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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Oct 15. 2024

서울 생활 이모저모

웬지 시간이 빨리가는 한국생활

어머니께서 잘 걷지를 못하신다. 몇달간 많이 아프셨는데 그 여파인 듯... 여기저기서 약을 처방받아 하루에 약만 이십여개를 먹고 몸에 좋다는 건강 보조 약과 식품을 또 여러가지 드시고 계신다... 이러니 웬만한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을터...


인도에 살면서 전화할 때면 같은 반찬은 먹기가 싫고 어쩌고 하시기에 내가 와선 매일 새로운 반찬을 아침 저녁으로 해드리려고 애를 쓰는데 내가 하는 음식은 맛이 없다면서 잘 안드신다. 많이 속상하다... 벌써 몇 번째나 목소리를 높였는지... 그토록 많은 약을 드시니 웬만한 통제는 듣지도 않는 듯.


병원 갈 적마다 거의 10만원씩 한다는 주사를 맞고 계시는데 그것도 효과가 떨어진 듯 다녀오신 날부터 아프다고... 나이 들면 어린이가 된다고 하는데 손자를 불러서 이것저것 시키면서 관심 받는 것을 즐겨하신다.


또한 동생이 오면 좋아라 하시면서 동생이 만든 모든 음식이 맛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음식이 짜고 맵고 영양학적으로 아주 엉망인 것을 입맛에 맞는다고 하시는 듯하다.  물론 나도 동생이 해주는 것이니 맛나다고 먹는데 사실 건강이 걱정이 된다. 조미료 범벅에 짠 음식이 주가 되니... 인도에선 라면이 귀해서 먹지도 못했지만 여기서 벌써 라면을 몇개나 음식에 넣어 먹었는지. 물론 나도 경상도 음식에 익숙하여 잘 먹긴 한다... 허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심해야 된다는 생각에 늘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복잡한 가정사는 차치하고 둘째 아들 군대보내기 작전에 들어갔다. 영등포구청역 근처에 청년 센타라는 곳이 있는데 처음에는 거기에 가라고 하면 싫다고 하였는데 그 곳에서 몇시간이고 일을 볼수 있다 보니 자주 그 곳에 가는 듯 하다. 물론 커피 전문점에서 시간 보내기도 하는데 중간중간에 불러내어 점심 사주거나 간식을 사주면서 격려를 하곤 한다.


주로 남산과 명동, 여의도 지역에 왔다갔다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어서 멀리 가는 것과 지인들과의 만남은 당분간 다음 주로 미루고 있다.

단골이 된 남대문시장의 형제횟집, 군대에서 쓸 심플한 안경을 맞추러 왔다
1시반이 넘었는데도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변함없는 맛!
샤브샤브를 먹으러 동생네 집 근처로...  매번 서울 올 적마다 한번씩 들르는 곳인데 특별히 아이스크림도 가져다 준다.
오랫만에 뮤지컬 관람. 동생이 성당의 주요인물이라 그런지 VIP 석인듯 신부, 수녀님 바로 뒷자리 가운데에서 관람하다.

동생이 뮤지컬 초대장을 주어 수십년만에 지자체 아트홀에 다녀왔었다. 바로 뒤쪽에 위치하고 있기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근접성과 편이성이 있지만, 재미있게 편한 마음으로 관람할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걱정반, 기대반으로 갔었다.

다행히도 <성인 김대건>이라는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뜬금없이 시대를 넘나들면서 극단 출연진들이 일상의 복장을 입고는 10년 넘게 말단역을 전전한다거나, 시니어 배우는 배역을 맡지 못한다는 고충들을 토로하고 극단 대표는 언제 돈 벌어서 대출금 갚나?를 고심하였다...ㅎ 의외의 진행이었다.


하이라이트 장면, 김대건 신부 일행은 신학을 배우기 위해서 배를 타고 가는데 거친 풍랑을 만나 가진 짐 모두 버리며~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라고 하는가 하면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출연진들은 가진 짐 보따리 버리는 것에 갈등을 표출하였다. 가진 것도 변변치 않은데, 뭘 더 버려?? 하나님 믿으라~니,  어찌 할 지 갈등이 서로 치고 올라온다...


관객에게도 강하게 어필하는데 관객도 풍랑에 처한 장면이 바로 자신으로 오버랩되는데... 자신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떠올리면서 이 절체절명의 순간 어찌 탈출할 것인가를 고심하게 만든다.


뮤지컬.춤.대사.의상.언어 전달력.무대의상 등등 복잡다단한 것들을 단순하되 극적으로 표현한 기획력.연출력이 탄탄하였고  한시간이 넘는 공연이 금새 지났다.


가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남산 도서관 가는 길에 푸른 까치?를 보다. 길조인듯.

어느 날은 저녁을 일찍 먹고 노래방으로! 코인 노래방이라고 처음 가보았다. 12곡에 5000원. 오랫만에 신나는 노래를 음정도 안 맞으면서 실컷 불러제꼈다. 울아들은 노래도 잘부르는데 매너도 좋아서 오래된 팝송을 선곡하여 같이 부르도록 하였다. 웃기는 것은 남편이 부른 <발길을 돌리면서>가 만점!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사실 남편은 공인 음치인데... 내가 옆에서 소리를 높여 따라 불렀는데 역시 노래방은 목소리가 커야 제격인가보다.


큰아들은 시간을 못내는지... 보고픈데 연락이 없다.

우리들의 신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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