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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Jan 21. 2024

20년도 더 된 지인과의 우연한 만남

사프다르정 툼, 인디아 해비탓트센타, 비빔밥

또다시 GRAP4규제가 풀려서 금요일부터 저희 차 운행이 가능합니다. 패스웨이즈 노이다 학교의 입학담당처장이 저를 만나고자 했는데 다음 주로 미뤘습니다... 동네전체가 이틀간 물이 안나온다고 해서 샤워하고 다녀오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작년 인천 해물탕을 먹으러 간 시골장에서 사온 고사리가 넘 좋습니다. 물에 담구어 놓았다가 10분간 삶으니 보들한 것이  먹기에 좋더라고요. 생각난 김에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로 합니다. 주말 별식으로요.


스쿼시라고 하는 조그만 애호박같이 생긴 것을 샀기에 그리고 마침 숙주나물도 키워 놓은 것이 있고 무도 있어서 아주 훌륭한 꾸미가 준비됩니다. 불린 고사리는 멸치와 다시마 좀 넣고 마늘과 파를 다져서 넣고 집간장으로 간해 볶으니 자작하니 맛나게 되었어요. 거기에 계란 한개 부쳐서 올리면 금상첨화지요.

마침 홀로 있을 옆집의 알피나가 생각나서 김치와 같이 갖다주었어요. 알피나네 계란은 타와에다가 예쁘게 잘 구웠는데 갖다주느라 남편더러 계란을 좀 봐달라고 했더니 꽝! 이되서 사진에는 안 올렸습니다.ㅎ


모처럼 이것저것 준비해서 맛나게 점심을 먹고 방콕을 벗어나야지요? 사프다르정 툼(묘지)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몇년간 벼른 유적지지요. 십년도 더된 옛날에 가본 적이 있었는데 매번 지날때마다 가봐야지 하면서도 안 가게 되더라고요.

델리동쪽의 유명한 후마윤 툼과 타지마할의 원형이라고 할수 있는 무굴시대의 유적지입니다. 옛날에도 정리가 안되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도 보수중이어서 생각보다 감흥은 덜했습니다. 곳곳에 장식된 보석들을 파간 흔적들과 연꽃잎 모양의 장식 대리석을 잘라간 모습들이 보였고 돔모양의 지붕은 수리하는 모양인데 억새풀 같은 것으로 덮여 있네요... 옆쪽에서는 토요일인데도 붉은 사암덩어리를 연신 잘라대고 있어서 시끄러웠습니다.

대리석 천장의 무늬

그런데 주차장시설을 잘 되어 있네요. 넓고 유적지와 연결이 되게 해놓고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었어요. 프리 파킹인데 경비원들이 친절해서 팁을 주었습니다.

어두움이 밀려오는 IHC

그리고 다음은 우리가 애정하는 인디아 해비탓트 센터!

예년과 달리 축소된 규모의 문학제(Delhi Literature Festival)가 열리고 있었네요. 잠시 앉아서 대담하는 것을 들어보았어요.

아마존에서 디스카운트해서 책을 판매하는 것에 프랑스와 독일은 반대한다고 하면서 인도도 그런 방침이 도입되어야 하지만 현실상, 인도인의 특성상 절대로 그럴수는 없다... e-book의 편이성과 실제 책과의 상대적 존립에 대해서 연사 4분이 열띄게 재미있게 대담을 하더라고요.

두번째는 모디 수상의 인도의 힌두교화에 대한 책을 낸 작가와 빙송인이 대담을 하는데 인도는 자꾸 파키스탄 힌두라고 언급하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더라고요... 초대받은 갤러리에도 들러야되서 나왔습니다. 제법 이쁜 색깔의 쿠션들과 방석들이 깔려져있고 히터도 준비해놔서 편안하게 대담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밤늦게까지 문학축제를 하기에 돌아오는 길에 한컷

컨벤션포이어에서는 인도를 대표하는 랄루 프라사드 , 엠 에프 후세인과 라자, 하쿠 샤, 토타 바이쿤탐의 리토그래프와 세리그래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지요. 특히 후세인의 작품은 왜 그리 다작을 했는지 얼추 20여개의 작품이 전시되어있고 작품당 약 200-300개를 찍어낸 것 중의 하나인데도 5만루피를 부릅니다. 물론 제겐 많이 디스카운트 해주겠다고 하던데요... 주인이 저를 알아보곤 미세스 장이냐고 하더군요. 깔끔하게 표구를 해놔서 보기에도 좋고 인도를 대표하는 작가들이라서 사두면 투자면에서 좋은 것은 알겠는데 집에 있는 작품들도 한국에 가져가면 어디에ㅡ걸어둘까 걱정되는 상황이라서 섣불리 사지를 못하겠네요.

후세인 작품.
라자의 작품

바깥에서는 건강식품들의 시식및 판매를 하고 있었고 몇가지 시식하다보면 구입을 해야된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사고 대화를 나누고 했습니다. 조나 기장, 수수 같은 것들이 몸에 좋은 작물로 소개되어 있기에 영어로 밀레라고 하는 것과 과자를 구입했고 글루텐 프리 제품 파는 곳에서 과자를 샀고 쿠키를 샀습니다. 가격이 무척 쎄든데 인도부자 여성이 몇개나 사더라고요. 나중에 뭄바이에서 온 스타트업 주인과 대화를 나누는데 친척이랍니다.ㅎㅎㅎ 뭄바이에서 글루텐 프리 제품을 일주일에 두번 열차로 델리까지 싣어보낸다고 하는데요... 푸네와 또 몇군데 인도 시장 뿐 아니라 두바이까지 시장 개척을 했다고 하니 많은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인상도 좋고 이분 제품을 더 팔아줄 것을 그런 생각을 했답니다.

나오려고 하는데 큰아들 친구의 부모님을 딱 만났습니다... 알고보니 남편이 글루텐 프리 제품만을 먹어야 한답니다. 저희가 커피를 산다고 해서 다이너로 갔더니 외부밖에 자리가 없어서 부인이 춥다고 실내인 이토피아로 갔습니다.

지난 20여년이 넘는 시간을 두어시간에 축약해서 신나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외동아들은 미국서 대학나와서 일하다가 부모님이 연로하시니 인도로 돌아왔네요...인도의 제일 큰 은행에 다닌다고 합니다.


그쪽도 결혼에 관해서는 무관심하답니다.

하기사 부모님과 같이 살고있으니... 퇴근전에 히터켜놓고 기저에 불켜놓으면 오자마자 따뜻한 샤워하고 따뜻한 밥 먹고 오손도손 살아가는 재미에 무슨 결혼일 것이냐고 하면서 얼른 아들을 내보내야지 결혼 생각할 것이라고 제가 조언?해 주었습니다.ㅎㅎㅎ


코로나가 잠시 주춤할적에 해비탓트센터에서 부인을 만난 적이 있는데 당시 파찡코를 읽은다음 토론해야 한다고 해서 저와 남편이 일본과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 적이 있거든요. 덕분에 소설을 충분히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그러더군요.


역사적으로 일본이 우리들에게 한 만행을 알고 있지만 전 가끔 일본사람들의 사심? 없는 행동에 감동을 받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일본친구들이 많고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무척 좋아한다고도 얘기했습니다.


7시가 되기전에 집에가서 아들을 위해서 준비해야 된다고 일어서는 노부부의 모습에서 약간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졸업한 90명의 한학년 친구들중 남자는 재작년 12월에 결혼한 시다트밖에 없다고 합니다. 전세계 유행인가요? 젊은이들이 혼자 지내는 것을 넘 좋아하네요...ㅠㅠ


이들 부부는 저희들보다 연상이어서 당시 참 좋아했는데요... 20몇년전 초창기에 저희 집에도 방문했던 이야기를 합니다. 저도 그들의 집에서 생일 파티 할 적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시아버지께서 인도를 대표하는 건축가였고 그 덕분에 최고의 프리미엄 지역인 프리티브 라지로드의 커다란 방갈로에서 살고 있었지요. 남편도 건축가였고... 이젠 은퇴하셨을텐데 자세한 개인적인 질문은 못 나누었습니다.


코로나때 산소호흡기를 끼고 중환자실에서 열흘넘게 계시다가 나왔고 너무 말라서 왜 그런가하고 상담을 했더니 글루텐이 문제라고 나왔답니다. 이후로 글루텐프리 제품만 먹는다는데 이번에 알았는데 너무 비쌉니다. 인도 상류층을 겨냥해서인지요? 솔직히 맛은 별로였고 빵도 퍽퍽한듯... 그래서 여러가지 딥(요거트허브)에 찍어먹기를 권하더라고요.


20년 세월이 흘렀어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부부들을 보면서 우리들의 그동안 스토리를 알고있기에 세월의 긴 흐름이 무색하게 아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IHC의 여러 전시회 작품을 곁들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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