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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Feb 21. 2024

2월초에 다녀온 인도 중산층의 결혼식

신부의 아버지는 여러모로 맘이 아파요!

이날 결혼식은 델리 근교 하리아나 주의 토착 Jat 커뮤니티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들은 대체로 골격들이 크고 우람하고 다부집니다. 주로 운송업.부동산딜러.유통.임대사업.로컬 정치운동 등 자영업에 종사합니다.


부모세대는 1루피라도 챙기는 짠돌이 소리를 듣고 살지만, 자식들은 BMW나 벤츠 차를 몰고 다닙니다. 참고로, 신랑은 엔지니어, 신부는 의대졸업한 재원입니다. 다우리(신부지참금)로 식장 앞에 큰차를 장식해서 놓아두었습니다.


저희는 신부측 아버지의 초대를 받아 갔는데 아버지와 최측근 친구의 얼굴이 계속 울상입니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딸을 시집보내어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눈치상 신랑쪽에서 좀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는지 정장도 잘 갖추어 입지 않았더라고요.


힌디가 짧은 저희가 분위기를 살리느라 노력했는데도 부인과 신부와 사진찍는 분위기에서도 웃지를 않기에 평생에 남는 사진이라면서 웃으라고 몇번이나 얘기를 했었네요...

저희 부부는 공원에서 만나던 구면의 사람들을  잔뜩 만날 수 있어서 그 또한 즐거웠습니다.

하객 가족과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남편은 소방관, 부인은 간호사라고 합니다. 놀랍게도 남편 어머니가 40대말이고 아들은 20대말이라고 합니다. 일찍 결혼해서 일찍 아이갖고 생활전선에 함께 뛰니 경제적 독립이 빠릅니다. 인도의 건강한 중산층 단면을 봤습니다.

후카, 돌아가면서 한모금씩 핍니다. 코로나 시절 금기시했던 것들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 하면서 하나씩 복원됩니다.


이번 결혼식에서 처음 본 인상적인 광경이 있었습니다: 신부측을 대표하는 여성들이 쭉 나열해서 말타고 들어오는 신랑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신랑이 어디에 시선을 둬야 할 지 몰라하면서 여성동무들 환대에 폭 빠져서 정신없습니다. 신부측 대표 여성들도 잘 생긴 신랑 보느라 정신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ㅎ 신랑이 키가 훤칠하니 잘생겼더라고요.

대가족제 인도만의 강점이라고나 할까요? 친지들이 결혼식에 참여해서 함께 역할을 맡음으로해서 평생 경험을 공유하는 추억거리가 생깁니다. 이들은 두고두고 결혼식 이야기 꽃을 피울겁니다.

흥에 겨운 춤, 빠질 수 없습니다.

저희도 분위기에 휩쓸려서 추억거리를 만들었습니다.

주변의 강권에 못이겨서 남편이 무릎 꿇고 프로포즈 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었지요.

전날 소나기가 내려서 걱정했더랬는데 다행히 앞쪽 도로만 질퍽거렸고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선남 선녀의 결합,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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