 여성장관의 검소한 스토리가 회람되었기에 사례로 올립니다. 이 정도는 되어야 평등.정의를 논할 수 있지 않을까요?  

* this is our former minister of labor Ylva Johansson.  (2014-2019) & work in EU now.

A Swedish citizen waiting for the train to return home immediately after leaving work.She has bought a Burger for her Dinner.This is her picture after being asked to pose for a photo.The name of this citizen is Johansson and her job is Minister of Labor in Sweden.She has no caravan of cars, she has no line of guards. She doesn't even have helpers. Sweden is a rich, developed country, but they show great discipline in the use of public funds!Developing countries can learn from this Lady the use of taxpayers money.




#인도에서공부하기 #아침손님 #페인트 #북유럽국가의평등정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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