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자라...
지난 토요일 오전에는 봉제산에 잠시 들렀다. 아직 단풍이 많이 물들지는 않았지만 푸른 하늘과 하얀 뭉게 구름이 가을이 한창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곳에서 마곡에 사신다는 분이 1시간 반을 걸어서 이곳까지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워낙 이쪽에 사셨는데 마곡이 개발될 적에 아파트를 3개나 사서 엄청난 이익을 남기고 2개를 팔았다고 하신다. 그 돈으로 이것저것 여행도 하고 즐기면서 산다고 하셨다. 나도 한국에 살았다면 그런 정보를 듣고 발빠르게 행동하여 부를 축적했을까? 정보원이 무슨 장관이나 정부 부처의 사람이 아닌 여타 부동산업자였다니... 주변에 흔히 볼수 있는 지인들인 셈이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만남이었다.
서둘러 점심을 먹고 마곡의 서울 식물원으로! 봉사자가 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1시까지 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버스를 10여분 이상 기다려서 탔고 가양동 초입까지 15분이 넘어 걸릴 정도로 정체가 심했다. 얼른 가양역에서 하차, 전철을 타고 양천 향교역에서 내렸다. 식물원까지 가는 길은 건물들 사이로 난 단풍든 정원 길을 걷는 것이어서 즐거웠다.
인포메이션센터에는 나까지 모두 4사람이 근무한다. 4시간! 이라고 하여 처음에는 흐억! 하고 봉사자로 참여하는데 두시간 정도만 하면 되지... 했는데 알고보니 최저임금도 준다고 한다.ㅎ 그리고 4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꿀봉사직인 듯하다.
대장님이하 다른 두분도 참 친절하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어 좋았다. 특히 내 옆의 한분은 교직생활을 다년간 하시고 역사지식이 탁월한 분이셨다. 무슨 역사 유적지방문 모임의 결성을 주도하셨다고 하며 나도 입회하라고 그러시는데 다음 방문지가 망우리 역사유적지란다... 아니, 그 전설의 고향이 연상되는 망우리 공동묘지!ㅎㅎㅎ 그래서 이번에는 참석하지 않고 다음에 가겠다고 말씀드렸다.
나도 간식을 챙겨갔지만 대장님이 맛있는 커피 믹스와 배즙, 과자 같은 것을 챙겨주셨다. 다음 번에 나도 뭔가를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우선에는 한달에 두번 정도로 말씀하셨고 나는 ㅇㅋ다!
처음이라 이것저것 배우느라 식물원에 들어가보지 못했는데 사람들이 질문하는 것을 이해하려면 구석구석 다녀서 익혀야 될 것 같다. 델리 집에서 100여개의 화분을 키우면서 식물과 꽃들에 사랑을 주고 받았던 터라 온실안에 키우는 열대식물들을 보니 인도 생각이 많이 난다. 정말 하고 싶었던 봉사였는데 기회를 주신 대장님께 감사드리고,
주중에 새마을 지도자탑을 거쳐서 발산역으로 해서 양천향교로 가는 길을 한번 걸어가 봐야겠다. 3개월간의 필라테스가 일요일 체력검사를 끝으로 마쳤기에 오늘부터 좀 여유가 생겼다.
주말이라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이 많았고 이것저것 문의하거나 휠체어나 유모차를 부탁하는 분들이 계셨다. 오랫만에 많은 사람들도 만날수 있었고 즐거웠다. 다음 달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