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와 설악산
아들이 휴가 나와서 레지던스에서 고기 구워 먹었다. 이번에도 무슨 화장품을 많이 사가지고 와서 안기는데...ㅎ
메뉴) 삼겹살. 이번에도 롯데 마트의 세일한 돼지고기의 맛이 좋았다. 양상추로 쌈싸먹기(상추를 잊어먹고 못사왔네), 양상추와 토마토 샐러드, 김치 두가지, 북어 콩나물 두루치기, 말린 우럭 구이, 된장 찌게등.
공간과 그릇이 부족하여 대강 차렸지만 맛있게 먹는 아들의 모습에 행복이 밀려온다!
둘째는 운이 좋다. 형에 비해 군대 가는 것 부터 외출 나오는 것 까지 부모와 함께 하니... 맛있게 먹어주는 아들이 고맙고 이후에 안양천을 잠시 걷고 나서 친구와 테니스 치러 나갔다.
다음 날은 속초행. 새벽부터 나가야 하는데 아들이 12시가 넘어서 들어왔다. 할머니 집에서 안자고 우리 레지던스에 오겠다고 해서 작은 공간을 정리해서 잠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다가 3년전 둘째 졸업을 축하하러 헬싱키에 가서 대학기숙사에서 우리 가족 4명이 옹기종기 몇주간 지내던 기억이 난다. 그리운 시절 이야기이다.
새벽에 일어나 동서울 역에서 고속버스로 속초행!
케랄라가 그리워 바닷가를 보려고 왔는데, 설악산이 지척이라 도착하자마자 버스를 타고 설악산으로! 렌트카를 빌리려 했으나 안내소의 직원분이 버스편이 잘 되어 있고 택시도 근거리여서 렌트카를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하였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바다와 잘 가꾸어진 속초와 양양의 거리를 만날 수 있었고 도착해서는 케이블카를 탔더니 절경을 볼수 있었다. 아, 멋지다... 설악산!
사실 설악산하면 고등학교때 수학여행을 간 곳이었는데 여관집 음식이 너무 맛없고 특히 도시락이라고 싸준 것이 단무지와 콩장이던가? 안익은 김치 몇조각이 생각나는 곳이었기에 다시 가고 싶진 않았었다. 더군다나 울산바위인가? 흔들바위인가 새벽에 올라간 길은 너무도 힘이 들었던 기억만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편안하게 올라갔고 남편과 아들은 더 위로 올라갔지만 나는 전망대에서 쉬면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오랫만에 사람구경, 경치구경도 실컷하였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유명한 중앙시장에 들러서 88생선구이로 저녁을! 맛은 있었으나 바닷가 치고는 가격이 비쌌다. 무조건 인당 2만원. 지난번 정선 가서 생선의 가격을 대강 알고 있었는데 특별한 것도 없는 생선구이여서 처음에는 실망했지만 담당직원이 오며 가며 생선을 아주 맛나게 구워주어서 엄지 척! 점심 때도 먹자골목에서 현지인이 알려준 이선장 집에서 물회와 대구탕으로 맛있게 식사를 했던 터라 기대를 하지 않았어도 이제 속초의 맛에 대해서는 중간은 간다!ㅎ
다음날 아침은 부페식으로 알차게 먹고 비가 내리기에 아들은 호텔에서 쉬고 우산을 빌려서 아바이마을로 고고! 60년대에도 존재했다는 갯배를 타고 지척의 거리를 가면 나오는데 사실 벽화를 보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소득은 있었다. 저멀리 전날 갔던 속초 아이(대관람차)가 보이는 것이다. 걸어서 갈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전날은 택시로 먹자 골목을 갔던 터라 호텔에서 택시를 부르려고 했었는데 바로 몇킬로 앞에서 보여지는 것이었다.
호텔로 돌아와 점심을 중앙시장에서 먹고 영랑호를 가보기로 하였다. 비가 오는 시장은 혼잡하진 않았으나 맛집을 찾아 가기가 그래서 근처의 칼국수집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의 칼국수와 북어국이 맛있었다. 동네 맛집인지 할머니 여섯분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또 성공!
시장에서 영랑호 가는 길은 오르락내리락 하였으나 드디어 마주친 우중의 영랑호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어울어진 넓은 호수의 풍광이 지나는 사람이나 차가 없어서인지 정말 운치가 있었다. 신라시대 화랑도 수련장소였다고 하며 북경의 이화원이나 일산의 호수가 연상되지만, 자연경관은 이곳이 훨~ 나아 보이고 초입만 걸었지만, 여운이 짙게 남는다.
호수를 한바퀴 도는데 2시간 여 걸린다고 하는데 중간에 돌아오기가 난망하다고 하여 길따라 걷다가 다시 중앙시장으로!
저녁으로는 중앙시장에서 사온 도넛과 꽈배기, 집에서 가져간 약밥과 계란, 과일 등으로 간단히 때우고 굿밤! 하루종일 비가 오기에 나가서 밥 먹기가 좀 그랬다.
마지막 날에도 아침을 충분히 먹고 어머니 선물을 사기위해 그리고 장을 보기위해 길을 나섰다. 호텔 뒤가 번화가인지 유명 브랜드의 샵들이 즐비해 있었다. 아침에 일러서인지 대체로 오픈이 안되어 있었으나 PAT에 들어가서 여름에 입기 좋은 블라우스를 보다가 시장 초입에 김창숙 부티크가 크게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예전에 좋아했던 브랜드인데 우리들과 부모님 세대들에게 어필하는 옷이기에 가보았더니 마침 문이 열려 있었다. 거기서 맘에 드는 옷 한벌을 구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호텔도 인터넷 상으로 평이 좋은 곳으로 정했는데 아주 만족스러웠다. 세명이 이틀 머무는데 22만원, 아침이 포함된 디럭스방인데 14층 베란다에서 청초호가 다 보이는 아주 경관이 좋은 곳이었다. 침구도 푹신하고 욕실도 깨끗하고 무엇보다 아침을 야무지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씨크루즈 호텔이라고 별다른 부대시설은 없었지만 편안한 가족여행으로 추천할 만한 호텔이었다.
마지막 날은 계획한 대로 갯배를 타고 아바이 마을을 지나서 대관람차가 보이는 곳으로! 그곳의 현지인으로부터 낙지볶음 잘하는 데를 소개받아서 뽕삘 낙지 라는 곳에서 맛있는 낙지와 여러 해산물을 넣어서 거의 튀긴 듯한 특이한 전을 점심으로 먹고 서울로 고고!
2박 3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아들과 함께 하여 좋았고 속초에 머무는 동안 좋은 구경과 먹거리 경험을 했기에 다음에 한번 더 찾아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