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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Jun 24. 2024

최고의 피서지, 국립 박물관 관람

피서를 현명하게 즐기는 방법 한가지

일요일이라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6시 반경 길을 나섰습니다. 우리 부부의 아침은 소박하면서도 당뇨를 염두에 둔 밥상입니다.


양파, 오이, 당근, 삶은 비트를 손톱사이즈로 잘라서 올리브유, 감식초, 소금 약간 뿌려서 먹습니다. 남편이 금요일날 밤늦게 오더니만 입술이 부르터서 계란스프를 간단하게 끓였습니다.(입술염증에는 토마토가 잘 듣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넛츠가 많이 들어있는 건강빵 한두조각.


아라밸리 공원 초입에서 독특한 새 가족을 보았기에 이름이 뭘까 하던차에 쿠마르씨를 만났습니다. 저번에 부인과 같이 만났을 적에 케랄라 간다고 얘기했었기에 자연 이야기 방향이 케랄라 쪽으로... 다음번에 자세히 쓰겠지만 사회주의 당이 권력을 잡고 있는 곳이라 노조의 파워가 세고 외부인이 많이 힘들 것이라면서 경험담을 얘기해 줍니다. 살아있는 실전 교육을 많이 받았네요... 그분과 걷다보니 너무 늦어서 템플 장식과 푸자를 하는 울 동네 어른들과는 죠우를 못했습니다. 우리 부부를 기다렸다고 그러더군요...


그냥 돌아가기 섭섭해서 모글리 레스토랑에서 포하와 차이도 먹어주고...


오후에는 국립박물관에 가고자 했기에 이른 점심은 시킴하우스 전시장에서 산 모밀 국수로 온면을 만들어서 먹고..

 출발!

방학중이라 부모님 손잡고 함께 온 가족들과 외국인들이 대부분입니다. 날씨가 좀 덥습니까? 시원한 AC가 나오는 박물관 나들이는 피서도 하고 인도 역사도 공부할 좋은 기회입니다. 저희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장장 4시간을 박물관에서 보냈습니다.

과거 박물관 대학에 다니면서 인도의 문화와 건축에 대해서 공부한 적이 있는데 너무도 생소하고 많은 용어 때문에 받아적느라 용을 뺐던 생각이 납니다. 논문을 제출하라고 해서 여기저기 컴퓨터에서 찾아서 짜집기해서 제출했었는데... 수료증은 받았으나 제대로 된 연구작품이 아니다보니 거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열심히 출석하면서 강의에는 진심이었지요...

커다란 부채가 눈에 띄여서... 저 무거운 것을 들고 주인님 시원하게 하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꼬...

GF의 고대의 하라파 유적들은 너무 많이 봤던 것들이라 2층부터 내려오기로 했답니다. 북동 인도의 여러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중앙아시아의 유물들과  불교 유적들이 보여졌습니다. 불교의 전파루트가 거미줄처럼 얽혀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신장 자치지구에 위치한 돈황동굴은 1천개의 동굴에 부처님을 모셨다고 합니다. 2층은 처음 가본 곳이었는데 다른 층의 전시규모에 비해서는 소박하다고 생각되었지만 불교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았습니다.

구자라트 자인교 신자들과 악기와 춤꾼들의 일상을 목재조각 지붕으로 만들어서 360도로 표현했습니다. 네루수상과 초대박물관장이 포즈를 취한 사진이 옆에 있길래 흉내내서 한컷 찍었습니다.^^

비슈뉴신의 자가용, 가루다 앞에서 포즈를 취했습니다. 개인적으론 가루다를 무척 좋아합니다.

부처님의 일생을 다룬 세션이 독립 건물로 상설 전시하고 있습니다.

귀하고 아주 정교한 조각상들을 모아놯습니다.

유구한 역사는 자긍심을 고취하고 뿌듯함을 줍니다만, 박물관 관람하는 입장에서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넘치는 유물들을 보자니 다리가 아픕니다.

한국의 지도가 제대로 안되어 있던데... 왜 뜬금없이 경주가 나라이름으로 적혀있는지 모르겠다... 신라와 백제가 좀 올라가 있다.

돌아서면 뭘 봤는지 금새 잊어버립니다. 너무 방대한 인도의 유물들을 대하다보면 다 그것이 그것 같아집니다. 이번에는 청동과 돌로 만든 힌두유물들은 스킵했습니다. 다음에 잊어버릴만 하면 다시 찾아와서 기억속에 집어 넣어야지요.

아쇼카의 칙령이 적혀있는 돌인데 외부에 놓아두면 글씨가 다 없어져 버릴 것 같다... 그리고 인도의 대표적 유물의 사진들
입구에 놓여져 있던 정교한 상
해양의 신, 바루나. 남편이 해군장교 출신이라 여기에 꼭 들른다.
원숭이 신 하누만이 들고다니던 봉 같아서 포즈를 취해보라고 했다.ㅎㅎㅎ

두어시간 만에 피곤해져서 돌아가려고 나왔는데 카페에 들러서 마실 것을 먹고 갈까 하다가 말레이지아에서 온 분을 만났습니다. 3대째 말레이지아에 자리 잡고 있지만 고향집은 여전히 지니고 있네요. 한달째 인도에 계시는데 고향인 바르나시 근처에서 지내다가 넘 더워서 델리의 사촌 집에 왔다고 합니다. 고향집의 사진을 보여주는데 지방 유지의 집인듯 대궐수준이었습니다...  대단하지요? 3~4세대가 넘어가는데 여전히 인도에 토지와 집을 소유하고 있다니...

조카가 모시고 다니더라고요. 참, 무슬림입니다!

특이하게도 불교에 아주 관심이 많은 무슬림이셨어요. 그래서 두시간이 넘게 대화를 나누면서 카페 옆에 있는 부처님에 대한 상설 전시장 구경을 같이 했습니다.


참 관대한 마음씨를 가진 분이셔서 인상에 남습니다. 예전 옆집에 살던 돌리 다음으로 괜찮은 무슬림 한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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