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저를 통해서 인도 델리의 대학에 입학하여 무사히 4년제 학부를 졸업한 청년이 있습니다. 그 청년이 4학년이 되어 구루가운의 한국 P 회사에서 인턴을 하게 되었는데 기숙사에서 너무 멀어서 고민 중이었지요. 마침 저희가 구루가운 아이콘 타워에 살 때였는데 큰아들이 첸나이에서 대학 다니느라 방 하나가 비어있기에 우리 집에서 다니라고 했지요...
전 잔소리 작렬합니다. 아침 먹고 가라고 일찍 깨우고 저녁에는 저녁밥 먹어야 되니 늦지 말라고 우리 아들처럼 이래라저래라... 물론 남편은 사회생활의 조언을 많이 해주었고요...
고맙게도 한국에서 첫 직장 월급으로 제게 명품 장지갑과 남편 지갑을 사서 손편지와 함께 인도까지 보내왔더라고요. 부모님처럼 챙겨줘서 힘든 인도 생활 무난히 마칠 수 있었다고요... 감동의 물결... 저희도 이후로 그 청년의 아버지가 보험 일을 하실 때 작은 보험 하나 들어주었습니다. 세상 일은 돌고 돕니다.
갑자기 안동 찜닭을 소개하려는데 그 청년이 생각날까요? 왜냐고요?ㅎㅎㅎ
우리 집에서 지난 지 한 달쯤 되었나? 인턴비를 받았다고 한턱 쏘겠데요. 우리는 괜찮다고 했는데 굳이... 한국식당에 가서 시켜먹었던 것이 안동 찜닭이었습니다.
전 식당 주인이 추천하는 것이어서 기대를 잔뜩 했어요. 왜냐면 제가 전에 먹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이름도 왠지 대갓집에서만 먹는 듯한 안동 찜닭! 처음 먹는 것인데 큰 접시에 나오는 비주얼도 근사하고... 푸짐합니다! 먹어보니 제가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후로 가끔씩 닭과 당면이 있으면 야채는 여기에 천지니까 이것저것 넣어 만들어 먹던 것이 바로 이 메뉴입니다.
요즈음은 음식 만들기도 쉽잖아요? 구박사와 유박사를 끼고 손가락만 좀 움직이면 아주 상세히 눈앞에 레시피가 펼쳐집니다.
전 그래도 택스트로 된 구박사가 더 좋습니다. 상상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브런치에 텍스트로 하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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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닭 한 마리 (작게 잘라달라고 하면 먹기에 좋습니다), 당면 한 줌, 떡볶이 떡(있으면 몇개 넣으면 건져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양조간장, 육수, 감자, 양파, 홍당무, 부추, 고추, 피망, 파, 버섯 등 (야채는 취향에 따라 가감하세요. 저희는 감자 많이 넣어서 먹었습니다), 청주나 미림, 마늘 약간, 소금, 후추, 참기름
만드는 법:(종이컵 작은 것 한 컵 분량입니다) 1. 커다란 웍이나 냄비에 닭을 지난번처럼 양파 반개 간 것, 마늘 간 것 1ts, 소금과 후추 약간, 청주나 미림 반 컵, 참기름 약간을 해서 재 놓습니다. 당면은 불려놓습니다. 2. 야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좀 크게 자릅니다. 감자는 돌려 깎기 아시죠? 보통 감자 양파 홍당무 파 고추 정도 넣으면 됩니다. 요즘 부추도 좋더라고요. 3. 재어놓은 닭고기에 물(전 그냥 다시마만 넣었습니다)이나 육수물 세 컵을 붓고 간장 반 컵, 설탕 한 스푼(가감하세요) 넣어 센 불로 끓이다가 중불로 20여분 익혀줍니다. 중간에 감자를 먼저 넣습니다. 4. 큼지막하게 썰어놓은 야채를 집어넣습니다. 간을 보아 필요한 것 더 넣습니다. 간장 더 추가해야 할 겁니다. 혹은 요즘은 춘장을 넣는 것이 대세라고 하더군요. 조금만 넣으세요. 5. 야채가 익으면 당면이나 떡볶이 떡을 집어넣어 10분 정도 더 끓이면 완성입니다. 6. 마지막에 참기름 약간 둘러주세요. 봉 아프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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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레시피에서는 레몬 치킨처럼 마늘, 고추맛을 낸 프라이팬에 잰 닭고기를 미리 노릇하게 구워서 맛을 배가 시키기도 합니다.
* 제 레시피가 과학적이지가 않지요? 기분에 따라 맛있게 될 적이 있고 좀 덜할 때가 있습니다. 참 인간적이지요? 간을 처음에는 싱거운 듯이 하다가 요리 중간에 맛을 봅니다. 대체로 남편이 짜게 만들면 안 좋아하니 제가 만든 방식이랍니다. 주로 싱겁게 해서 먹고 설탕과 조미료는 안 쓰는 스탈입니다. 그래서 위의 레시피는 제가 만드는 것에다가 구박사표 참조했는데 대강해도 맛이 없을수 없는 조합이니 용기를 갖고 도전해 보세요.
이름 근사하잖아요? 안동찜닭!
뭔가 있어 보이는 메인 디쉬로 가족의 행복이 익어갑니다!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이 아름답네요.
오늘 저녁에 날개와 가슴살로 만든 찜닭입니다. 어떤 분이 알려준 대로 춘장을 넣었더니 색깔이 넘 진해졌어요. 그래도 감칠맛이 있던데요... 야채로 파를 얼린 것을 집어넣었더니 종적이 묘연하고 고추도 어딘가로 숨어버려서 녹색 비주얼이... ㅎㅎㅎ 그래도 맛나게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