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축제
새벽에는 에어로빅, 저녁에는 하루 걸러 필라테스, 그리고 여러 병원을 다니느라 그동안 브런치에 글을 쓸 마음의 여유가 없었네요...
그러다가 오늘 벼르고 벼르던 마곡 서울 식물원을 다녀왔어요. 마침 허준기념축제가 열린다고도 하고. 계속 비가 오락가락하였고 한국어 교원 수업이 주말에 하루종일 4일을 하는 바람에 가질 못했었는데.... 어제 필라테스를 끝내고 토요일인 오늘도 4시에 특별 수업을 하겠다고 선생님이 그러시던데 많이 힘들어서 쉬어야겠다고 메시지를 전하였어요.
가는 길에 겸재 정선 미술관에 먼저 갔어요. 우리나라 박물관 시설은 참 잘되어 있습니다. 찬찬히 구경하자니 겸재가 65세에 양천 현령으로 부임하면서 강서구와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우장산에도 그가 그린 그림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84세를 일기로 별세하셨는데 당대에 진경산수및 동물들의 그림으로 유명해서 그의 작품이 많이 남아있는 편인 것 같아요.
어린 학생들의 흥미를 진작시키기 위한 여러 박물관 활동중에서 겸재의 그림중 고양이와 국화그림을 선택해서 내 맘대로 색칠을 해보았는데 오랫만에 색칠 놀이를 하니 즐거웠어요. 도서관도 작게 운영되고 있었는데 구석진 곳의 의자가 참 맘에 들어서 앉아서 도록을 뒤적이기도 했습니다.
운보 김기창 화백의 부인이신 박래현 님의 그림이 입구에 들어서자 딱 걸려있었는데 참 반가웠어요. 제가 좋아하는 그림인데 그곳에 걸려있더라고요. 위층의 운보 님의 벽을 꽉 채운 소그림도 좋았고... 사실 조선시대 정선의 그림보다도 더 울림이 컸던 것 같습니다.ㅎㅎㅎ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식당을 가려했으나 마땅치가 않아서 식물관으로 곧장 갔어요. 마침 4층에 식당이 있다해서 프리미엄 한식이라는 곳에서 갈비찜 2인분을 시켰습니다. 오랫만에 갈비찜을 잘 먹었지만 반찬이 다소 간소했고 미역국도 그렇고 따신 물도 좀 식은 것이 주어졌어요...
이후에 2층의 회의실에서 열린 시민 참여 행사에 참석했는데 서울 식물원 10주년 국제심포지엄이었고 오늘날 서울 식물원이 있기까지 기여한 많은 분 중에서 6분이 나와서 대담을 하는 자리였어요. 아직 식물원을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터라 덧붙일 말이 없었지만 식물원에 대한 기대가 배가되었습니다.
그리고 온실로 입장, 입장료는 5천원인데 충분한 가치가! 거대한 온실속에는 여러나라의 열대식물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좋은 공기도 실컷 마시고 인도에서 보던 식물들도 많이 보고 어린왕자와 바오밥나무도! 노랗고 붉은 색의 여러 종류의 난도 활짝 피어 있었고... 수련과 연꽃도 다양한 색을 자랑하면서 피어 있었어요... 아가들을 데리고 외출나온 가족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바깥으로 나와서는 공원길을 따라 갔더니 허준 축제가 열리고 있었는데 우리 부부가 즐길수 있는 것들은 안보였습니다. 그래서 피곤하기도 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6월에 보던 커다란 장미가 여전히 만발해 있는 것을 보기도 하고 열대지역의 특이하고도 어여쁜 꽃들을 많이 볼수 있었던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자주 좋아하는 식물을 대하고 싶어서 안내하는 곳에 가서 자원봉사에 대해 여쭈어 보았더니 마침 자원봉사단 회장님께서 계셔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가끔씩이라도 사회에 도움을 되는 의미있는 생활을 하고 싶어요... 특히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식물을 사랑하는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