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
“괜찮아요.”
나는 그 말을 너무 자주, 너무 쉽게 했다.
마음이 부서져도 괜찮다 했고,
가슴이 답답해 숨조차 쉬기
어려운 날에도 괜찮다고 말했다.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도 먼저 괜찮다고 했다.
사실은, 그게 제일 쉬웠다.
‘괜찮아요’라고 하면 대화가 끝난다.
상대도 더 묻지 않는다.
나는 나의 고통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상대는 불편한 감정을 피할 수 있다.
그렇게 ‘괜찮아요’는 나를 숨기는 말이 되었고,
타인을 안심시키는 방패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괜찮지 않았다.
그 말을 할수록 점점 더 무너졌고,
마치 스스로를 배신하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 날,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말하게 되었다.
“저, 괜찮지 않아요.”
그 한마디를 꺼내는 데 35년이 걸렸다.
입술이 떨리고, 눈물이 났다.
내가 이 말을 이렇게 오래 참고 있었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놀랐다.
‘괜찮지 않아요’는 나약함의 고백이 아니었다.
누군가 내 마음을 진짜로 들어봐 주길 바라는
진짜 내 마음이였다.
그렇게 꺼낸 “괜찮지 않아요”라는 말은
살고 싶다는 뜻이었고,
나를 붙잡아달라는 구조 신호였으며,
무너져도 괜찮냐고 묻는 마지막 용기였다.
그 말이 나오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나를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억눌린 감정이 울음이 되어 흘러나오고,
그 무너짐 속에서 아주 작게,
하지만 분명하게 나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꼈다.
이제는 안다.
진짜 괜찮아지는 건,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당신도 괜찮지 않다면,
괜찮지 않다고 말해도 괜찮아요.
그 말은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당신을 지키고 싶다는,
살아가고 싶다는 증거니까요.
조금은 아픈 말이지만,
그 안에는 진짜 위로가 있어요.
이제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우리가 되기를."