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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Mar 22. 2024

케랄라가 부른다! 1편

트리반드룸과 20여년전의 추억

코비드후에도 굳건히 인도를 지키는 우리부부가 이제는 인도를 떠나야지... 하는 생각을 드게 만드는 것이 소소하게 병원을 찾게되는 일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인들의 배려와 소개 속에서  최고의 병원인 AIIMS에서 무료로 치료받는다거나 (안과, 이비인후과) 지인의 치과병원에서 돈을 안 고 치료받습니다.. 그러니 더욱 부담이 됩니다. 지인에게 여러번 처치및 신경치료에 크라운까지 했기에 두번이나 돈을 대략 10만원가량씩 넣어서 드렸는데도 일부러 집에 찾아와서 돌려주세요. 그러다보니 다른 치과를 다녔는데 거기서는 또 치료비를 너무 차지하구요...ㅠㅠ


최근 동생뻘이자 절친이 일본으로 돌아가버리자 더욱 한국에 가서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22년간 여섯번이 넘는 이사 속에서도 우리 곁에 있어준 커다란 냉동고, 아이들이 쓰던 커다란 책장겸 책상, 사장님 의자 두개, 1인용 침대, 전열기구 2개등을 헐값에 넘겼습니다. 10몇년째 알고지내던 에이젼트 쿠마르씨는 신수가 훤해서 나타났습니다. 구루가운에서 델리 올적에 에어콘 6대및 여러 물건을 제게서 사갔는데 한국사람에겐 익숙한 인물입니다. 중고품 거래의 달인이지요... 나에게서 많은 물건 싸게 사가지고  가서 부자됬다고 했더니 웃습니다! 호도나무에 조각한 거실등이 우리집에선 모자걸이로 전락해서 먼지만 뽀얗게 쓰고 있는데 좋은 줄 어찌알고 달랍니다.ㅎ 기분파인 저는 ㅇㅋ!

남편 파트너가 남편의 귀국한다는 소식에 우리를 그만 두지 않습니다. 케랄라사람인데 거의 20 넘게 알아온 사업 파트너겸 지인으로 본인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본인 공장을 짓는데 도와 달랍니다.


갑자기 방향전환이 됩니다. 아직도 인도가 저희를 놓아주지 않네요... 케랄라라! 인도 최남단의 주입니다.


**** 이십여년전의 추억소환입니다.


22년 전, 코발람 비치, 백워터 그리고 인도 최남단 카냐쿠마리를 둘러본 케랄라 가족 여행을 갔었지요...

그 당시는 직항기가 없어서 뭄바이 경유했었고 뭄바이에서 공항이 달라서 아타고자 에어콘 팡팡 나오는 공항문을 나서자 더운 열기로 안경에 김이 확 서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코발람비치에서 당시 유일한 5스타였던 아쇼크 호텔에 들어갔는데 정부호텔이다보니 세상에나... 비누등 조악한 제품에 아침도 안줍니다. 당시 1박에 7500루피였던 것 같아요. 지금도 큰돈인데 20년전에는 우리가 세상물정을 잘 몰랐고 순진했고 모든 것을 한국 여행사에 일임했었지요.


그런데 트리반드룸 공항에서 지도를 챙기는데 한 젊은이가 자기 호텔 얘기를 했었거든요... 백워터 투어도 공짜로 하고 3끼 다 최고의 음식을 준비해주고 봉파이어에... 4500루피.

반나절 호텔 전용 해변가 파라솔 밑에서 지내다가 아이들과 저희 부부 식사비로도 엄청 나오겠다 싶어서 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다음날 데리고 오라고요.

위치만 최고였던 아쇼크는 나중에 타지호텔로 되었다고 합니다.


텔레비에서만 보던 나무로 만든 쬬삣한 배를 타고 수풀이 우거진 백워터를 타고 들어가던 기억은 사진으로 남아있습니다. 뱃사공이 젊은이로 잘생겼고 우리 아이들을 참 이뻐했습니다.


그런데 평소 안아프던 꼬맹이 아들이 갑자기 열이 펄펄입니다. 차가운 물로 시프해주고 했는데... 하도 둘째때문에 신경을 써서 묵었던 곳의 분위기라던가 음식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외진 곳으로 들어왔다는 생각에 주인을 만나서 아가가 위독해지면 안되니 다시 시내쪽으로 돌아가야된다고 했고 그분이 지인 호텔을 소개해주었습니다. 2800루피.

히비스커스, 참파, 부겐빌리어 등 낯익은 꽃들 외에 생경한 나무와 꽃들이 보인다. 아~ 남인도에 왔구나... 실감중!
아침먹기 전 호텔을 나와서 한바퀴 돌았다. 깨끗하고 조용하다. 참 좋은 곳에 자리잡았다.

배를 또 타고 택시를 타서 도착한 곳은 엄청 큰 호텔이었고 스위트 룸에 묵었는데요... 우리는 다행히 열이 내린 둘째아들과 큰 아들을 가운데 끼고 꿈나라에서 헤매던 중... 갑자기 둘째가 엉엉 웁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이지요.

귀를 만지면서 자지러지게 우는데 저희 부부는 어쩔줄 모르다가 렌턴을 구해서 귀를 보니 뭐가 나온다고 남편이 잡았습니다. 개미였어요! 천만다행이지요.


정신차려 불을 켜고 보니 세상에나! 개미 소굴입니다.

우리가 델리서 가져온 구운 오징어를 넣은 비닐을 의자에 걸쳐놓았는데 개미군대가 그곳까지 진출해서 구멍을 뚫어서 만찬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무서웠습니다.

두아들은 진정된 뒤에 깊은 잠에 빠졌지만 저희부부는 한숨도 못자고 두아들을 지켰던 기억이... 방을 옮긴 것 같은데... 하도 놀라서 기억이 없습니다.

델리에서는 한달뒤에 피는 아말타스와 굴모하가 여기서는 한창이다.

해변에서 놀다가 델리 친구를 만났습니다. 스위스대사관에 근무하는 유럽인이었는데 남편이 파키스탄인이었나? 같은 베이비그룹이었는데 딸의 얼굴이 좀 검었습니다. 자기네는 해변가 바로 위에 작은 모텔?(인도에선 다 호텔입니다)에 묵는데 500루피에 있다고 합니다. 아니? 무슨 호텔 값이 고무줄도 아니고... 결국에는 소개해준 그 호텔로 갔습니다. 저희는 있어보이는지 더 달라고 해서 600루피.ㅎㅎㅎ 그냥 단촐하니 침대와 텔레비, 화장실만 있는 곳이었지만 마음만은 편해서 그곳에서 유일하게 2박3일을 지내다가 돌아왔었지요.

난생 처음보는 나무, 꽃도 이쁜데 무슨 코코넛 같이 생긴 것이 주렁주렁 위로 가면서 많이도 달렸다. 물어보니 못먹는 것이라고. 그림의 떡!

그러면서도 택시를 불러서 인도 최남단 까냐꾸마리도 가고 가는 길에 최고의 목조 왕궁인가 템플인가에 들렀던 생각도 납니다. 남인도의 채색된 아름다운 템플들을 많이 지났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에도 랄라 사람들은 영어를 구사하고 사람들의 성향이 순진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도 어리숙하고 착했으니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었던 것 같아요.


그리곤 기억의 저편에 간직된 곳, 케랄라에 살아갈 생각을 갖고 떠나는 여행입니다. 2박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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