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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Jan 30. 2024

인도의 모임에서 게임은 끊이지 않는다

새해 1월 말, 감사모임에서의 게임이야기

어제 영미씨네 은행일을 도와주고 사이드 웍에서 같이 점심을 했다. 새해 들어서 가격이 좀 올랐다. 한국인들은 15퍼센트 할인해 주는데도 작년 가격보다 더 나온 듯하다.

여전히 음식 맛은 훌륭했고 사실 절친 부부과 같이 해서 더 좋았다. 커피 한잔씩 하고 5시에 모임이 있는지라 다음 을 기약하면서 헤어졌다.


이번 감사 모임은 최초 주최자인 산자나네에서 호스트 했다. 준비해갈 먹거리 등이 있는지 물어보니 그냥 오란다. 꽃 한다발을 맞춰서 가기로 했다.

자그미트 내외가 우리를 픽업하러 왔고 비산트 비하르 A블럭의 산자나네 집은 작은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입구부터 소똥을 바른 벽에는 유리를 박아서 장식을 하였고 박물관에서보던 그림과 조각들이 벽과 집안 곳곳을 장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수선하지 않고 품위있게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무척 어울렸다. 집도 아주 넓어서 18명이나 되는 인원이 한 곳에 모여도 비좁지가 않았다. 일하는 사람도 세명이나 되어 물과 짜이를 계속 서빙하고 있었다.


새로 온 사람들이 다섯명이나 되었는데 중간에 얼굴만 비추고 돌아간 사람들도 있었다.

아니타의 딸과 손녀가 잠시 들러서 인사를 하고 갔다.

우리의 게임차져, 아니타가 등장하면서 뭔가 커다란 박스를 가져왔고 노래에 맞추어 박스를 옆사람에게  돌리기를 하라고 했다. 노래가 멈추면 그 박스를 들고 있는 사람이 당첨~ 박스 종이를 한겹씩 뜯어서 거기에  적혀있는 벌칙대로 수행해야 되는 것이었다. 간간히 선물도 준비되어 있었고...

아니타의 게임 설명

남편은 바산트 비하르에서 마르그(Marg)로 끝나는 거리이름 대기... 바산트 마르그, 파치미 마르그, 푸르비 마르그, 무닐카 마르그,

인도사람들은 술을 안먹어도 이처럼 잘 논다!^^
이번 호스트, 현재 법률사무소에서 인턴은 아니고 뭔가 직책을 갖고 일한다고 하였다. 세자녀도 훌륭하게 키워냈고 공부와 일을 병행하며 춤도 센스있게 추기에 인기 만점이었다.

산자나는 노래에 맞추어 춤추기... 사실 남편이 걸렸는데 부인에게 넘겼다는... 썬글라스를 동원하여 멋지게 춤추더라.


나는 "사랑해"라는 말을 세가지 시나리오대로 해야 되었고 선물도 주어졌다.ㅎㅎㅎ

1. 울면서 사랑해 2. 감정을 가지고 3. 깡패스타일... 제법 잘 한 듯한데 이런 것 보면 연예인 기질이 있나? 하고 생각했다는...


대체로 노래 부르기가 두세번 있었고 제일 연장자 모한 아저씨께는 알파벳를 거꾸로 해보라는 것이 걸렸는데 아주 시니어시니까 심플하게 많이 봐줘서 ZYX만으로 통과! 1부터 10까지 거꾸로 말하기도 있었고...


또 다른 연장자에게는 아주 당황스러웠던 상황 이야기하기가 걸렸다. 독일의 아주 근사한 레스토랑의 스테이크가 레어로 나와서 아주 배가 고팠음에도 불구하고 못먹고 곁의 버섯등 야채만 조금 먹고 왔었던 경험을 얘기하였다. 그런데 왜 다시 좀 더 구워달라고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초대한 분에게 실례될까봐 그러지 못한, 남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고운 분 이야기였다. 


마지막 박스 랩을 벗기니 쿠키 한상자가 나왔고 마침 처음 죠인한 분에게 배당이 되었다. 우리들은 이후로 자주 참석하라는 의미로 주는 선물이라고 하였다.ㅎ


선물과 여러 게임을 준비하느라 애써준 아니타는 언제봐도 대단하다...

한시간 좀 못되게 게임을 즐기고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먹거리 타임. 보는 것만 해도 황홀할 지경이었다. 모임 자체가 저녁식사가 목적이 아니니 식전 스낵, 케이크 위주로 준비하지만 정성이 장난이 아니다. 우리 부부는 외식을 하고 온터라 한 접시 정도로만 간단하게 마쳤고. 주로 단것 위주여서 한달에 한번 실컷 단것 먹는 날로 정해도 될 것 같다.

한참을 웃고 떠들다가 나오기 전 집안의 예술품을 순례하였는데 주인도 작가 이름을 잘 모르는 듯...ㅎ 요즘 법학을 공부하느라 루프탑의 이쁜 꽃이 피었는지도 못 가봤다고 한다.

나는 이번 모임의 참가자들이 인도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던 분들이어서 발이 넓기에 알고 지내는 이쁜 치과 선생님 중매를 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런데, 미혼 여선생님 나이가 40세라는 걸 이제사 알게 되었다. 두어분께 부탁을 해놓았는데 나도 울 큰아들이 33살이니 내코가 석자이다. 농으로 그 선생님이 10년만 젊었어도 내 며느리 삼았을 것인데... 라면서 남편과 이야기 하였다.

말씨, 맵씨, 솜씨도 있고 특히 마음씨가 고운 인도 최고 병원의 치과 선생님, 이분 소개로 이비인후과 선생님을 소개받아서 남편의 안들리던 귀 한쪽이 한달만에 좋아졌다. 감사!

세월이 가면서 자연히 자식들 결혼적령기에 맞추어 눈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 참에 결혼 중개업을 업으로 삼아볼까나...ㅎㅎ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도로는 안개인듯 스모그인듯 뿌옇게 흐려져서 자못 낭만적이기까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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