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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Feb 24. 2024

MP주 게스트하우스 1박 후기

마디야 프라데쉬주, 마디얀찰

매일 아침걷기하는 공원 입구 바로 옆에 MP주(마디야 프라데쉬) 정부 게스트하우스가 있습니다. 마디얀찰이라고 합니다.

걷기 후에 이곳 식당인 모글리에서 간단히 아침식사하거나 차이 마시곤 합니다. 가격이 착하고 홈메이드 식사처럼 깔끔하고 맛이 괜찮아서 인도지인들과 애용하고 있습니다. 1시간여 걷기 운동 후에 잠시 들러서 이야기 나눌 곳이 있어서 참으로 유용한 장소입니다.   


MP주 공무원들이 델리로 출장을 오면 이곳에서 머문다고 합니다. 결혼 피로연으로도 활용되고 정부 VIP 회의 장소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입구는 치안 담당하는 경찰들 두세명이 항시 지키고 있고 방문자 명단을 작성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저희 부부는 무사 통과 할 적이 많습니다. 워낙 단골이라서요?ㅎㅎㅎ 명절이면 쵸코파이나 스위트를 돌리곤해서 친해져서겠지요. 그리고 인사도 물론 잘하고요.

이곳에서 1박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이만한 리조트가 있는 공기 청정한 대자연을 만나려면, 히말라야가 있는 북쪽 방향으로 대여섯시간이상 달려가야 만날 수 있으니... 먼 길 가지 않고도 집에서 10분도 채 걸리지않는 이곳에서 하루 묵으면서 짬짬히 청정 공원 걷기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하기 때문입니다.


생각만 했던 일이 현실로 실현?되었습니다.

작년 북인도 여행중에 알게된 60대 초반 호주 부부가 있습니다. 이들은 지프차인 Land Rover에 숙박.편이시설을 장착.개조하여 콜카타 항구로 실고 와서는 인도 전역을 여행 중에 있는데, 이들이 델리로 오면서 숙소를 부탁했습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이고 희망하는 숙박비도 맞아 떨어지기에 여기가 적격이라 생각했습니다.

시킴주 펠링에서 만난 롭과 케이트 부부

이곳은 정부 기관 소속에 비영리 숙박시설이기에 나름 사용기준이 있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매니져에게 긴급 부탁 요청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부킹 절차가 있고 승인 받는 것이 시간이 걸립니다.^^ 정치 행사가 있으면 보안상 빌딩 전체를 사용하기에 일정표도 확인해야 합니다.


저녁 늦게, 언제 체크인할 건지 물어봅니다. 아뿔사, 호주부부는 저녁 늦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델리역 근처 빠하르간지 낭 여행객들이 주로 머무는 곳에 온라인 부킹을 했습니다. 인내를 갖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인도 정부기관의 경직된 관료시스템에 회의적인 것 같기도 하고 저희들이 안되는 일을 무리해서 하는 것이 아닌가 부담을 느낀 것 같기도 합니다.^^

숙소로부터는 컨펌을 받았기에 다음날 아침 걷기후 잠시 들렀습니다. 손님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객실도 처음으로 둘러봤는데 이 정도면 준수하다 싶었습니다. 주변을 에워싼 청정 환경에서 머무는 것이 목적이니 숙박비 대비 이만하면 아주 양호합니다.


숙소 관리자에게 이러저러해서 취소했다, 힘들게 부킹했을텐데...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다가 이왕지사 저희가 대신 하루 묵어도 되겠나 했더니 흔쾌히 OK합니다.


평일에 예정에도 없이, 하루 묵고 인도식 저녁과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저녁에도 걷고 아침에도 걸었습니다.

하루 24시간 기준인 숙박 1500루피, 부부 아침 저녁 식사비 합 500루피, 2천루피의 행복입니다. 하루 1만보 이상씩 걸었습니다.


체크인하고 보니까 케이블TV는 힌디어만 됩니다. 온수물은 직원이 와서 5분 넘게 만지작 거리더니 10여분 후에 나옵니다. 침구 상태도 썩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 바깥에서 보는 것과 실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모든 걸 상쇄한 것은 창가 너머 나무숲이 쭉 펼쳐지고 지지배배 새 소리와 시원하고 상큼하게 불어오는 바람이었습니다.


저희들은 거의 십수년간 계속 오성호텔 일년 멤버쉽을 끊어서 이용합니다. 구루가운의 릴라 호텔과 웨스틴, 그리고 르 메리디안 호텔의 멤버쉽을 번갈아 가면서 이용하는데 이번에도 르 메리디안 호텔의 회원권을  15,***루피에 갱신했습니다. 년 이틀 숙박권과 부페 이용권, 할인권, 축하케잌 등등 제공합니다.

위 주정부 게스트하우스와 단순 비교해 보았습니다. 여러 옵션을 가지고 있으면서 상황에 맞게 꺼내쓰면 외지생활에 활력을 더해 줄 것 같습니다.


****

모처럼 늦은 저녁시간을 기다리면서 공원 저녁 걷기에 나섰습니다. 삼각주를 한바퀴 걷다가 입구에 앉아 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우리 옆에서 한 젊은이가 계속 운동을 열심히 합니다.


속으로 이상도 하지.. 왜 우리 바로 옆에서 왔다갔다 운동을 할까? 하면서 저녁 7시반부터 서빙되는 탈리를 먹고자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한국인이냐면서 안녕하세요? 하면서 한국말 몇마디를 하는 겁니다. 한국드라마를 자주 보는 모양이에요.


반갑잖아요? 열심히 트레이닝을 하기에 눈여겨 보고 있던 차였는데요... 그러더니만 이야기 봇물이 터졌습니다. 외로운 나이40이 된 젊은이였어요. 자기의 인생 이야기, 기구한 이야기를 처음 본 외국인인 저희에게 마구 털어놓더라고요.


그의 얘기가 맞다는 전제하에, 외국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온라인 결혼 사이트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을 했답니다. 캐나다에서 육상선수를 하다가 아버지가 중병에 걸려 입원하셔서 인도로 돌아왔는데 돌아가시고 형도 나중에 얘기하는데 여자 때문에 자살했답니다...  아들도 낳은 부인이 거짓만 일삼다가 그가 사업차 북쪽에 가 있는 동안 바람이 났는지 이혼소송을 걸었는데 엄청난 금액의 돈을 요구하고 특히 아그라 지역에서 소송을 하기에 법원 출두시는 하루 온종일 걸린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의 이야기에 맞장구도 쳐주고 힘들었던 지난 세월에 안타까워 하면서 40여분간의 시간을 보내었더니 벌써 밤이 깊어졌습니다.

헤어지면서 사진을 남겼습니다. 당부했지요. 어려운 이런 상황도 곧 지나갈거다... 힘을 내라고요. 그는 자신이 상당히 유명한 운동선수라고 하였는데 참 안된 젊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도에서도 요즘 이혼하는 가정들이 늘어납니다. 주로 남자측의 잘못으로 가정이 파탄 나는 경우가 많은 듯 한데요, 이 젊은이처럼 여자 측이 돈만을 보고 결혼해서 별 볼일 없다 싶으면 이혼하여 한몫 챙기고자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듯 합니다. 그렇게 사는 세상이 두렵지도 않은 모양이지요?


****

저녁 탈리를 먹고 밖에 나가보니 건물 외부의 조명이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면서 화려한 자태를 보여줍니다. 사진 몇장을 또 찍었습니다.

상상과는 좀 달랐지만 자연과 벗하면서 보낸 하루였고 맛있는 저녁 탈리와 아침으로 시킨 포하와 알루 파라타! 한국 가면 많이 그리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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