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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Feb 25. 2024

차박 인도여행 호주 부부와 5개월만에 델리에서 상봉하기

세상의 다양한 인연들, 남편의 글 가져왔습니다.

며칠전 MP州 정부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했던 글을 올렸을때 소개했던 호주부부를 쿠탑미나르에서 만났습니다. 어찌 된 건지 델리 기차역 근처 빠하르간지 호텔에 묵는 바람에 서로 거리가 멀어졌기에 언제 만나나 했었지요. 그새에 부부 둘 다 식중독으로 이틀간 생고생했답니다. 왓츠앱으로 설사에 잘 드는 약과 껍질 벗겨서 먹는 과일과 로컬물 대신 코코넛을 마시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시킴주 펠링의 어느 맛있는 모모집에서

숙소예약이 늦게 된 바람에 계획이 어긋난데다가 식중독에 걸렸다고 하기에 빠하르간지쪽으로 찾아가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저흰 십수년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빠하르간지 갔었는대요, 워낙 번잡하고 사람통행도 많아서 운전기사도 차 몰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었던... 그리 좋지않은 기억을 갖고 있기에 썩 내키지가 않았지요.  


그러던 차에, 다행히 나아졌고 오늘 저희집 근처 쿠탑미나르를 보러 오겠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시간을 정하고 함께 투어하고 점심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초행길인 시내를 관통해야하니 대형 찝차를 몰고 오기엔 부담스럽고 교통체증 때문에 시간 맞추기도 힘들것 같아서 메트로를 타고 왔습니다. 호주부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측이 안되어서 만나려고 했던 시간보다 한시간 먼저 도착했다고 하길래 먼저 투어하면 저희는 도착하는대로 들어갈테니 나중에 합류하자고 했습니다. 당초 만나기로 했던 시간에 도착하자, 자기들은 다 둘러봤다고 합니다.^^  왠 사람들이 그리 많은지요? 봄바람에 취해서 상춘객들로 엄청 혼잡합니다. 이들 부부에게 출구로 나오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쿠탑미나르의 출구에서 기다리다가...

여러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상봉~~ 웬걸요? 10년은 늙어보여서 못알아 볼 뻔 했습니다.^^ 작년 11월 챈나이에서 댕구 걸려서 고생했고 이번에 식중독으로 또 고생하다보니 20kg 줄었다고 합니다. 차 몰고 다니는 여행 자체가 얼마나 힘든지 상상이 갑니다. 그래도 이들 부부의 얼굴 표정은 매우 밝습니다.

가보고 싶었던 블루 토카이 카페... 한국 카페처럼 카푸치노 위에 멋진 무늬를 연출했으나 식은 듯해서 별로 였음.

두번째 대면 만남이지만, 그간 잊을만 하면 메시지와 사진을 주고받았기에 오랜 친구 만난 듯 반가웠습니다. 자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고 델리에서 사는 이야기 그리고 여행중에 아팠던 이야기 등을 나누다보니 한시간이 금새 지나갑니다. 아직 먹는거 조심해야겠다기에 근처 갤러리내 카페에서 케익과 커피로 가벼운 점심을 했습니다. 갤러리 전시회 함께 둘러보고 잘 가꾸어진 정원내 조각상에서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 부부는 뭄바이에 차를 주차해 놓고 어머니 계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한달간 체류하고 (비자 갱신 목적도 있음) 뭄바이에서 라자스탄 州 삥 둘러보고는 델리에 입성했었지요. 앞으로 여정은 파키스탄쪽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황금사원이 있는 암리차르로 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리곤 이란.아프가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여럿 스탄 형제국을 거쳐  아르메니아.터키 등지를 거쳐서 이탈리아로 가서는 북아프리카까지 섭렵하고 스페인으로 건너갈 일정을 잡았다고 합니다. 금년 말까지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햐~ 이들이 하는 말을 따라서 상상속 지도를 그려 보는 것만 해도 숨이 차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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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3년차 차박 인도 여행중인 스페인 노부부 또한 고향에서 한달 넘게 쉬었다가 며칠전 뭄바이에 도착했습니다. 밴은 뭄바이에 주차해 두었고 몸만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이들 부부는 비자 갱신을 파키스탄에서 할 계획인데요... 파키스탄에서 비자갱신하더라도 인도로 다시 넘어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이란 쪽으로 해서 들어왔던 루트 따라서 스페인으로 되돌아가는 대장정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 나중에 만나게 되면, 밴을 배에 실어서 보내고 당신들은 비행기로 돌아가면 될텐데... 그 연세에 굳이 차 몰고 그 먼 험한 실크로드 길을 따라 되돌아가는 이유를 꼭 묻고 싶습니다.^^ }

그리운 얼굴들, 즐거웠던 시간들...

언제나 봐도 반가운 얼굴입니다. 여행이 주는 樂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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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볼레로 부부가 진작에 이들 스페인 부부와 호주 부부를 서로에게 소개해 주었습니다. 차박으로 인도 여행하는 공통점이 있으니 서로 어려운 일이 있을 적에, 특히 비자갱신 관련해서는 경험을 나누면서 아주 유용한 도움을 주고받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는 그동안 메시지로만 주고 받다가 내주 암리차르에서 드디어 만날 예정입니다. 워낙 개성들이 강하기에, 함께 가지는 않더라도 서로 의지하면서 유럽으로 가는 내내 동반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광활한 인도 땅에서 어찌어찌 인연으로 이들 부부들을 서로 알게되어 인연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외지에서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다가가서 어려울 적에 도움의 손을 내밀 때 조금이나마 정성껏 힘이 되어주다보니 헤어질 땐 격하게 껴안으며 아쉬움의 작별을 나누게 됩니다. 흔치않는 경험을 서로 공유하면서 갖게 되는 우정이라고나 할까요?


친구를 사귀는 것은 나이와 상관이 없어보입니다. 모두들 사회생활을 오래 했기에,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심과 관심 그리고 오픈 마인드가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인도에서 살다보니 겪는 인생길... 일상에서 전혀 마주칠 일이 없던 이들과 친구가 되었다니... 그러면서 상대방의 삶을 알아가면서 배우는 것 또한 적지 않습니다. 단조로운 외지생활에서 톡톡히 자극제 역할을 합니다. 볼레로가 생각해도 인도에서의 삶은 참으로 예측불허, 흥미진진합니다.


#인도에서공부하기 #호주부부&스페인부부 #차박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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